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혁신도시 리포트] <39>전북, 변해야 산다
[전북혁신도시 리포트] <39>전북, 변해야 산다
  • 박기홍 기자
  • 승인 2016.02.0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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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밖에서 보면 안이 더 잘 보인다. 고향을 알기 위해선 고향을 떠나라는 한 시인의 말도 이런 뜻에서 해석할 수 있다. 전북을 보기 위해선 전북 밖에서 보는 시각이 중요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런 점에서 전북 혁신도시 입주기관 직원들의 눈에 투영된 전북의 모습은 전북발전의 아주 중요한 단초를 제공한다.

전북도민일보는 ‘타지역민의 눈에 비친 전북’의 모습을 찾아보기 위해 작년 말부터 올 1월까지 한 달 동안 혁신도시 11개 기관 중 농촌진흥청과 지방행정연수원 등 5개 기관을 대상으로 직원 70명에게 직접 설문을 받아 보았다. 권역별 응답자 비율은 수도권 37.1%, 광주·전남권 25.7%, 영남권 17.1%, 충청권 14.3%, 강원권과 제주권 각 2.9% 등이었다.

그 결과 전북이 변해야 살 수 있다는 타 지역민들의 외침이 생각보다 훨씬 강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우선 전북에 대한 타지역민의 전반적인 시각을 확인하기 위해 “전북에 대한 이미지가 어떻다고 보느냐”는 직설적인 질문을 던졌다. 그랬더니 72명의 유효 응답 중 “좋은 편이다”고 긍정한 비율이 54.2%였고, “안 좋은 편이다”고 부정한 비율은 16.9%를 기록했다. “매우 좋다(13.9%)”와 “매우 안 좋다(3.0%)”는 극단의 답변도 긍정적인 비율이 4배 이상 높았다.

수도권 출신의 한 응답자는 “전북에 대한 이미지가 아주 좋지 않은 편이다. 음식의 고장이라고 해서 기대가 컸는데 가격과 서비스 측면에서 수도권과 별다른 경쟁력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혹평했다. 영남권 출신의 50대 답변자도 “집값이 우리 고향보다 세다. 전북으로 이전하고 싶어도 겁이 나서 움직일 수 없다”고 말했다.

광주 출신의 한 공직자는 “전북의 음식 등 먹거리는 매우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전북의 볼거리 등 관광산업 경쟁력은 다른 지역과 비교할 때 전혀 그렇지 않다고 본다”고 안타까워했다.

전북과 전북도민이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본다(55.1%)”는 답변이 절반을 넘어섰고, “그렇지 않다”거나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각각 14.5%와 30.4%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의 변화를 촉구한 비율은 수도권과 영남권, 충청권 등에서 고른 분포를 보여 심각하게 고민해 볼만한 일이라는 지적이다.

전북과 전북도민이 달라져야 한다면 과연 어떤 부문에서 달라져야 할까? 이 질문에 대한 타지역민의 답변엔 많은 의미가 녹아 있었다. 복수응답을 허용한 이 질문에 77명이 답변했고, 이 중에서 전북의 정치가 변해야 한다고 말한 비율은 고작 1.3%에 머물렀다. 전북의 경제가 바뀌어야 한다(7.8%)거나 예의범절이 문제다(3.9%)는 응답도 한자릿수에 만족했다.

대신에 ‘타인에 대한 태도나 자세(31.2%)’, 혹은 ‘사고, 의식(18.2%)’ 등을 지적한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물론 ‘기타’ 항목에 체크한 비율도 22.9%에 달했다는 점에서 전북의 정치와 경제, 문화 등의 문제가 아닌 개인의 기질과 성향 변화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낳았다.

실제로 공공기관의 한 응답자는 “전북에 와서 보니 박탈감이 심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외부에 원인을 돌리고 스스로 고립된다.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다”고 말했다. 도내 중소기업계의 한 관계자는 “보수적이고, 비합리적이며, 타인이나 타지역에 대한 무조건적인 배타성 등은 이번 기회에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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