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으로 떠나는 시간여행
군산으로 떠나는 시간여행
  • 정준모 기자
  • 승인 2016.03.03 13:0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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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나라에 온 듯한 느낌을 받을 때 이국적인 냄새가 물씬 풍긴다는 말을 한다.

 군산이 그렇다. 군산에는 쌀을 보관한다는 장미(臧米)동, 달이 환하게 비친다는 월명(月明)동이 있다.

 예사롭지가 않은 지명(地名)만큼이나 군산에서나 볼 수 있는 근대 유산이 즐비하다. 가히 군산은 근대 역사·문화의 중심도시다.

 그래서 군산으로 향하는 발길은 설렘과 호기심으로 가득 찬 시간여행이다.

 # 근대사 재현된 장미동

 장미동은 근대사 물결이 살아 숨 쉬는 곳이다.

 여기에 최근 건립된 군산근대역사발물관을 중심으로 ‘근대산업유산 예술창작벨트 사업’을 통해 생생한 역사 교육현장과 새로운 명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은 지하 1층· 지상 4층에 연면적 4천248㎡ 규모로 지난 2011년 9월30일 개관했다.

전시관은 해양물류역사관(509㎡), 어린이체험관(126㎡), 근대생활관(617㎡), 기획전시실(231㎡) 등으로 구성됐고 4천400점의 유물을 소장했다.

 상설 전시장 4개소와 특별 전시장 6개소 등 총 10개의 전시관에서는 근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유물과 사료들을 감상할 수 있다.

‘1930년대 시간여행’이라는 주제로 선보이는 ‘근대생활관’은 군산항 개항 당시 건설됐던 내항의 부잔교, 인력거차방, 영명학교 등 1930년대 군산에 실존했던 건물 11채가 복원돼 눈길을 사로잡는다.

 

▲옛 조선은행은 1923년 일본인이 설계하고 중국인 석공들이 완성한 우리나라의 대표적 근대 건축물로 건축사적 가치가 높다.

군산이 배출한 근대 문학의 거장 백릉 채만식 선생의 소설 탁류에도 등장한다.

지상 2층에 대지면적 2천36.4㎡· 전체면적 1천023.9㎡ 규모가 말해주듯 건립됐던 당시 경성 이남 최대 건물을 자랑한다. 외관은 지상 2층이지만 실제 높이는 4층 높이고 지하에 바다로 통하는 지하통로가 눈길을 끈다.

 1층은‘근대 군산을 말하다’란 컨셉으로 근대 군산이야기 상영, 원도심 바닥지도위에서 정보탐색, 조선은행의 역사적 내용을 전시하고 있다.

2층은 군산항 개항에서 광복까지 생활상과 조선은행의 재생 과정 및 공법이 공개되고 있다.

 

 ▲옛 일본 18은행 군산지점은 1907년(대한민국 융희1년)에 우리나라 미곡과 사람의 토지를 각각 일본으로 실어 내고 강매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치됐다.

 서양식 단층 본관의 외관은 은행 용도에 맞도록 개구부가 적어 폐쇄적이고 높다란 몸체의 물매가 높은 지붕이 도입된 게 특징이다.

현재‘군산 근대미술관’으로 변신, 현재 하반영 화백의 기증작품이 전시중이다.

▲대한통운 창고는 일제 강점기 약탈을 일삼은 일본이 자국으로 반출할 쌀을 보관하기 위해 미곡 창고다.

 이곳은‘또 한 번의 모던 타임즈’라 주제로 다목적 소극장 및 기획전시 공간인 ‘장미 공연장’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옛)미즈상사는 일제강점기에는 은행으로 해방 이후는 검역소로 각각 사용됐다.

건물의 지붕과 외벽 마감, 창호 등이 교체 및 변형됐고 1층 내부 공간이 대부분 변형됐으나 2층 전체적인 구조와 평면 구성 등은 초기 형태로 유지됐다.

 1층과 2층에 각각 카페테리아와 북 카페 등 휴식공간이 들어서 근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격동의 역사를 되돌아 보게 한다.

▲옛 군산세관은 전라북도 기념물 87호로, 1908년 순종 2년에 지어졌다.

 서양식 단층 건물로 프랑스 또는 독일인이 설계했고 벨기에에서 붉은벽돌과 자재를 수입해 건축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존하는 서울역과 한국은행 본점과 유일하게 건축양식이 똑같아 건축사적 의의가 매우 큰 것으로 평가된다.

# 근대문화 중심지 월명동 옛 명성 부활

‘근대역사경관 조성사업’으로 근대 건축 형태로 지은 숙박시설과 다양한 편의시설이 건립돼 군산시민은 물론 외지인들의 발길이 몰리고 있다.

‘1930 근대군산 시간여행’ 사업 추진으로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근대 문화를 소재로 한 특화거리로 자리매김했다.

 월명성당 ~ 근대역사박물관 구간(750m)의‘역사 탐방로’와 역사 경관지구 ~ 이성당 구간(400m)은‘맛의 거리’로 각각 개발된 것.

 

 ▲동국사는 1913년 일본인 승려 우찌다 대사가 건축한 것으로 일본 에도시대(江戶時代)의 원형이 잘 보존된 국내 유일의 일본식 사찰이다.

2003년 7월 15일 문화재청에 의해 등록 문화재 제64호로 지정됐다.

또한, 건축 자재를 일본에서 가져와 지은 대웅전 석가 삼존불은 전라북도 유형 문화재 제213호로 지정돼 있다.

우리나라의 전통 사찰과 달리 승려들의 거처인 요사와 복도로 연결된 것이 특징이다.

▲히로스가옥은 전형적인 일식 가옥으로 지붕과 외벽마감, 내부, 정원 등이 건립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건축사적으로 가치가 크다.

‘장군의 아들’과 ‘바람의 파이터’ 등 많은 한국영화가 이 주택에서 촬영될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2005년 6월 18일 등록문화재 제 183호로 등록됐다.

 

▲고우당은 ‘고우다’의 전라도 사투리인 ‘고우당께’로, 일제 강점기 월명동 일원에 조성된 일본식 가옥을 본떠 나라를 잃고 서러웠던 시대의 아픔을 되새길 목적으로 건립된 게스트 하우스다.

연면적 2928㎡에 숙박 시설과 카페테리어, 주점, 식당, 특산품 판매점 등 총 10채의 일본식 가옥으로 단지화됐고 5동 21실의 다다미방의 숙소를 갖췄다.

2013년 7월 한국 관광 공사가 주관하는 우수 숙박 업소인 굿스테이로 지정될 만큼 깨끗한 환경과 이국적인 숙박 체험이 가능한 곳이다.

 무엇보다도 군산의 근대사의 산역사의 무대인 월명동(月明洞)은 오랜 세월 다져진 특미로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업소들이 즐비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제과점 이성당이 명성을 잇고 있다.

 팥빵과 야채빵은 구워 내놓기가 바쁘게 팔려나가다 못해 이 빵을 사기 위해 많은 사람이 대기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한다.

저렴한 가격으로 맛볼 수 있는 콩나물 해장국과 칼국수 생선탕 등 군산을 대표하는 다양한 음식들이 관광객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군산시 문화예술과 김봉곤 과장은 “근대 문화와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군산여행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군산=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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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2016-03-03 21:33:19
"동국사 석가삼존불상"은 2008년 1월 4일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213호로 지정되었다가, 2011년 9월 5일 보물 제1718호 "군산 동국사 소조석가여래삼존상 및 복장유물"로 승격되었는데, 언급되지 않았네요. . . .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