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외길에는 왕복표가 없다. 오늘 지금 이 순간은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는 가장 소중한 시간이다. 하지만 우리는 얼마만큼의 재산을 모은 뒤에, 이 일이 마무리 된 후에, 기반을 닦고 사업을 궤도에 올려놓은 후에 또는 은퇴 후에 삶을 누리겠다고 말한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오늘을 희생하고 미래로 보류된 삶을 사는 것이 현실이다. 오늘과 지금의 삶에도 충실하자.
인생이 짧다는 말에 동의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흔히 백년인생이라고 하지만 사실 백년이 어디 쉬운 일인가? 우리나라의 경우 남자는 77.6세, 여자는 84.4세가 평균수명이다. 길다면 긴 시간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 시간 중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미래를 위한 준비에 몰두하며 살고 있는지 되짚어 보자. 태어나서 초등학교에 들어간 후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남자는 또 군대를 다녀와야 한다. 그러고 나면 취직 준비를 한다. 남녀 할 것 없이 취직을 하고 나면 결혼이라는 일생일대의 숙제가 기다리고 있다. 그렇지만 결혼이 끝이 아니다. 집도 장만 하고, 아이도 낳아야 하며 더 나아가 아이를 키우면서 교육도 시켜야 한다. 아이가 자라면 결혼까지 시켜야 한다. 이렇게 미래를 계획하고 미리 준비하다 보면 우리 인생은 늘 본격적인 게임에 앞서 준비만 하다가 늙어 가는 신세가 되고 만다.
이처럼 준비만 하다가 죽기에는 인생은 너무나 빨리 지나가 버린다. 물론 미래를 위해 어느 정도 현재를 희생하고 유보하면서 미래를 준비하고 대비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그렇지만 준비만 하다가 죽기에는 인생은 너무나 빨리 지나가 버린다. 준비를 하는 것도 좋지만 그러다 보면 현재는 없고 과거와 미래만 남는다.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은 언제인가? 바로 오늘이다. 내 삶에서 결정의 날은 언제인가? 바로 오늘이다. 내 생애에서 가장 귀중한 날은 언제인가? 바로 오늘 지금 여기다. 어제는 지나간 오늘이요, 내일은 다가오는 오늘이다. 그러므로 오늘 하루를 이 삶의 전부로 느끼며 살아가야 한다.
‘카르페 디엠(Carpe Diem)!’라틴어인 이 말은 ‘현재를 즐겨라’ 혹은 ‘현재에 충실하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과거는 이미 지나간 것이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것이니 우선 현재에 충실하고 현재를 즐기라는 것이다.
‘내일과 다음 생 중 어느 것이 먼저 찾아올지 알 수 없다.’ 는 티베트 속담이 있다. 내일 아침에도 숨 쉬고 있을 것이라는 확실한 보장이 없는 것이 인생사 아니던가. 참된 삶을 살려면 지나치게 미래나 목표 지향으로 삶을 살지 말고 바로 ‘오늘’속에 완전히 존재하는 삶을 살라는 것이 에리히 프롬의 충고다. 오늘, 지금, 현재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이 완전히 존재하는 삶이다.
오늘은 우리의 남은 인생 중 가장 젊은 날이다. 늦지 않았다. 간절한 마음으로 지금을 소중히 하자. 오늘이란 너무 평범한 날인 동시에 과거와 미래를 잇는 가장 가치 있는 시간이다. 현재의 시간만이 우리의 것임을 알아야 한다. 아직 손아귀에 잡히지 않은 시간들 속에서만 고민하지 말자. 이미 손안에 들어온 시간, 우리에게 실제 허용된 유일한 시간은 현재뿐이다. 내일이 다가오기를 초조하게 기다리지 말자. 자칫 일생 환영만을 쫓는 어리석은 사람이 될지도 모른다. 미래가 너무 늦게 다가온다고 한탄할 필요도 없고 노심초사할 이유도 없다. 과거는 결코 돌이킬 수도 없으며 다시 오지도 않는다. 지금에 충실하자는 말이다. 지금, 현재에 충실하고 행복하자.
우리가 인생에서 일으키고자 하는 변화는 오로지 현재에만 일어난다. 꿈꾸며 내일을 그리는 것도 좋지만 지금, 현재, 이곳에서 전력을 다하는 것이 더욱 더 소중하다. 내일과 미래는 오늘과 현재가 쌓여서 이뤄지기 때문이다.‘그대가 헛되이 보낸 오늘은 어제 죽은 자가 그토록 가지고 싶어하던 내일이다’는 랄프 W.에머슨의 말을 명심하자.
김광태<농협안성교육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