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하는 것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하는 것
  • 송영준
  • 승인 2016.03.06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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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최대의 내륙바다로 알려진 카스피해 연안에는 코카서스 3국 중의 하나이며 세계 12위 산유국이자 ‘불의 나라’라고 알려진 아제르바이잔이라는 국가가 있다. 1991년 소련에서 독립했으니까 신생국가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수천 년의 역사와 전통문화를 가지고 있다. 페르시아제국, 몽골제국, 투르크제국, 러시아제국에 이어 소비에트연방에까지 편입되었었지만, 정체성을 잃지 않고 독립을 추구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제르바이잔은 하루빨리 세계에 이름을 알리기 위해서 많은 노력과 투자를 하고 있다. 유로비전 송 페스티벌과 세계태권도대회 유치를 비롯한 카스피 해변에 조성된 불바르파크에는 세계적인 호텔과 유네스코에 등록된 고색창연한 석조건물이 가득하고 시내 곳곳에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기게양대, 세계 최대 회전광고판과 같은 각종 조형물 등이 설치되어 있다. 그중에 바쿠국제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길목에 있는 엑스포 센터에 세워진 회전광고판은 2010년에 360도 회전하는 3개의 삼각기둥이 포개져 있고 LED를 이용한 HD급 초선명 화질로 동영상은 물론 이미지 광고와 TV 생중계도 가능하게 제작되었다. 사업비만도 100억원이 넘고 13층 높이인 39미터에 무게만도 220톤에 달해 세계 최대의 3단 회전광고판으로 기네스 인정을 받았다고 한다.

 필자는 2010년 KOICA(한국국제협력단)에서 ODA(공적개발원조)로 발주했던 ‘아제르바이잔 지적시범사업 PMC 용역’ 사업에 PM으로 참여했을 때 시범사업지구를 오가면서 매일 보았던 회전전광판을 세운 사업가를 만날 기회가 있었다. 전주에서 태어난 그는 선교사였지만 빈손으로 아제르바이잔에 와서 처음에는 컴퓨터학원을 운영하다가 우연히 들른 실내체육관에서 작동되지 않는 전광판을 보고 사업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한다. 자기가 설치한 전광판은 발주처에서 만족할 때까지 무상으로 교체해 주면서 점차 신용을 얻게 되었다는 이야기부터 세계 최대 3단 회전광고판사업에 대한 디자인 설계 및 사업제안부터 국제입찰을 통한 계약, 제작, 운송, 건설, 준공에 이르기까지의 풀스토리를 들었다.

 광고판 1단의 무게만도 70톤이 넘었기 때문에 광고판을 회전시키기 위한 대형 롤러를 만들기 위해 처음에는 전차의 포탑을 이용하려 했지만 지름이 작아서 사용할 수 없었고 그보다 더 큰 유조선 프로펠러에 장착되는 회전체를 떠올렸다고 한다. 즉시 세계에서 가장 큰 유조선을 만드는 한국의 조선소를 방문하여 설계하고 몇 번의 실패를 거쳐 제작에는 성공했지만, 워낙 크기가 커서 기존의 컨테이너로는 도저히 운반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지붕이 없는 오픈컨테이너를 이용해서 이란까지는 선박으로, 다시 아제르바이잔까지 육로를 이용해서 옮겨왔다고 하니 무엇 하나 쉬운 일이 없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가능한 방법을 찾아내서 결국 성공했다고 한다. 3단 회전광고판 준공식에 참석한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은 즉석에서 이런 광고판을 몇 개 더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고 하면서 자기의 목표는 카스피해변에 세계에서 가장 큰 광고판을 만들어 다시 기네스기록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했다.

  수년이 지난 후 들려오는 소식은 종합운동장 개축사업에도 참여해서 크게 성공했다고 하니 그에게 아제르바이잔은 그야말로 기회의 나라이자 블루오션이었다. 자신이 처한 한계를 극복하고 해낼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최선을 다한 결과 눈부신 성과를 거둔 사람들은 많은 이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인 동시에 존경을 받는다. 흔히 새로운 사업을 만들거나 업역을 확대해서 매출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 흔히 레드오션을 극복하고 블루오션에 진입해야 한다는 말은 거친 파도를 헤치고 나면 아직 아무도 시도한 적이 없는 경쟁이 치열하지 않으면서도 광범위하고 깊은 잠재력을 지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주어진 한계에 굴하지 않고 하나하나 해결해 가면서 규모를 키워갈 뿐만 아니라 새로운 사업영역에 진입해 성장하는 것을 보면 차라리 아름답다고 말하고 싶다. 자신이 선택한 분야에서 어떤 식으로건 흔적을 남기게 되고 때론 독창적이고 세계적인 기록으로 영원히 기억되니까 세상이라는 큰 무대에서 활동하는 일종의 예술가라는 생각을 해 본다. 혹시 절대로 해낼 수 없다고 포기한 일은 없었는지 반성하게 만든다. 가끔 우리는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나는 힘이 없다고 느껴질 때 계속 실패해도 포기하지 않고 어려움을 끝까지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 고민하고 또다시 해야만 한다.

 4년마다 세계 각지의 청소년들이 모여 각국의 문화체험과 우정을 쌓는 2023년 세계잼버리대회 개최장소를 결정하는 세계스카우트총회가 2017년 8월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린다고 한다. 한국의 대기업도 울고 돌아설 정도로 타문화에 까다로운 나라인 아제르바이잔에서 사업가로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해 신기원을 일궈낸 정신으로 전북도민이 소망하는 세계잼버리대회가 새만금에 유치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송영준<국토정보공사 전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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