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월명공원에게 전해라
군산월명공원에게 전해라
  • 정준모 기자
  • 승인 2016.01.17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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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천지에 군산월명공원만한 곳이 또 어디 있단 말인가.”

군산에 이사를 왔거나 근무지 발령 등으로 머무는 외지인들은 “군산이 축복받은 도시”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그 주역은 바로 천혜의 비경을 자랑하는 월명공원이다.

이들은 한결같이 도심 한복판에 호수와 울창한 숲이 조성된 곳이 있느냐며 감탄사를 연발한다.

월명공원은 어느 곳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시간에 쫓기지 않고 여유 있게 등산과 산책을 즐길 수 있다.

 공원이라는 이름이 붙어다 해서 월명공원을 그저 동네 마실길로 간주하면 오산이다.

국내 공원 가운데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월명공원은 부곡산·설림산·점방산·장계산·월명산·석치산·할매산 등 7개 산을 휘하에 두고 있다.

 해발고도가 100여m에 불과하지만 서로 연결된 이들 산에 다녀간 흔적을 남기려면 족히 세 시간 가까이 발품을 팔아야 할 만큼 건장한 사람도 힘에 부친다.

 금강과 서해를 병풍으로 둘러싸고 오르막 내리막길이 적당하게 섞이고 아름드리 소나무 숲에서 품어져 나오는 진한 향을 따라 펼쳐진 등산로와 산책로는 가히 일품이다.

그래서 군산시민들이 월명공원을 일컬어 심신을 단련하고 치유할 포근한 어머니의 품 안이자 군산의 ‘허파’라고 한다.

이런 월명공원이 지금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소나무 재선충’에 감염돼 속살이 찢기는 극심한 고통에 신음하고 있다. 정확한 규명을 해야겠지만 ‘삼한사온(三寒四溫)’이 깨지는 등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이상 기후가 ‘재선충’ 확산을 불러온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안타까운 현실은 ‘소나무 재선충’에 기생하는 ‘솔수염하늘소’의 비행 반경이 2km에 달해 확산 속도가 빠르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육안으로 보기에는 괜찮아 보이지만 막상 나무를 베고 속을 살펴보면 재선충의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 유충이 자라고 있다.

이 때문에 겉으로 보기에 멀쩡한 수령이 수십년 된 소나무 대부분이 잘려나간 월명공원은 민둥산으로 전락했다.

관계 당국이 ‘소나무재선충’에 강하고 지구온난화 쉽게 적응할 편백나무 등을 식재할 계획이라고 밝히지만, 과거 울창했던 월명산으로 복원되기까지는 많은 세월을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월명공원은 군산의 이미지를 높였고 시민들에게 힐링과, 휴식 등 무수한 자연의 혜택을 제공했다. 그렇다면, 이제는 월명공원의 신속한 회복을 위해 군산시민들이 보답해야 할 차례가 아닐까.

시민들 마음이 하나가 된 ‘월명공원 살리기 나무 기증운동’이 대대적으로 펼쳐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천재(天災)에 쓰러진 소나무들아 ‘월명공원’에게 전해라.

“군산시민들이 기필코 널 살리겠다”고.

군산=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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