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벼락 맞게 해주세요”의 염원
“돈벼락 맞게 해주세요”의 염원
  • 임보경
  • 승인 2016.02.23 1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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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가 새해의 첫 곽 찬 대보름달이 오른 정월 대보름이었다. 각 지역의 곳곳에선 정월대보름행사에 맞춰 각자의 소원을 한 아름씩 담아 달집에 두 손 모아 공손히 태웠다. 우리는 무엇을 어떤 내용을 담아 띄웠을까? 무병장수, 취업 성공, 가스비 걱정없게 살기. 사랑의 성공 등 처한 상황에 맞게 자신들의 소원을 소리없이 빌었을 것으로 본다. 그중에서 “돈 벼락 맞게 해주세요”라고 크게 써서 달집에 달아놓은 문구를 보게 되었다. 보는 순간 웃음이 터져 깔깔댔지만 마음 한구석은 멍했다. 황금종이에 오만원권, 수표 등의 돈벼락을 말하긴 했지만 우리는 분명 현재 살아가고 있는 경제적 어려움과 정치의 고난을 표현한 것으로 본다. 생활고의 어려움과 물가 상승. 주거지의 전세 난항, 그리고 취업의 어려움과 그로 인한 빈곤의 연속. 게다가 소비의 위축과 경제의 침체를 몇 년째 우리는 겪고 있었기에 당연 “돈벼락 맞게 해주세요”라는 문구는 우리의 간절한 염원을 대변하고 있었다. 서민 경제가 이토록 힘겨워져 있음에도 새해의 첫날부터 매체는 공포감으로 휩싸인 사건들이 우리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였다. 각종 예산안의 축소로 우리는 정부와 싸워야 했고 좀 더 나은 대책에 혈안이 되어 있는바. 정부는 엄청난 일을 선포하였다. 놀랄 일도 아니다. 세월호 참사, 이보다 더 큰 사건이 최근에 있었을까? 국정화 국사교과서 강행, 굴욕적이고 치욕적인 위안부 합의 등 우리의 놀람도 가시지 않은 채 개성공단 중단 선포가 날아왔다.

 물론 북한의 비협조적인 대응책이나 그들의 군사화하는데 주력화하는 부분 등은 질타를 받아도 마땅하지만 큰 틀에서의 남북관계는 일시적인 현상으로만 판단하고 결정하기에는 너무나 섣부른 결정으로 본다.

 개성은 고려의 주 수도로 자리잡아 중국과의 무역 교류 등으로 많은 역할을 해왔던 곳으로 북한과의 관계에서도 유일하게 그들과 소통의 물꼬를 튼 상태에 타협점을 좁혀가는 실마리로 생각해 왔다. 개성공단 폐지에 절차 또한 정부는 지탄을 받아야 한다고 본다. 사전적이고 단계적인 절차를 밟았다면 그나마 덜 힘들었을 것이다. 미국과 일본에게 먼저 알리고 개성공단입주자들에겐 당일 날 통보하는 형식은 어느 나라에서도 보기 드문 예라고 볼 수 있다. 대기업도 아닌 중소기업의 진출은 어느날 갑자기 사기를 치고 해외로 도주한 범죄자와 같은 처사이다. 화재나 날벼락 등은 자연재해 보상이라도 받지 않는가:? 정부는 강자와 약자의 구분을 잘못 아는 것인가? 이 나라의 강자는 우리 국민임을 잊고 있었나 보다. 이 통보로 인해 많은 피해자와 연달아 새학기 신입생들의 교복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으며 사드의 설치와 그에 따른 비용은 11조가 넘는 무기 사들이기는 누구를 위한 처사인가?

 우리인가? 세계 강대국인가?

 경제를 살려달라고 그렇게 애원했건만 쥐어짜도 없던 예산안이 어디서 갑자기 튀어나온 것인가? 그 부분의 절반이라도 경제살리기에 투자되었다면 우리의 살림은 좀 더 숨통이 트이지 않았을까?

 무조건 내뱉고 강행하는 논리는 무엇을 위한 논리인지 궁금해진다.

 올해 치러질 4월 13일 총선에 대한 준비와 분위기 쇄신의 차원에서 행하는 행보일까? 그들의 실추해진 인기몰이를 위한 수단이요 도구란 말인가? 좀 더 나은 리더가 나와 우리의 의견을 수렴해주고 좀 더 나은 정책을 해주길 바라는 차원에서의 선거이겠지만 우리는 그보다 더 현실적인 부분을 요한다. 정치를 누가 하든가? 누가 어떤 정책을 내놓는가보다는 우리는 그보다 더 앞선 우리의 삶을 실현해주길 바란다. 정부는 참으로 딱하다. 고려왕조가 무너져가는 상황에서 기득권층의 정권유지 속에 개혁을 주장하는 상황과 무엇이 다른가? 현대인들에게 고려의 정통성을 깬 이성계의 조선 건국을 다른 시각으로 보는 방향도 있지만, 위화도회군을 실행하면서 돌아서는 민심을 잡기 위해 백성이 가장 소원하는 바를 깨달았기에 과전법을 실행했던 것이다. 민심은 고려정부든 조선정부든 별 관심이 없었다. 왜냐하면 현재 굶어 죽어가는 현실인지라 그들에겐 배부름이 최우선책이었던 것이다. 어찌 되었건 백성의 마음을 움직여 수단과 도구를 잘 활용하여 개혁에 성공한 정부라면 민심도 따라가는 법이라 본다. 현 정부는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개성공단의 득과 실을 다시 분석하여 좀 더 넓은 범위에서 생각해봐야 할 것으로 보며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다시 한번 귀기울여 국가예산의 적절한 활용도를 모색했으면 한다. 그것이 국가가 우리에게 베풀어주는 최고의 선물 “돈벼락 맞게 해주세요”의 답이라고 생각한다.

 임보경<역사문화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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