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시장 대중화, 미술계에 훈풍될까
미술시장 대중화, 미술계에 훈풍될까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6.01.25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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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시장 정보시스템 공개, 미술작품 렌탈서비스

최근 일부 부유층의 값비싼 취미생활 정도로만 인식되고 있는 미술시장의 대중화와 양성화 바람이 전국적으로 불면서 지역미술계와 미술시장에 훈풍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정부가 온라인 상에서 쉽게 미술품 거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홈페이지를 공개하는가 하면, 이러한 미술시장의 대중화 바람에 맞춰 관련 업계에서는 미술작품을 렌탈하는 서비스를 내놓는 등 미술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정부는 클릭 한 번으로 국내 미술품 거래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한국 미술시장 정보시스템(www.k-artmarket.kr)’을 지난 20일 1차 공개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미술품 거래정보와 미술시장 분석자료 등을 제공하는 ‘한국 미술시장 정보시스템’을 (재)예술경영지원센터(대표 김선영)·(사)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이사장 김영석)와 함께 구축, 공개했다.

 이번, 1차 공개에서는 지난 2013년부터 현재까지 국내 경매회사를 통해 거래된 약 3만 건의 미술작품 정보와 국내 미술시장 분석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국민의 미술시장에 대한 정보 접근성을 제고하는 한편, 투명한 거래환경 조성을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국 미술시장 정보시스템’에는 전북 전주에 소재하고 있는 에이옥션(대표 서정만)의 자료도 공개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에이옥션은 국내 미술품 전문 경매회사(법인) 중에서 3번째로 설립됐다. 서울 외 지역으로는 유일한 미술품 경매회사로, 본사는 전북 전주에 소재하고 있다.

 에이옥션은 연간 오프라인으로 약 4회와 온라인 경매 8~9회를 진행하고 있으며, 경매 당 평균 출품작 수는 약 250~300점 정도. 연간 토탈 3,500여 점이 경매에 출품되고 있는 셈이다. 에이옥션 관계자는 “매 경매 때 마다 작고작가를 포함해 전북 지역 출신 작가들의 작품을 약 40% 이상 경매에 포함시켜 미술시장에 계속 선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서울옥션과 K옥션 등 양대 경매사가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의 총 93%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군소 경매사인 에이옥션이 설 자리는 너무도 빈약해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 ‘한국 미술시장 정보시스템’을 통해 전북 지역 작가의 이름을 검색해 자료를 찾는 일이 현재까지 하늘의 별따기인 수준인 것도 이를 방증하는 대목이다. 지역미술계는 아직도 미술작품 경매와는 간극을 달리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주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에이옥션이 미술시장에서 변방에 위치한 지역미술계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연결고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인가를 두고도 기대반 우려반인 상황이다.

기대되는 점은 에이옥션은 지난 2일 서울 인사동에 사무소를 오픈했다는 것이다. 미술시장에 대한 빠른 정보와 발빠른 대응, 타 회사와의 경쟁을 위해 서울 사무소의 필요성은 커졌다는 설명으로, 이에 따른 사업의 확대도 기대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미술품 렌탈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1월 현재 서울의 증권사와 대형병원, 기업 사무실 등 10곳 이상에 미술작품 렌탈을 성사시키면서 보다 많은 대중이 미술작품을 접할 수 있는 장을 만드는 일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반면, 이 같은 미술시장의 변화로 인해 미술작품의 시장성과 인기작가 편향 현상이 더욱 고착화되는 동시에 순수예술과 지역미술인들의 설 자리를 그만큼 좁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공존하고 있다. 전북에 미술시장이라는 것 자체가 존재하는 가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해 이 같은 절대적인 정보공개가 생산자인 작가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이에 대해 서정만 대표는 “이 같은 정보공개는 이미 그림을 사고 파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엑게는 새로운 내용은 아니지만 대중의 입장에서 본다면 환영할만한 일이다고 생각한다”면서 “지역이라는 변방의 이미지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성과물만 생각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플랜을 가지고 미술시장을 바라봐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미술품 소비 패턴은 구입 보다는 렌탈이 주를 이루고 있고, 정부 부처나 병원, 사무실 등에서 고가의 그림을 구하는 부담을 피하고 그림을 주기적으로 교체해 분위기 전환 등의 역할을 제공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이다”면서 “대도시를 중심으로 점차 지방까지 확대되어가고 있는 만큼 이러한 미술시장의 변화를 읽고, 전북 미술시장을 활성화 할 수 있는 복합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고 조언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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