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발성 난청, 조기 치료로 회복 가능성 높여
돌발성 난청, 조기 치료로 회복 가능성 높여
  • 박진원 기자
  • 승인 2016.01.13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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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이은정 교수가 돌발성 난청 의심환자에 대한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갑자기 귀가 들리지 않는다면 돌발성 난청을 의심해봐야 한다. 돌발성 난청은 확실한 원인 없이 갑자기 발생한다. 방치하면 청력을 아예 잃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원인 없이 갑자기 귀가 잘 들리지 않는다면 돌발성 난청을 의심하고 이비인후과를 찾는 것이 좋다.

 전북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이은정 교수로부터 돌발성 난청의 원인과 치료에 대해 알아본다.
 

 ▲원인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바이러스 감염과 혈관장애가 주된 발병 기전으로 생각되며 그 외에 내이질환, 자가면역질환, 청신경 종양 및 기타 원인 등이 알려졌다. 치료에 대한 반응이나 예후가 다양한 만큼 원인은 다인성일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된다.

 바이러스 감염은 돌발성 난청의 주된 발병기전으로 생각된다. 실제 많은 환자가 최근 바이러스 감염이나 상기도 감염증 병력을 갖고 있다. 유행성이하선염 바이러스, 홍역 바이러스, 인플루엔자바이러스 B (influenza B virus), 헤르페스바이러스(herpes virus) 등 달팽이관에 병변을 유발할 수 있는 바이러스의 혈청변환 빈도가 돌발성 난청 환자에서 63%로 정상인의 40%보다 높다.

 혈관장애는 달팽이관은 측부 순환이 없는 미로동맥에서 혈액을 공급받기 때문에 혈관장애에 매우 민감하여 혈류 감소가 돌발성 난청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혈전 혈관경련 혹은 출혈 등으로 인한 혈류감소는 외견상 병인이 밝혀지지 않은 돌발성 난청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실제로 미로동맥이 막혀 발생하는 달팽이관의 손상은 병리조직 소견에서 초기의 달팽이관 내의 출혈을 거쳐 섬유화와 골화가 진행되어 이 설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청신경 종양은 돌발성 난청의 환자의 약 1%에서 청신경 종양이 발견되므로 MRI를 통하여 청신경 종양 유무를 파악하게 된다. 청신경 종양은 비록 서서히 자라지만 궁극에 가서는 생명을 위협하고 심각한 장애를 남기게 되므로 발견하자마자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원칙인 질환이다. 또한, 청신경 종양 환자의 약 20%에서 자연적으로 또는 약물치료로 청력이 회복되므로 청력이 회복되었다고 해서 청신경 종양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진단

 초기 진단은 비교적 간단하다. 먼저 고막을 이경으로 봤을 때 구조적인 문제가 없으면 청력검사를 통해 측정한 3개 이상의 연속된 주파수에서 30dB 이상의 난청을 보일 때 확진할 수 있다. 순음청력검사, 언어청력검사, 임피던스 청력검사 등은 가장 기본이 되는 검사로서 확진에 이르게 해준다. 협조가 되지 않거나 진실성의 규명을 위하여 청성뇌간반응검사(auditory brainstem response, ABR) 및 청성안정반응(auditory steady-state response, ASSR) 검사와 이음향방사 검사 등이 유용하다. 돌발성 난청 환자의 1-2%가 청신경 종양이 원인이므로 방사선 검사가 필요하다. 가돌리늄(gadolinium) 조영증강 자기공명영상(MRI)은 청신경종을 포함한 소뇌교각 종양을 진단하는 데 유용한 검사이며 신경의 탈수초화나 혈관병변과 같은 이상소견도 진단할 수 있다. 또한, 필요에 따라 현기증이 동반되어 있다면 전정기능 검사를 추가로 진행할 수 있다.
 

 ▲치료

  전신적 스테로이드 치료는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염증에 대해서 강력한 항염증제 역할을 하는 약제로 알려졌다. 돌발성 난청에서 스테로이드는 달팽이관과 청신경의 염증을 감소시켜 청력을 개선 시킬 것으로 기대하는 약제로 다른 치료들과 병행해서 시행할 수 있다. 전신적 스테로이드 치료에 따르는 부작용이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필요하면 혈액 검사, 방사선 검사 등을 시행할 수 있다. 스테로이드는 위장점막에 변화를 줄 수 있으며 식욕을 변화시키고 부종을 증가시켜 체중증가를 일으키게 된다. 특히 혈당을 많이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치료 전에 당뇨 여부를 문진하고 정상혈당을 확인하고 치료를 시작한다.

 고막 내 스테로이드 주입술의 사용은 스테로이드의 전신 부작용을 줄이려고 약제를 고실 내에 주입하기도 하는데 이를 고실 내 스테로이드 주입법이라 하며, 고막 안쪽에 있는 정원창막을 통하여 약제를 확산시켜 내이에 도달하게 하는 방법이다. 과거 많은 연구 결과를 통해 전신적인 스테로이드에 반응이 미비한 경우, 전신적인 스테로이드의 다음 치료 방법으로 고실내 스테로이드 주입술을 시행하는 것이 효과가 있다고 밝혀졌다. 또한, 최근의 연구 결과들은 기존의 치료 방법인 전신적인 스테로이드 치료를 시행하지 않고 대신 초기 치료부터 고실내 스테로이드 주입술을 사용한 경우 효과가 전신적인 스테로이드 치료와 효과가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좋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고하고 있다.

 따라서 전신적인 스테로이드를 사용하기 어려운 경우뿐만 아니라 전신적 고용량 스테로이드 치료로 인한 합병증을 원치 않는 환자의 경우 고실내 스테로이드 주입술을 초기치료로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초기부터 전신적인 스테로이드와 고실 내 스테로이드 주입술 같이 시행하는 병합요법도 유용한 방법이다.
 

 돌발성난청 조기 치료 중요

 어느 날 갑자기 잘 들리던 귀가 잘 안 들린다면 돌발성 난청을 의심해 봐야 한다. 돌발성 난청은 확실한 원인 없이 3일 이내에 갑자기 발생하는 감각신경성 난청으로 난청과 함께 귀에서 소리나 나거나, 귀가 꽉 찬 느낌, 현기증, 구역질을 동반하기도 하는데 이럴 경우 바로 이비인후과로 내원하여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것으로 생각하고 치료시기를 놓치면 청력 회복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청각손실의 정도는 경도에서 중등도 이상의 완전 손실까지 다양하며 대부분 한쪽 귀에 발생하지만 드물게 양측에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돌발성 난청의 연간 유병률은 10만 명 당 5-20명이고, 수일 내에 자연 치유되는 경우 병원에 오지 않는 것을 고려한다면 실제 발생률은 이보다 높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 연령대에서 발병 가능하나, 50-60대가 가장 많고 성별과 좌우의 빈도 차이는 없다. 많은 경우 회복되나 회복되지 않고 난청이 계속되는 일도 있다.

돌발성 난청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초기에 가능한 한 빨리 치료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부분적인 회복을 포함하여 47~63%의 환자만이 어느 정도의 회복을 하므로 예후가 좋은 질환은 아니다. 따라서 난청 발생 후 언제 치료를 시작하느냐가 청력 회복에 결정적이다. 돌발성 난청이 이비인후과에서 응급질환으로 간주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박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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