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사람을 소중히 여겨야
가까운 사람을 소중히 여겨야
  • 김판용
  • 승인 2016.03.10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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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라임오렌지나무를 읽었다. 중학교 때 읽었던 책을 고등학교 때 필독서로 다시 접하게 된 것이다. 다른 책은 잘 보지 않는데, 이상하게도 이 책의 끌림 때문에 또 한 번 표지를 열었다. 두 번째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책을 읽었을 때 또 눈물이 났다.

주인공 제제가 이사를 가서 만난 오렌지나무 ‘밍기뉴’는 어린 제제의 유일한 친구이다.

비밀이 없고 모든 것을 말하게 되는 그런 사이가 친구 말고는 표현할게 없다. 나에게도 이런 밍기뉴 같은 친구가 있다. 내 곁에 나무처럼 있어주고 비밀, 고민을 말해도 누구에게 전하지 않는 친구가 있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지 못한 제제는 속상한 마음에 아빠가 앞에 있는지 모른 체 못된 말을 해버리고, 자신이 어떤 말을 아빠에게 했었는지 깨닫고 거리로 나가 구두닦이를 해서 돈을 모아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비싼 담배를 들고 찾아가는 장면에서는 울었다. 내가 울었던 것은 제제가 불쌍해서도, 아빠가 불쌍해서가 아니라 나도 어린 제제같이 행동했던 것들이 머릿속에서 지나가면서 아버지께 죄송한 마음 때문이었다.

제제가 어느 날 선생님을 위해 남의 꽃을 몰래 꺾어서 꽃병에 꽃을 꽂았다. 그녀는 이 사실을 알고 제제를 불러 다그치기 이전에 아무리 네가 나를 위해 꽃을 꺾었다고 하더라도 도둑질은 바르지 못한 일이라는 것을 설명해주며 다독여준다. 그리고 꽃병은 비었지만 병을 볼 때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을 볼 것이고, 그 꽃은 가장 착한 나의 학생이라고 말을 이었다. 순간 나는 가슴이 멍해지고 그녀의 따뜻함을 느꼈다.

뽀루뚜갈 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슬프고, 안타깝다. 어린 제제의 유일한 동무이자, 뭐든지 다 해줬던 요정 같은 뽀루뚜갈은 제제와의 설렘 가득한 소중한 약속을 앞두고 철길에서 그만 사고를 당하고 만다. 제제의 장난으로 맺은 인연이 장난스럽게 끝이 나지만, 그 소중한 시간들은 두 사람 모두에게 진심이었을 것이다.

가족보다도 더 함께하고 싶고, 즐거웠던 두 사람을 보면서 질투가 날정도로 부러웠다. 하지만 불쌍한 제제를 보면 뽀루뚜갈이 옆에 있어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쯤 둘은 이별을 맞이 해야 했다. 나는 아직 나의 가장 소중한 사람들과 이별한 경험이 없지만 제제의 고통이 전해지는 것 같았다. 나의 주변사람 한 사람 한 사람 모두를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일깨우게 해준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의 책은 정말 잊지 못 할 것이다.

 

군산여고 2년 조아라
 

 <강평>

책을 읽고 쓴 글이다. 책의 감동을 요목조목 보여주는 장점을 지닌 친구다. 독후 논술은 책의 내용과 자신의 이야기를 연결시켜야 한다. 단순히 감동적인 부분을 발췌하는 글이 아닌 책의 내용이 논거가 돼서 자신의 느낌이나 주장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좀 더 논리적 체계를 세웠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독후 논술을 볼 때마다 지적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이 자리에서 밝힌다.

김판용(시인·금구초중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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