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학교와 교육은 어떤 모습일까?
미래의 학교와 교육은 어떤 모습일까?
  • 박세훈
  • 승인 2016.02.17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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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미래를 살아갈 학생들을 충분히 잘 가르치고 있는가? 우리의 학교는 미래지향적 인재를 키우는 데 충분한 시설과 환경을 갖추고 있는가? 현재의 학교제도와 집권적 행정으로 사회에서 부여한 교육 기능을 학교는 잘 수행할 수 있을까? 세상은 엄청난 속도로 변하고 있는데 학교는 그러한 변화에 잘 대응하고 있는가? 학교교육은 여전히 경쟁력이 있는가? 학교교육에 만족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학생은 배우고 싶은 것을 잘 배우고 있을까? 학생지도는 아직도 교사의 통제 범위 속에 들어 있을까? 학교운영에 대한 교장의 자율권은 어느 정도 보장되고 있는가? 교육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한번쯤 생각해볼 만한 질문들이다.

 교육개혁을 위한 세계 정상회의(WISE 재단)에서 최근에 발표된 ‘2030년의 학교’에 대한 설문조사를 보면 이러한 문제에 대한 답이 어느 정도 보인다. 그중 중요한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미래는 온라인 콘텐츠가 중요한 지식의 공급원이 될 것이며, 교과지식보다는 개인적 역량이 더 중요할 것이다. 이는 전통적인 학교에서 교과지식을 공급하는 교육의 기능이 달라짐을 의미한다. 미래의 교육은 온라인 콘텐츠를 통해 주로 이루어지며, 교과지식보다는 개인과 조직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문제해결 방법이나 의사결정 기술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2030년경에는 대학 졸업장뿐만 아니라 기업이 인증하는 자격증이 중요할 것이며, 평생학습의 시대가 될 것이다. 미래는 대학과 기업이 협력해서 개인에게 필요한 자격증을 주어야 할 것이며, 생애 초기의 보통교육이 장기간 유지될 것이지만, 평생학습이 일반화되는 시대적 조류는 거역하지 못할 것이다. 학교에서 배움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직장과 사회에서 필요한 교육이 계속 이루어질 것이다.

 셋째, 미래의 교사들은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정한 학습경로를 안내하는 멘토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며, 학습자의 요구에 부응하는 맞춤식 교육과정을 운영해야 할 것이다. 이는 오랫동안 유지됐던 교사의 전통적인 역할이 변하는 것이며, 국가가 지정한 표준화된 교육과정이 무의미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넷째, 미래의 학교 수업에서 활용하는 언어는 영어가 될 것이며, 빅데이터를 교육에 활용할 것이다.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온라인 콘텐츠가 수업에서 많이 활용되기 때문에 영어로 된 온라인 강좌가 유행할 것이다. 따라서 학생들이 무료로 제공되는 온라인 강좌를 자유롭게 수강할 의사소통 능력이 요구되며, 자국어의 수업 활용이 제한을 받을 것이다.

 다섯째, 미래의 교육비는 학부모와 국가, 및 회사가 각각 부담할 것이다. 교육비의 민간 부담률이 높은 한국의 실정에서 매우 놀랄 일은 아니지만, 교육비의 민간 부담률은 미래에도 크게 줄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조사결과로 평가된다. 다만, 회사의 교육비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는 결과는 눈여겨 볼만하다.

 2030년은 머지않은 미래다. 시대의 변화에 비교적 학교는 더디게 적응하는 조직이다. 미래를 준비하면서 현재의 학교의 기능이나 교사의 역할이 계속될 것처럼 변화에 둔감한 것은 문제이다. 앞서 결과가 생각하면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치부할지 모르지만, 이미 세계 어느 곳에서는 이러한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교육은 변화에 순응하는 소극적 기능도 수행하지만, 앞서서 바람직한 변화를 유도하는 적극적인 기능도 수행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학교가 어떻게 변화되어야 할 것이며, 미래의 주역으로 학생을 키우기 위해 교육은 어떻게 변화되어야 할 것인지 교육공동체는 관심을 둬야 할 것이다. 선진형 미래 학교 모형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우리의 실정에서, 선진국에서 수행되고 있는 미래의 학교 교육의 모습은 분명히 우리에게 시사점을 제공해주고 있다.

 박세훈<전북대학교 사범대학 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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