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맞아 서울에 있는 아들을 만나러 간다던 80대 노모가 실종 신고 하루 만에 논에 빠져 숨진채 발견된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6일 오후 2시5분께 남원시 송동면 연산리 연산마을 회관 뒤쪽 논에서 실종 신고돼 있던 하모(88·여)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하씨는 전날인 5일 서울에 사는 둘째 아들이 "6일 10시10분 열차표를 끊어 놓았다"는 전화를 받고 서울에 올라갈 채비를 한 상태였다.
하씨의 옆 동네 사는 조카는 하씨를 기차역까지 데려다 주기 위해 6일 오전 9시30분께 하씨 집을 방문하기로 했다.하지만 예정대로 하씨의 집을 방문했던 조카는 하씨를 찾을 수 없었다. 집 앞에는 하씨의 핸드폰과 아들을 주기 위해 고이 싸 둔 떡이 든 손 가방만이 놓여져 있었다.
하씨의 조카는 하씨의 집 문이 잠겨진 채 하씨가 보이질 않자 하씨를 112 경찰에 실종 신고했다.경찰의 확인 결과 하씨는 이날 새벽 2시께 집을 나섰다가 집에서 인근 마을 회관까지 걸어오다가 회관 뒤편 논에 빠진 것으로 드러났다.
하씨는 논 밖으로 나오려다 힘이 빠졌고, 결국 탈진과 저체온증 등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됐다.하씨는 경찰 수색 결과 이날 오후 2시5분께 발견됐다.
경찰은 "할머니가 다음날 아침 아들을 만나기 위해 기차를 타기로 했는데, 치매 증상으로 새벽부터 집을 나섰던 것 같다"며 "논에 빠졌을 때 주변이 너무 깜깜해 결국 나오지 못하고 힘이 빠져 저체온증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설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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