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설계] <3> 유병하 국립전주박물관 관장
[신년설계] <3> 유병하 국립전주박물관 관장
  • 김영호 기자
  • 승인 2016.01.18 16: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병하 관장

눈이 어슴프레 내렸던 지난 14일 오후, 전주 완산구 효자동에 위치한 국립전주박물관에 도착했다.

박물관 안팎으로는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한창 나들이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적절하게 내린 눈발도 본관 건물인 푸른 ”기와 위에 걸터 앉은 듯, 아직도 못 다 녹은 눈들이 사뿐하게 가라 앉아 있는 모습이었다.

부속실 안내로 본관 내부에 있는 관장실에 다다랐다.

그 곳 문이 열리자 유병하 국립전주박물관 관장이, 반갑게 인사하며 손을 내밀었다.

내부에는 손님들을 위한 응접실도 별도로 마련돼 있지만, 보다 편하게 인터뷰를 하기 위해서 집무실 쪽 테이블에 마주 앉게 됐다.

그리고 유병하 관장에게 올 한 해 박물관의 새로운 사업 계획과 포부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들어봤다.

▲ 박물관은 살아있다

국립전주박물관 관장실에는, 전북 지역에 곳곳마다 산재한 유적지 탐방과 발굴 등을 위한 연구 관련 책자들이 빼곡하게 쌓여 있었다.

유병하 관장이 박물관의 총괄 업무를 담당해오고 있는 가운데, 이제 임기 4년차의 관장님이지만 그도 천생 학예연구사의 풍모를 벗어날 수 없는 듯 보였다. 

“앞으로 국내·외의 문화 교류도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지역의 중심적인 문화기관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유병하 관장은 전북의 후백제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당송 전환기의 오월’특별전처럼 올해에도 외부와의 소통을 이어나겠다고 했다.

현재 박물관의 소장품은 전북 지역에서 출토가 됐거나, 지역 역사와 관련된 고고·역사·미술 유물 등 민속자료 총 40,000여점에 이른다고.

이 중에서 약 2,000점의 소장품을 본관 4개의 전시실과 야외 전시장에도 전시하고 있으며, 특별히 요청이 들어오면 타 박물관 등지에도 대여를 해준다고 밝혔다.

아울러 다양한 주제의 전시를 기획해 특별전과 학술 활동 등을 병행해 추진함으로써, 전라북도의 역사와 문화를 심도 있게 소개하고 있다.

지난 2014년에는 박물관의 사회교육관을 어린이박물관으로 다시 개편했으며, 지역 어린이들이 역사를 익히고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새 단장을 마친 바 있다.

최근 유 관장이 또 다른 관심을 갖고서, 의욕적으로 매진하고 있는 사업 분야는 연구 중심 활동이다.

유물의 안전 보존과 전시 및 교육뿐만 아니라, 전북지역의 후백제 역사 복원, 부안 죽막동 제사 연구, 부안 유천리청자 보존 등 중요한 연구 과제들을 선정·발굴해 자료를 수집 중에 있다.

유 관장은 “지역문화의 보존과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지역민들이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는 열린 박물관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묻혀 있는 우리 문화 자산을 다시 재조명하고, 정적인 느낌의 박물관을 생동감 넘치는 박물관으로 재탄생시키겠다는 포부이다.

▲ 지역을 위한 국가 박물관

지난 1990년에 개관한 이래로, 벌써 26년째 완산벌에 굳건히 자리 잡은 국립전주박물관.

전라북도 지역의 문화유산을 수집해 보존하고, 연구 및 전시, 교육 등 다양한 학예 사업들을 펼쳐오고 있는 국립 기관이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국립기관이다 보니 지역과의 연계성을 떠나서 나름대로 중앙의 눈높이에만 치중할 수도 있다.

그러나 유 관장의 입장은 정 반대다.

국립박물관이라도, 결코 폼만 잡아서는 안된다고.

지역 안에 있는 박물관이기 때문에, 지역민과 더불어 함께 가야한다는 것이 소신이고 철학이다.

국립전주박물관이 처음에 문을 열던 당시, 근무를 했던 유병하 관장은 그 때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박물관 바깥 도시의 모습은 지금과 많이 달라졌지요. 하지만 내부는 아직도 그 모습 그대로예요.”

유 관장의 말대로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어찌보면 커다란 박물관도 20년이란 세월의 흔적을 거스를 수가 없었을 것이다.

유 관장은 “지난 한 해 동안 지역민들이 박물관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과, 후백제 특별전 등 다양한 기획전 및 테마전도 개최했다”며, “올해 지역민을 위한 지역의 역사 문화 발굴 및 조사, 더불어 즐길 수 있는 박물관 만들기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물관의 최대 수요자는 전북 도민이기 때문에, 지역 정체성과 부합하는 주제로 다가가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올해는 우리 박물관이 변신의 원년이라고 봐도 됩니다. 문화도 경쟁 시대에 돌입했거든요. 말끔하게 보수 작업을 거쳤으니 전북 도민들께서 관람하러 오시면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거예요.”

김영호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