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고 즐거운 선거문화를 만들자
재미있고 즐거운 선거문화를 만들자
  • 송재복
  • 승인 2016.03.10 1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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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20대 국회의원 총선 관련한 뉴스들이 많다. 선거가 약 30일 정도 남았으니 당연한 것이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최근 진행되는 여야 정당의 행태를 보면 우리 정치의 수준을 짐작하게 한다. 여당에서 공천후보를 놓고 친박, 비박간 싸움하는 것이나 외부에서 영입된 분이 야당운영의 주도권을 행사하면서 국민의당과 싸움하는 것이나, 제3당을 선언하고 뛰쳐나온 신당이 통합제의에 흔들리는 모습은 그러한 판단을 가능하게 한다. 특히 여당의 경우 당대표까지 면접을 보면서 친박과 비박간의 유치한 ‘상대쪽 죽이기’를 하고, 야당들은 서로간의 분열책임을 모면하기 위한 책임회피경쟁을 하고 있는 모습은 언제나 우리의 정당이 변할까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현 정당의 모습이 그러할진대 19대 국회가 최악이라고 하는 말이 괜한 것이 아니며, 이러한 정치수준에서 공천되는 20대 국회가 과연 얼마나 좋은 정치를 할지도 의문이다.

회한의 선거를 피하자

다행히 이번 공천과정은 과거와는 달리 나름대로 객관성을 담보하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공천을 밀실 하기 보다 ‘공천관리위원회’라는 제도를 통해서 면접하고 일정한 기준이나 투표를 통하여 사람을 걸러내는 작업을 하는 등 과거보다 투명성에서 진일보했다. 그러나 여당의 경우 청와대사람이 와서 당대표를 내쳐야 한다고 하고, 40인의 살생부니 여론조사문건 유출같은 과거의 행태를 보여 이러한 투명성에 물을 흐려놓았고, 특히 상향식 공천을 당론으로 하여 민주적 공천을 기대했지만, 그 가능성은 낮아 실망스럽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비록 당의 분열로 실기를 했지만 늦게나마 현역의원 20-30%를 컷오프하고 쇄신하려는 노력은 여당보다 혁신적이다. 같은 당의 현역의원을 쳐내는 것은 어렵고 위험할 수 있으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어 국민의 표심을 잡으려는 노력은 상당히 의미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국민의 당이 말하는 친노패권주의나 낡은 운동권 사람을 얼마만큼 제거할지 아직 모르지만 2차 컷오프 발표명단을 보면 그렇게 쉽지 않은 것 같다. 국민의 당 역시 초기 기대와 달리 교섭단체 구성도 하지 못한 상황이지만 당을 이미지화하는 ‘그 무엇’이라는 것을 보여주지 못하고 국민 속에 파고들지 못하고 있다. 제3당을 표방한다면 제3당이 내거는 비전은 무엇이고 정책노선은 어떠한 것이며 그것을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은 무엇인가를 보여주어야 하나 그렇지 못하다. 단지 반짝하는 인기로는 선거에 승리할 수 없으며 탈출한 정치집단이라는 모습으로는 추구하는 새로운 정치의 지형을 만들어내기가 어려울 것 같다. 한편 이들 여야 정당이 보인 현 상황에서 우리가 안타깝게 생각되는 것은 정책선거가 실종되고 있다는 점이다. 여당은 친박, 비박간 공천싸움만 하니 다음에 누가 탈락하고 되는가에만 신경쓰게 되고, 야당도 현역 컷오프 대상자와 경선발표에 비중을 두니 유권자는 당연히 지역공천자가 누구인지에만 초점을 두게 된다. 이렇게 되면 유권자들은 공천받은 사람이나 지지하는 정당선거에만 몰입하는 선거가 되어 유능한 일꾼을 선출하기가 어렵게 된다. 결과적으로 지역의 능력 있고 좋은 일꾼을 선출하기보다 인맥쌓기를 잘한 사람과 ‘묻지마 정당투표’를 하게 되는 후회하는 선거를 하게 된다. 이것은 우리가 거듭하는 선거에서 항상 느끼지만 시정하지 못하고 반복하는 회한의 선거가 되는 이유일 것이다.

선거를 신나게 하자

요즈음 우리국회의 선거와 함께 미국에서는 대선 예비후보 선거를 하고 있다. 미국의 선거는 후보간의 정책토론회도 하고 선거유세에 지지하는 많은 유권자들이 참여하면서 선거가 하나의 재미가 되고 있다. 여러 모습의 인형도 등장하고 멋있는 피켓도 들고 등등-- 그러나 우리의 선거는 어떠한가. 후보자는 길거리에서 손을 열심히 흔들어 한 표를 애원해도 반응이 없고 무덤덤하다. 후보등록일인 24일 이후 앞으로 있을 선거운동기간에도 역시 그렇겠지만, 후보자의 연설을 들으려는 사람도 거의 없다. 한마디로 선거에 관심도 없으면서 선거에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 그리고 선출된 의원이 제대로 일을 못하거나 하면 뒷말만 무성하다. 이제 우리의 선거문화도 바뀌어야 한다. 선거비용은 투입되나 재미있는 선거문화를 만드는 후보는 거의 없다. 선거가 흥행거리가 되고 재미있는 문화 창조의 기회가 되어야 한다.

송재복<호원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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