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연대 없이 총선 승리 장담할 수 없다
선거연대 없이 총선 승리 장담할 수 없다
  • 김남규
  • 승인 2016.03.13 1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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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선을 앞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갈등이 마치 동네 골목에 싸움소리만 요란하고 왜 싸우는지 알 수 없는 격이다. 정부여당의 독주를 막고 정권교체를 바라는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그렇다. 보나마나 이대로는 개헌 의석 저지는 불가능해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가 던진 ‘통합’ 발언의 파장이 커졌다. 김한길 의원이 공동선대위원장을 사퇴하고 천정배 의원은 당무를 거부함으로써 국민의당 내부의 갈등이 커지는 양상이다. 한편 한완상 전 부총리와 소설가 황석영씨 등 원로급 인사들이 야권연대를 위한 ‘비상정치협상회의’을 제안했으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공식적인 답변을 주지 않고 있다. 선거일까지 시간이 많지 않다. 불안이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호남에서는 경쟁, 그 밖의 지역에서는 연대’로 가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 여당의 콘크리트 지지율을 넘어설 방법이 없다. 일부 유권자들이 식상한 야권연대라는 비판을 하며 지지를 철회한다하더라도 그 수는 야권분열로 인한 사표 수보다 훨씬 적을 것이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는지는 총선 결과에 따라 혹독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집권연장을 막지 못한다면 어떤 이유와 명분도 설자리가 없을 것이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도 차가운 바다에 묻힐 것이고 국정교과서를 되돌리지 못할 것이며 비정규직 일자리가 늘어나고 국민들의 삶은 더욱 고단해 질 것이다. 남북의 긴장관계로 전쟁 불안을 가속화 시킬 것이다. 이러한 책임을 누가 어떻게 질 것인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선거연대를 위한 협상에 즉각 나서야 한다. 최소한 경제민주화와 일자리, 복지, 남북긴장관계 해소 등 새누리당과의 차별적인 정책으로 정책연대를 선언하고 이를 기초로 호남을 제외한 지역에서 후보연대에 나서야 한다.

 반면 호남에서는 치열한 경쟁을 통해 유권자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호남 민심은 냉정했다. 정권교체의 가능성을 볼 수 없고 패권주의 집안싸움만하는 새정연에 거부감을 분명히 드러냈다. 야당으로서의 정체성도 능력도 없고 지역정치독점의 오만함은 말할 것도 없다고 본 것이다. 알파고의 바둑처럼 호남 민심은 이제까지 쓰지 않은 새로운 수를 선택한 것이다. 호남에서 경쟁으로 묵은 때를 벗겨 내라는 것이다. 경쟁구도는 형성되었다. 그러나 정체성 측면에서는 호남의 역사의식에 반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는 박근혜 정권 탄생에 중요한 역할을 했고 국보위 전력은 물론이거니와 5공과 6공 정권에서 장관과 국회의원을 지내며 독재정권에 부역했고, 김영삼 정부 때 동화은행 사건과 관련하여 2억원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 1996년에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인물이다. 최근 ‘북한 궤멸’ 발언을 보면 당의 정강정책에도 맞지 않는 인물인 셈이다. 국민의당 역시 마찬가지이다. 한상진 창당준비위원장의 ‘이승만 국부’ 발언, 안철수 의원이 새정치연합과 합당 과정에서 통합신당의 정강·정책에서 ‘4·19혁명과 5·18 민주화운동’을 삭제해야 한다고 발언함으로써 호남의 역사 인식을 부정했다. 이들 모두 과거의 행적과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그러나 말 한마디로 사람의 생각이 변했다고 믿으란 말인가? 이렇게 과거의 행적과 정체성을 묻지 않고 따지지도 않고 인물 영입을 용납하는 이상한 분위기는 뭐란 말인가? 새누리당이 지난 대선에서 좌 클릭한 것처럼 이번 총선에서 야권이 우 클릭 전략을 선택한 것이라는 선거공학으로만 이해될 수 있는 일인가? 이른바 영남정권을 탄생시킨 그들의 행위와 뭐가 다를 것인가? 호남에서 경쟁으로 정치적 다양성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다고 우리의 역사의식과 자존심이 부정 당하는 것을 방치해서는 안 될 것이다.

 김남규<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정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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