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 바이러스와 소두증 공포
지카 바이러스와 소두증 공포
  • 김형준
  • 승인 2016.02.25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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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질에서 시작된 지카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소두증 공포가 수그러들기는커녕 전 세계적인 범위로 확산하고 있다. 지카 바이러스의 감염이 확인된 나라도 브라질을 중심으로 한 중남미 22개국 외에도 태평양 섬나라들과 아시아에서 태국과 아프리카 몇 나라 등 점점 세계적 범위로 확대되고 있고 특히 올해 브라질 리우올림픽을 계기로 전 세계적 확산이 일어날 가능성에 세계 각국 보건당국이 바짝 긴장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최근 이런 사태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 마거릿 찬 사무총장은 24일 “지카 바이러스는 근절하기 어렵고 가공할 만한 도전”이라고 말했다. 찬 사무총장은 이날 세계적 지카 바이러스 사태의 진원지인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해서 “상황은 나아지기 전에 악화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카 바이러스를 상대하는 데 있어 어려운 것 중 하나는 이 바이러스가 매우 불가사의하다는 점”이라며 “우리는 불확실성으로 가득 찬 까다로운 바이러스를 다루고 있기에 뜻밖의 일에도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만큼 세계적인 전문가들조차도 이번 지카 바이러스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보는 것 같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도 지카 바이러스를 4종 법정 전염병으로 지정하고 예방과 방역대책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발표하였다. 현재까지 알려진 지카 바이러스의 감염 경로는 바이러스의 숙주인 이집트 숲 모기에 물리면서 인체감염을 일으키고 4일에서 2주 정도의 잠복기를 걸친 후 증상이 나타나는 데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상은 감염된 모기에 물린 후 발열, 발진, 관절통, 눈충혈 등이 감기증상과 유사한 데 대부분 경미한 증상으로 감염증 자체는 3∼7일 정도 지속 후 별다른 치료 없이 회복되는 것으로 되어있다. 그동안 지카 바이러스가 발견된 것은 1950년대 임에도 사실 경미한 증상을 일으키고 대부분 자연 치유되는 특징으로 의학계나 보건당국으로부터 크게 관심을 받거나 연구가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 새롭게 임산부가 감염된 경우 바이러스가 태반을 통해 태아를 감염시키고 특히 미숙한 태아의 뇌를 침범해 뇌가 자라지 않는 소두증을 일부에서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 밝혀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임신부의 경우는 극히 조심해야 한다. 지카 바이러스의 1차 숙주인 이집트 숲모기는 우리나라에 서식하지 않으나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흰줄숲모기에도 기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어 바이러스가 국내 유입될 경우 급속도 번질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그러나 아직 국내 서식하는 모기에서 지카 바이러스가 발견 예는 없다). 비록 독감 인플루엔자처럼 공기매개 감염이나 메르스같은 비말(침)매개 감염을 일으키지는 않으므로 Outbreak 수준의 대규모 감염사태를 일으킬 가능성은 작으나 모기에 의한 감염인 말라리아처럼 꽤 강한 전염·전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이점을 보건당국도 주목하고 있다. 바이러스를 가진 모기에 의한 경우 이외의 전염경로는 감염자 혈액의 수혈과 성 접촉에 의한 지카 바이러스 감염이 보고되고 있는데 특히 성 접촉에 의한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2건이 보고됐으며, 영국에선 지카 바이러스 감염 증상이 발생하고서 62일이나 지난 환자의 정액에서 지카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임산부가 아니더라도 임산부나 임신 가능성이 있는 여성의 남성 파트너도 조심을 해야 한다. 이에 따라 질병관리본부는 배우자가 임신 중이라면 지카 바이러스 발생 국가에서 귀국 후 성관계를 하지 않거나 콘돔을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배우자가 임신 중이 아니더라도 최소 2개월은 성관계를 자제하라고 밝혔다. 또한 당연히 임산부나 임신 계획을 가진 여성의 경우 지카 바이러스 발생국가로의 여행을 출산이후로 연기할 것을 권고했고,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 발생 국가를 방문했다면 귀국 후 최소 2개월간 임신을 하지 말라는 내용의 강화된 권고안을 24일 발표했다. 기존의 임신 연기 권고 기간이 기존 1개월에서 2개월로 확대된 것이다. 아울러 지카 바이러스 확진 환자는 회복 후 최소 6개월간 성 접촉을 하지 말라는 권고도 강화된 권고안에 포함했다.

 작년 메르스 사태에 대한 악몽이 아직도 생생하다. 사스, 메르스, 신종플루, 에볼라바이러스, 조류독감 등 이런 신종 전염병이 연례행사처럼 새로이 나타나고 있다. 아마존, 아프리카 같은 원시 밀림 지역에서 광범위의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고 자연과 도시의 간격, 또 나라간의 간격이 급격히 좁아지는 등 이런 원인으로 이제까지 인간이 경험하지 못한 신종 전염병이 유행할 가능성은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인류는 이제 무분별한 개발의 대가로 자연의 역습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메르스의 아픈 상처를 가진 우리나라로서는 보건당국의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발 빠르고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한 때이며, 국민 한 사람 한 사람 역시도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임을 명심하자.

 김형준<신세계효병원 진료원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부안군 정신건강증진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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