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편해야 전라북도가 편해진다
아이들이 편해야 전라북도가 편해진다
  • 김진태
  • 승인 2016.02.28 18: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들어 연일 보도되는 흉악한 사건들이 가슴을 아프게 한다. 어린 딸을 굶기고 폭행하는 것은 기본이고 심지어 살해하고 암매장하는 지경까지 쉴 틈없이 이어지는 가정폭력, 특히 아동학대 사례들이 우리 사회가 이 지경에 이르렀나 하는 회의감을 갖게 한다.

 동물사회에서도 새끼를 제대로 돌보지 않거나 물어 죽이는 경우는 왕왕 발생한다. 그런데 이런 경우는 자신의 새끼가 아닐 경우, 특히 기존의 집단 우두머리를 밀어낸 새로운 수컷이 집단의 우두머리가 되었을 경우에 한정된다. 자신의 장악력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전 우두머리의 새끼들을 어미에게서 떼어내 집단에서 쫓아내거나 죽이기도 한다. 그러나 소수 집단의 사례이지 모든 동물집단에서 그렇지는 않다. 아마존 열대림 수관생태계 연구결과 보고된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수십미터 높이의 열대림 수관부에 서식하는 개구리가 알을 낳고 올챙이로 변태하는 시기에 가뭄을 만나게 되면 물웅덩이를 찾아 한 마리씩 입에 물어 말라죽기 전에 옮겨준다는 것이다. 허공에서 살아가는 것도 신기한데 이런 장면을 현장에서 목격한다면 어떤 생각이 들지 궁금하다. 생각하는 존재라는 자부심으로 살아왔고, 살아갈 우리들의 모습을 감안한다면 그런 개구리와 비교되는 존재로 전락할 때 어떤 생각이 들지도 궁금하다. 아동학대하는 어른들은 무슨 생각이라도 있을는지 상상이 가질 않는다. 최소한의 기본적인 생각이라는 것을 할 수 있다면 자기보다 무력하기만 한 어린 아이를 그처럼 학대할 수 있을까 싶다. 여러 가지 정신분석학적 요인과 분석이 있겠지만, 전문적 용어와 견해를 좇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상식적 수준과 견해만으로도 충분히 판단 가능하리라 믿는다. 아니 본능에 충실하기만 하더라도 해결될 문제라고 생각한다.

 자식을 낳고 양육하는 것은 도덕적 의무감과 책임감이라는 그럴 듯한 명분과 포장에 싸인 사회적 규범이라는 것을 제거하게 되면 생물학적 본능이라는 아주 단순한 부분으로 규정된다. 자신의 유전자를 후대에 전달하는 생물의 특성 가운데 하나인 생식적 문제로 귀결되는 것이다. 남보다 우수하고 수적으로 우세한 자손을 통해 세력을 확장하려는 욕구와 목표는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끊임없이 자기계발과 노력을 기울여 사회적 신분상승과 경제적 여유를 추구하고 삶의 수준을 높이고자 하는 과정이 인류가 출현한 이래 사회가 구성되면서 거쳐온 것이다. 자본주의라는 개념이 도입되면서 빈부의 차가 나타나고 사회적 신분이 달라지는 변화를 통해 비교적 안정된 오늘날의 사회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통설이기도 하다. 그런데 윤리적 도덕적 측면에서의 사회는 경제적인 측면과는 다소 거리를 두고 있다.

 경제적, 사회적 수준이 독보적일지라도 도덕적 문제가 드러나면 여지없이 질타당하는 것이 정상적 사회의 모습이다. 아무리 돈이 많고 권력이 막강하더라도 말이다. 그래서 자기관리나 윤리적 문제에 신경쓰고 자기성찰에 노력하는 건지 모르겠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이런 부분에서는 공통적인 사회적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아직은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부분까지 무시하고 자신이 가진 힘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을 억압하고 추궁하게 된다면 사회를 구성하는 기본적인 시스템이 가동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갈수록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이런 부분이 증가하거나 애써 외면당하는 경우가 늘어가고 있다.

 온 나라를 발칵 뒤집어놓았던 부천어린이집 원아폭행 사건 이후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여전히 주변에서 발생하는 폭행사례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장기간 결석학생에 대한 실태조사로 드러난 암매장 사건처럼 우리가 주변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그냥 묻히고 잊히게 될 것이다. 또 다른 억울하고 무고한 희생이 발생하지 않도록 애정과 관심을 기울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화목한 가정은 가족간의 서로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있을 때 이루어진다.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려는 태도와 귀 기울여주는 소통이 있을 때 더욱 끈끈한 가족애가 발휘된다. 이런 가정이 많아지면 이웃에 대한 관심과 지역에 대한 자부심도 더불어 커지게 된다. 전라북도가 이처럼 편안하고 살기좋은 이웃들과 함께하는 전통을 중시하고 삶이 행복한 지역이 되었으면 한다.

 김진태<전라북도보건환경연구원 원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