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불청객 ‘안개’
겨울철 불청객 ‘안개’
  • 설정욱 기자
  • 승인 2016.01.12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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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겨울 안개의 위세가 무섭다. 전주기상지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은 박무와 연무, 안개 등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오전 시간 맑은 날이 이례적으로 드물었다. 이 같은 잦은 안개는 겨울답지 않은 포근한 날씨와 잦은 비가 그 원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정작 문제는 안개로 인해 각종 사고 위험성도 높아진다는 데 있다. 특히 뿌연 안개가 운전자들의 시야를 방해하면서 교통사고 발생도 다발하고 있다.

본보는 전북경찰청 등과 함께 겨울철 불청객인 안개길 교통사고 위험성 분석을 통해 운전자들의 안전 운행을 당부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 안개길 사고 원인

교통안전공단이 고속도로에서 안개가 낀 날씨를 가정해 운전 위험상황에서의 운전행태를 시뮬레이션해 본 결과 맑은 날 대비 차간 거리가 30% 감소하고, 차량속도는 규정속도보다 24% 높아 사고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3년간 안개 낀 날 교통사고 치사율은 맑은 날의 3.7배에 달한다는 점에서, 이 같은 차간거리 감소와 속도규정 위반이 주요 사고원인 중 하나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안개 낀 날 차간거리가 감소하는 것은 운전자들이 안갯속에서 차로를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전방차량을 시야에서 잃지 않으려는 운전행태를 보이며 사고가 잦은 것으로 추정했다.

삼성화재 부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공개한 ‘안개구간 주행속도 및 교통사고 분석’ 보고서에서도 안개길 교통사고 위험성이 입증됐다. 안개 낀 날의 교통사고 1,000건당 사망자 수는 9.9명으로 맑은 날(2.2명)과 비교해 치사율이 4.5배 높았다. 비 내린 날은 2.8명, 흐린 날은 3.8명으로 조사됐다.

월별로는 10~12월이 전체 안개 발생일 교통사고의 51.4%를 차지해 가장 위험성이 높은 시기였다.

전문가들은 현재 도로전광판에서 안개 시 서행과 제한속도를 표시하는 방식에서 차간 안전거리 확보를 권고하는 방향으로 이를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 올겨울에도…

지난달 22일 오전 8시 28분께 김제시 백구면 학동교차로 군산-전주간 산업도로에서 승용차, 화물차 등 차량 6대 연쇄 추돌해 5명이 부상을 입었다. 또한 사고 지점 인근에서 BMW와 스포티지, 아반떼 등 차량 3대가 잇따라 충돌하기도 했다. 이 사고로 3명이 다쳐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오후 1시 56분께 김제시 청하면 청하교차로에서는 1톤 트럭과 24톤 덤프트럭이 충돌하는 교통사고가 발생해 2명이 숨졌다. 이 사고로 1톤 트럭에 타고 있던 동승자 2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비슷한 시각 군산에서도 1톤 트럭과 승용차가 부딪쳐 한 명이 크게 다쳐 급히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경찰은 사고 구간의 길이 중간 중간 얼어 있고, 짙은 안개가 껴 있어 사고가 잇달아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처럼 겨울철 들어 안개 낀 도로에서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하면서 구급 출동도 덩달아 바빠지고 있다. 특히 안개로 뒤덮인 지난 22일 단 하루에만 도내에서 총 39건 교통사고가 접수되어 47명을 응급 이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교통사고 대부분이 아침 출근길 도로에서 발생했다.

◆ 도내 안개길 사고 예방책

안개길 교통사고는 주로 운전자 안전 불감증이 문제이며 전방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과속으로 주행하다 앞차를 추돌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서도 시민들에게 몇 가지 주의 사항을 당부했다. △ 등화장치를 점등해야 한다. 안개 탓에 시야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각 차량 간의 위치와 상태가 식별 가능하도록 하여 서로 위치를 알리는 것이다. △ 방어운전으로 안전을 지켜야 한다. 언제 어디서나 장애물이 튀어나오거나 있을지 모르므로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속도로 운행하고, 끼어들기를 한다면 최대한 방어적인 자세로 운행해야 한다. △ 경적을 울려 내 위치를 알려야 한다. 창문을 조금 열고 외부의 소리가 잘 들리도록 하고 커브길 경우에는 경적을 울려 다른 차에게 내 존재를 알려 주는 것이다. △ 도로교통법상 비나 안개, 눈 등으로 인한 악천후 시에는 반드시 감속 운행을 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도로구조시설 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라 계산한 결과에 따르면 정지거리를 고려한 안전속도는 가시거리 150m 이하일 때 80km/h 이하, 100m 이하일 때 60km/h 이하, 50m 이하일 때 40km/h 이하다.

진안경찰서 교통관리계장 강귀상 경위
  - 안개길에는 평소보다 감속, 방어운전이 필수

안개길에선 무엇보다 시야 확보가 우선입니다. 자신은 물론 상대방의 시야 확보를 위해 안개등, 비상등, 전조등을 켜야 합니다.

안개등(fog-lamp, 황색의 보조 전조등)이 있으면 안개등을 이용하고 없을 때에는 전조등을 일찍 켜서 중앙선이나 가드레일, 차선, 앞차의 미등 등을 기준으로 하여 속도를 낮춘 후 창을 열고 소리를 들으면서 주행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앞차와의 안전거리를 충분히 확보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겨울철에는 특히, 도로결빙으로 인해 제동거리가 길어 교통사고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연중 안개 발생 기간은 매우 짧아 전체 교통사고 발생 건수 중 안개 낀 날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치사율은 높은 편입니다.

이처럼 안개길 교통사고를 예방하고자 경찰 역시 상습 안개 장소를 중심으로 안전하고 원활한 차량 통행을 위해 교통지도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위험하다고 느껴지는 자동차나 오토바이, 자전거, 보행자 등을 발견했을 때 그 움직임을 계속 주시하고 안전하다고 판단될 때까지 시선을 떼지 않는 방어운전만이 안개길 사고 예방법이라는 사실을 꼭 기억해주시길 바랍니다.

설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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