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일상적 이야깃거리를 나만의 방식으로 표현
사진, 일상적 이야깃거리를 나만의 방식으로 표현
  • 박승환
  • 승인 2016.01.07 2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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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丙申年’ 새해가 밝았다. 올해 첫 번째 칼럼은 일반인을 위한 가벼운 사진이야기로 풀어보자. 많은 사람들은 새해의 시작점에서 평소에 미뤄 놓았던 취미 생활 및 자신을 위해 한가지 정도는 새롭게 계획하는 것 같다. 그중 하나가 사진 찍는 일이다. 중산층의 확장으로 물질적, 정신적 풍요로움에 최첨단 디지털기기의 도움으로 누구나 쉽게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문화센터 및 동호회 등의 활동으로 갈고 닦은 촬영실력을 통하여, 보고 느꼈던 아름다운 풍경과 멋진 장면을 더하기 위해 컴퓨터에서 후보정이란 기술도 사용한다. 이후 더욱 멋진 이미지로, 현실보다 더 낫게 ‘재현’하는데 많은 공을 들인 후 비로소 ‘작품사진’으로 탄생한다. 작가에 조금 더 가까워짐을 스스로 만족하고, 그 자부심으로 주변에 인정받기를 바라는 단계로 접어든다. 나도 이제 사진작가다! 화가, 건축가, 조각가, 그리고 사진가가 아닌 ‘사진작가’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부른다. 사진은 예술의 범주에 속하기 어려운가? 한동안 논의되었던 화두다.

사진은 카메라옵스큐라라는 화가를 위한 도구를 통해 19세기 초중반 실제적 화상을 얻는 데 성공하였으며, 기술적 발전으로 기존 화가들의 주 수입원인 초상화를 대체 하였고, 이후 기록의 방안으로, 현실을 재현하는 기술로, 복제를 위한 예술방식으로 활용되었다.

또한 20세기 초까지 정설이었던 기존 물리학을 뒤집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과 함께 대두 되었던 모더니즘의 영향은 과학뿐만 아니라 모든 예술, 문화, 건축 등에 영향을 미치어 추상적 작품이 나타나기 시작하였으며. 사진도 그 영향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 만 레이와 모홀리 나기는 원근법을 무시한 새로운 시각적 사진인 포토몽타주, 포토그램을 탄생시켰고, 소형카메라 시대에 ‘결정적 순간’으로 유명한 사진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은 정확한 구도와 명암, 화면 안에서의 반전의 긴박함으로 표현하였으며, 동시대의 사진가들은 인간중심의 휴먼스토리로 슬픔과 사랑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포토에세이 방식의 시작을 알렸다, 아울러 전쟁 등의 시대적 배경과 급박한 산업문명으로 인한 환경적 폐해 및 노동자와 농민들의 삶의 스토리는 많은 사진가들에게 새로운 사진적 소재를 제공하는 동시에 20세기 중반즈음 사진가들의 작품은 이후 젊은 사진가들에게 새로운 작업방식의 지침이 되었다. 이후 촬영자의 생각과 시각적 관점이 가장 중요한 사진작업으로 지속 발전 되었으며, 현실이 지니고 보존하고 있는 실제를 작가의 개인적 관점 및 사고에 의해 사진으로 재현되는, 다시 말해서 일상의 촬영소재를 관찰자의 시각적 관점에서 재해석 하는 방식을 통해 현대사진으로서의 동승점이 된다.

시대를 넘어, 요즘은 스마트폰 카메라 기능이 웬만한 디카수준을 훌쩍 뛰어넘어 특별한 목적이 아닌 이상 별도의 디카를 구입할 필요도 없어졌으며, 만족도 높은 작품을 쉽게 만들어낸다. 이제 필요한 것은 더 이상 기술적 문제가 아니다. 결국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문제로 귀결된다. 대상을 잘 보여주자는 재현방식을 지나 본인의 시각적 관점으로 재해석된 표현방식을 지향하는 자기만의 사진스타일을 만들어보자는 이야기다. 한 장의 사진은 열 장이면 시리즈, 백 장이면 스타일이라는 말이 있다. 올해 사진을 배워보고 싶거나, 좋은 사진으로 소통하고 싶어 한다면 한 가지를 기억하길 권한다. 단 한 장보다는 여러 장의 사진이 모였을 경우를 생각해 보고, 먼저 작가의 주변, 가족, 또는 우리 동네의 일상적인 소재 및 이야깃거리를 나만의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 본다. 바로 기획의 출발이다. 그다음 작업의 목표를 정하자. 집안 한쪽 벽을 갤러리로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액자 형태가 본인 및 가족 등 주변인들과 소통하기가 수월하다. 그리고 작품과 작업과정에 대해 함께 이야기한다. 공감대의 형성을 통한 작품의 발표와 소통이다. 대상을 점차 넓혀보자. 아름다운 석양보다는 그 석양에 의해 영향을 받는 사물의 모습에 관심을 두는 등 역발상으로 생각하기 시작한다면 새해 우리가 바라는 행복한 사진작가로서의 가능성은 좀 더 빨리 다가오지 않을까?

박승환<전주대 시각디자인(사진학)교수/전주국제사진제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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