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보다 백배 더 위험,교통사고 줄이자
메르스 보다 백배 더 위험,교통사고 줄이자
  • 김천환
  • 승인 2016.02.16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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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53명, 2013년 360명, 2014년 335명, 2015년 310명.

이 수치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도내 기업체의 신규사원 모집인원? 아니면 공무원 신규채용 현황? 그랬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 수치는 안타깝게도 매년 전라북도에서 교통사고로 인해 사망한 숫자다.

우리는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 국민들을 그토록 공포에 떨게 하고 국민들의 핫 이슈가 됐던 중동호흡기증후군으로 빚어진 ‘메르스 사태’를. 국민의 활동을 제한하고 지역경제를 일거에 마비시켰던 이 메르스 사태로 인한 인명 피해는 얼마일까?

전국에서 사망한 사람의 숫자는 33명 이었다. 이 33명도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닌 탓에 우리 사회에 엄청난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2015년 전국 교통사고 사망자는 4,762명이다. 단순비교이기는 하지만 수치상으로만 본다면 메르스 사태보다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 위험율이 무려 144배나 높은 셈이다.

이에 따른 경제적 손실은 또 얼마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와 우리 이웃은 물론 언론매체마저도 그리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저 통계상의 수치 정도로만 여기는 것 같다.

교통사고로 인한 인적피해를 줄여 안전한 전북을 만드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도로와 교통시설 개선 등 교통안전 사각지대를 없애고 운전자와 보행자가 안전의식을 생활화하고 서로에 대한 배려가 있으면 되기 때문이다. 실례로 최근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도로환경 개선과 교통안전 의식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강도 높게 추진해왔다.

그 결과 2015년도의 경우 전라북도 자동차 등록대수가 839,181대로 2008년 대비 37.6% 증가 했음에도 이 기간 동안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는 386명에서 310명으로 약 20%가 감소했다.

올해에도 170억원을 투자해 어린이보호구역 및 노인보호구역 시설개선과 확대 지정, 차도와 인도 구분이 없는 생활권 이면도로 정비 등 안전한 보행환경 조성 사업과 교통사고 취약지역 위험요인 개선 등 도로환경 개선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시설개선 투자만으로는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줄이는데는 한계가 있다.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도로를 이용하는 운전자와 보행자의 교통법규 준수 의무이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위험도로를 시속 100km이상으로 달리며 곡예운전을 일삼는 운전자를 보호할 수 있는 시설은 어디에도 없다.

심야에 차량이 질주하는 차도를 검정 옷을 입고 술에 취해 무단 횡단하는 보행자를 보호할 제도와 시설은 안타깝게도 존재하지 않는다.

운전자와 보행자들이 스스로 자신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함께 동참해야 한다.

교통사고 원인을 분석해 보면 졸음운전, 음주운전, 안전거리 미확보 등 안전운전 불이행과, 무단횡단 등과 같이 조금만 주의하면 예방이 가능한 사고들이 태반을 차지한다.

전라북도는 도로환경 개선과 함께 도민들의 성숙한 교통문화 의식수준 향상을 위하여 사업용 자동차 운수종사자, 어린이, 청소년, 장애인, 어르신, 자가운전자 등을 대상으로 한 교통안전 교육과 캠페인도 병행하고 있다.

교통사고는 전쟁이나 심각한 감염병 등 보다 훨씬 더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는 존재이지만 예방이 가능하다.

중동호흡기 증후군 메르스를 종식시키기 위해 정부와 관계기관 및 언론 매체, 국민들이 쏟았던 혼신의 노력과 열정, 관심을 교통법규 준수에 조금만 할애해도 교통사고로 인한 소중한 인명피해를 현저히 감소시킬 수 있다.

2016년 丙申年은 전북도민들의 성숙한 선진 교통문화를 꽃피우는 원년이 되길 희망한다.

교통사고로부터 나와 이웃들의 소중한 생명을 안전하게 지키는데 우리 모두가 지혜를 모아 나가야 할 때다.

 

김 천 환 / 전라북도 건설교통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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