갈등의 골 깊어만 가는 부산영화제…화해·중재 안되나
갈등의 골 깊어만 가는 부산영화제…화해·중재 안되나
  • 연합뉴스
  • 승인 2016.03.15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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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BIFF)를 둘러싼 갈등이 마주보고 폭주하는 '치킨게임' 양상을 띠면서 사태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부산시가 영화제 집행위원회 측의 신규 자문위원 위촉과 임시총회 소집 요구에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하자, 지역 문화예술인 등은 15일 부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맞불을 놓는 형국이다.

시는 위촉 절차상 문제가 있는 자문위원이 영화제 총회 의결권을 장악해 영화제 정관을 고치고 편향된 영화제로 운영하려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반해 영화계와 지역 문화인 등은 부산시의 요구를 영화제 독립성과 자율성을 침해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영화제 정관 개정과 후임 조직위원장 선출 등을 영화계 자율에 맡겨달라는 입장이다.

양측은 자문위원 등 영화제 운영과 관련한 갈등이 표출되자 이달 초 영화제 정관 개정안 마련을 위한 전담팀(TF)을 구성했다.

전담팀은 영화제 부집행위원장을 단장으로 하고 부산시 관계자와 부산영화제 사무국 관계자 등을 참여시켜 양측의 의견을 반영해 해결책을 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시는 영화제 집행위원회가 민간에 이양되는 조직위원장을 복수후보로 추천하면 시장이 임명하는 방안 등 조직위원장 선출방안을 정하고, 정관상 불합리한 조항도 함께 개정할 것을 주장한다.

이에 반해 부산영화제 집해위원회 측은 별도의 이사회를 신설해 조직위원장 후보를 추천하면 부산영화제 총회에서 이를 의결하는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문제는 양측이 입장 차만 확인했을 뿐 실제 협상을 위한 협의나 만남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부산시는 전담팀을 구성하면서 영화제 집행위원회 측의 참석을 요청했지만 영화제 집행위원회 측은 지금까지 공식적인 협의에 나서지 않았다.

특히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의 임기가 만료된 이후 실질적으로 영화제 측 입장을 대표할 인사가 없다는 점도 문제다.

강수연 공동집행위원장이 현재 단독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지만 부산시 입장에 반대하는 의견을 밝힌 뒤 부산시와 별다른 협의를 않고 있다.

부산시는 전담팀 구성 이후 필요한 사항 등을 김지석 부산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 등을 통해 전달하고 있지만 집행위원회와 영화인 등 입장을 책임질 창구가 없어 협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영화제 조직위원장 선출 등 정관 개정안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영화제 임시총회가 열릴 경우 양 측의 갈등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영화제 조직위원회 임원회의에서 제안한 라운드테이블 구성도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최근 입장자료에서 영화제 임시회의에서 결의한 라운드테이블은 부산시 주도의 라운드테이블 형식으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수 없다며 반대의견을 밝혔다.

부산시 관계자는 "영화제 사태 해결을 위한 전담팀은 구성했지만 집행위원회 측 인사나 대표가 참가하지 않고 있으며, 임원회의에서 제안한 라운드테이블도 진전이 없는 상태"라며 "영화제의 합리적인 운영을 위한 협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관철할 수단이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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