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종남 특강 “성공은 배려다”
오종남 특강 “성공은 배려다”
  • 박기홍 기자
  • 승인 2016.03.10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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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인에게 추구하는 가치 2가지를 손꼽으라 하면 어떠할까. 아마 많은 사람은 성공과 행복이라 답할 것이다. 어쩌면 이들에게 다른 가치는 하나의 수단에 불과할 것이다.

‘성공과 행복학(學)’ 강사로 유명한 오종남 새만금위원회 위원장이 10일 저녁 7시 전북도민일보 6층 대강당에서 열린 ‘비전창조 아카데미’에 참석, ‘성공적인 삶을 위하여’라는 주제로 특강에 나서 명쾌한 답을 내놓았다. 이날 강의는 지난 3일 있었던 송하진 전북도지사의 1강에 이은 두 번째로, 오 위원장은 80여 명의 원우들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가량 열띤 강의에 나서 박수를 받았다.

오 위원장이 말하는 성공하는 삶의 키워드는 배려와 존중, 그리고 실천 등 3가지다. 그것도 자신보다 못한 약자, 소수자에 대한 배려와 존중, 이의 실천이다. 원우들로 꽉 찬 강당에 들어선 오 위원장은 “성공의 길은 나보다 못한 사람에게 잘 해주는 것”이라며 “성공을 원하는가. 그렇다면 직장에서, 사회생활에서 아랫사람에게 조금만 잘해주는 사람이 되라”고 평범하면서도 실천이 어려운 답을 내놓았다.

“골프장에서 ‘어이, 7번 아이언 좀 갖고 와봐’, 이렇게 반말 투로 말하는 사람과 누가 다시 만나과 싶겠습니까. 설렁탕집에 가서 ‘깍두기 한 접시 더 갖고 와’라고 지시하며 종업원을 배려하지 않는 손님이라면 누가 좋아하겠습니까.”

오 위원장은 “성공한 사람은 나보다 못한 사람이 대접받았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사람”이라며, 거듭 ‘성공학의 요체’를 ‘배려(配慮)’와 ‘존중(尊重)’이란 키워드로 압축했다. 그렇다면 과연 성공의 비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실천이다.

오 위원장은 여기서 다시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쉽게 설명했다. 우선 친구 중에 평소 연락이 없다가 부탁할 것이 있을 때만 전화하는 사람(A 타입), 그리고 스트레스에 쌓여 있을 때 소주 한잔 하자며 전화할 수 있는 사람(B 타입)이 있다고 할 때, 과연 누구를 선택할 것이냐는 질문이다. 오 위원장은 “누구나 B 타입을 좋아한다”며 “성공하길 원한다면 자신이 B와 같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라”고 조언했다.

한 마디로 친구가 꿀꿀할 때 생각나는 사람이 되면 성공의 길을 걸을 수 있다는 오 위원장의 지론이다. 그래서 오 위원장은 “성공 비결을 굳이 사자성어로 표현한다면 ‘적자생존’이다”고 말했다. 가장 잘 적응하는 개체가 살아남는다는 ‘적자생존(適者生存)’이 아니라 ‘적자생존(赤子生存)’, 쉽게 풀어쓰면 손해를 보는 사람이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이다.

지난 75년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한 오 위원장은 경제기획원과 재정경제원에서 주로 일했으며, 청와대에서는 정책과 건설교통·산업통신·재정경제 등 4개 분야에서 대통령 비서관을 지냈다. 이런 경력은 전무후무한 기록일 것이다. 하지만 그는 배려와 존중의 삶을 살아온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통계청장과 한국인 최초의 IMF 상임이사를 역임했지만 누구에게도 하대하는 법이 없다는 주변의 전언이다.

그렇다고 성공과 행복이 동의어는 아니다. 그는 “마음으로 행복을 누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물질적으로 아무리 풍요로워진다 해도 행복할 수 없다”며 “성공한 사람이 꼭 행복하리란 법이 없고, 행복과 성공은 같은 단어가 아니다”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환갑의 나이에 성공에 대해 생각해 보니, 또 만나고 싶은 삶이 되는 것이란 정의가 내려졌다”며 “성공한 CEO가 되려면 하위 직원이 콧노래를 부르며 출근하게 만드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랜 공직생활에서 쌓은 경험과 다국적기업 고위직 등을 만나며 성공과 행복에 이르는 길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온 그는 ‘성공 레시피’로 ‘약자에 대한 배려와 존중’을 부르짖으며 실천을 강조했다.

국내 최고의 강사로 우뚝 선 오 위원장은 로버트 프로스트의 유명한 시 ‘남이 가지 않은 길(The road not taken)’을 언급하며 “인생은 리허설이 없다. 자신이 가지 않은 길에서 성공한 다른 사람은 어떻게 살았을까, 생각해 보고, 서로가 서로에게 학생도 되고, 선생님이 되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파했다.

지난해 새만금위원회 위원장으로 발탁된 오 위원장은 본격적인 성공학을 강의하기 전에 약 30분가량 새만금 개발론을 언급해 참석 원우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오 위원장은 이 과정에서 역지사지, 자신의 입장을 타인의 처지와 바꿔 생각해야 한다는 삶의 철학을 무게 있게 말했다.

“전북 사람들은 항상 ‘왜 새만금에 투자를 하지 않느냐’고 묻는데, 그 이전에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투자자들이 돈을 벌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다국적 기업은 이익이 되는 곳에 들어오기 마련이거든요.”

오 위원장은 “우리가 (새만금 땅의) 공급자 입장에서 ‘투자하라’고 말하려면 이익을 남길 수 있는 모든 여건과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지금부터 지역민들이 새만금의 부모가 되어 매력있는 투자처로 만들어야 한다. 그것은 전적으로 지역민들의 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오 위원장은 “하지만 다국적 기업 고위직들에게 향후 새만금은 대한민국의 성장엔진이 될 것이나 잘 지켜봐 달라고 신념을 갖고 말하고 있다”며 “제가 꿈꾸는 새만금은 울산 등과 같은 공장도시가 아니라 농생명, 산업단지, 문화시설 등이 어우렁더우렁 어울리고 숨 쉬는 새만금, 아시아의 삶의 터전 새만금”이라고 언급해 원우들의 깊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오 위원장의 이날 진솔한 토크는 경제관료에서 화려한 경력을 토대로 법학과 경영학·경제학 등을 아우르는 지식, 삶에 대한 깊은 통찰력과 그만의 번뜩이는 위트와 유머감각이 상호작용해서 원우들의 몰입도를 높였다는 평을 받았다. 성공과 행복 방정식을 아주 쉽게 풀어 제시했다는 점에서 원우들의 박수를 받았다.

한편 전북도민일보 제1기 비전창조 아카데미의 제3강은 오는 17일(목) 오후 7시에 본사 6층 대강당에서 황을문 (주)서린바이오사이언스 대표가 ‘마음 경영’이라는 주제로 진행할 예정이다.

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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