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주는 공동체, 마을기업
행복을 주는 공동체, 마을기업
  • 홍용웅
  • 승인 2016.02.23 1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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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기업의 본령은 지역주민이 그 지역자원을 활용하여 소득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있다. 법인, 협동조합 등의 형태로 마을주민 다수가 출자하여 공동이익을 실현한다는 점에서 하나의 경제사회 공동체라 할 수 있다. 마을기업에 대해서는 전북도와 경제통상진흥원이 협업하여 설립 전 교육, 자금지원, 판로개척, 경영 컨설팅 등을 종합 지원한다.

 우리 도에는 99개의 마을기업이 있으며, 올해에 11곳을 더 선정할 계획이다. 전국 마을기업이 총 1,400여개이니, 우리 경제력에 비할 때 도내 마을기업 수가 적은 편은 아니다.

 그동안 마을기업들과 지원기관이 합심 노력하여 나름의 성과를 거두었다. 우리 마을기업들이 5년 연속 중앙정부 평가에서 최우수 내지 우수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모든 마을기업이 다 우량한 것은 아니지만, 평균적으로 전북 기업들이 타도의 그것들보다 건실하다는 것이 중평이다.

 실제 사례를 들자면, 무주의 한 마을기업은 산양목장 체험관광과 청국장, 손 두부, 산양유 치즈 등 판매를 병행하여 성공가도를 걷고 있다. 그리하여 지역주민의 소득증대는 물론, 귀농?귀촌 인들의 조기정착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으며, 수익의 일부는 장학금, 성금으로 기탁하는 등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하다. 이처럼 마을기업은 지역경제 활성화 뿐 아니라 사회통합에도 이바지하는 훌륭한 기제인 것이다.

이런 점에서 미국학자 칼 폴라니(1886~1964)의 의견은 경청할 만하다. 그는 <거대한 전환>이라는 저서에서 “한 세기에 걸친 맹목적 발전의 시대를 거치고 인류는 삶의 터전을 회복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제 인간은 자신의 동료들이 누릴 수 있도록 풍족한 자유를 창조해야 하는 새로운 과제를 안게 되었다.”고 결론 내린다. 마을기업은 그가 말한 사회공동체의 풍족한 자유를 실현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의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전북의 마을기업에 문제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99개 마을기업 중 2~3개는 존망의 기로에 서있고, 일부 기업은 수지타산 맞추기에 급급한 것이 사실이다. 지원기관장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마을기업의 조속한 경영안정을 위해 가일층 분발할 것을 다짐한다.

 하지만, 지나친 비관은 독이다. 마을기업 경영자들은 대부분 농민이나 지역주민이다. 이들이 단시간에 경영수완을 발휘하여 대박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지원기관의 도움을 받아가면서 경영의 기초를 시나브로 쌓아가는 길밖에 없다.

 그러자면 시간이 필요하다. 관객은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한다. 내로라하는 일류대 출신 벤처인들도 실패를 밥 먹듯 하지 않는가? 우리 마을기업들이 이만큼이라도 분투하는 것은 대견한 일이다. 결국 이들에게 어떻게 기업가 정신을 불어넣어 주느냐 하는 것이 가장 크고 어려운 숙제라고 본다.

 마을기업의 착근과 성장을 위해서는 도민의 관심과 애정이 절실하다. 아울러 지역자원을 상품화하는 일에 젊은 인재들이 발 벗고 나서야 한다. 그리하여 ‘보람 찾는 농민, 제값 받는 농업, 사람 찾는 농촌’의 3락농정이 하루빨리 실현되었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마을기업이야말로 작금의 도정 화두인 ‘내발적 발전’의 으뜸가는 본보기라 믿는다.

 홍용웅<전북경제통상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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