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혁신도시 리포트] <41> 상경기 회복의 조건
[전북혁신도시 리포트] <41> 상경기 회복의 조건
  • 박기홍 기자
  • 승인 2016.03.02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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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전북 혁신도시의 대표 중심지인 전주시 완산구 오공로 서일빌딩 주변. 2일 오전 11시 이곳에선 한국농수산대학 학생들이 눈길을 끌었다. 개학과 함께 삼삼오오 모인 20대 청년들이 거리를 활보하며 젊음을 만끽하고 있었다.

 한 커피숍의 관계자는 “일부 구역이지만 올 들어 혁신도시 내 상경기가 조금씩 살아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중개업계의 한 관계자는 “혁신도시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기금운용본부가 입주하는 올해부터 활성화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도 커지면서 상가 분양 문의가 부쩍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전주완주 1공구 택지개발 예정지구 맞은 편에 위치한 건물들은 ‘로컬푸드 특수 효과’를 은근히 예상하고 있다. 그동안 빈터였던 이곳에 판매시설과 비즈니스카페 등을 껴안을 ‘혁신도시 로컬푸드’가 들어설 계획이다. 연면적 2천㎡에 지상 2층 규모의 로컬푸드가 올 10월께 준공되면, 사람을 끌어들이는 이른바 집객효과(集客效果)가 뛰어날 것이란 설렘이 작용하는 까닭이다.

 #2: 상경기가 조금씩 살아나는 곳은 혁신도시 중심지 등 일부에 해당한다. 다른 곳은 아직도 미래를 예약하기 어렵다는 푸념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상경기는 상가 분양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 혁신도시 내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상가 분양가는 작년 하반기 대비 최근 10% 안팎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의 H사장은 “작년 6월까지만 해도 목이 좋은 곳은 상가 1층의 분양가가 3.3㎡당 최고 2천500만원까지 나갔는데, 최근엔 2천만원에서 1천900만원까지 내려앉았다”고 말했다. 아파트 거래가도 급매물에 한해 5~7%가량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혁신도시는 인접 도심과 교류하지 않는 베드타운(bed-town) 시장 특성을 보인다. 거주자들의 소비는 없고 잠만 자는 도시라면 각종 서비스업이 성업할 수 없다. 5천만원을 투자해 작년 7월 10평 남짓 미용실을 오픈했던 50대의 M씨는 최근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유리창 너머 폐쇄된 미용실에는 일부 미용 도구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3: 전반적인 상경기 회복의 조건은 여러 가지다. 현실적인 대안을 찾는다면 특정지역을 우선 특화하는 ‘거점개발 방식’을 들 수 있다. 한 구역을 먼저 개발하면 그 효과가 인근으로 번진다는 거점개발론(論)은 투입비용 대비 효과가 뛰어난 데다, 단기간에 승부를 걸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현재 특화거리 조성이 가능한 곳은 한국전기안전공사 정문과 마주한 우리은행 혁신지점 뒷골목과, 오공로에 있는 서일빌딩 뒤쪽의 상업시설 지구를 꼽을 수 있다. 이곳에 젊음의 거리를 조성해 각종 업종이 유기적 호환을 통해 상경기를 견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혁신도시 입주기관 직원인 영남 출신의 K차장은 “이전한 지 1년이 되는 시점이어서 구내식당 입맛에 질릴 때가 됐다”며 “특화거리가 조성된다면 직원들도 많이 이용할 텐데…”라고 말꼬리를 흐렸다.

 행정기관의 일부 사무소를 혁신도시에 배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름대로 설득력을 지닌다. 중앙기관이 11개나 내려와 있는 반면 전북 기관은 현재 전북개발공사 단 1곳에 불과, 기금운용본부 시대에 대비한 공격적 마케팅과 현장 지원체제 강화 차원에서 전북도와 전주시, 완주군이 제각각 검토해 볼만 한 과제라는 지적이다.

 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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