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복(五福)을 구하는 마음
오복(五福)을 구하는 마음
  • 심형수
  • 승인 2016.01.0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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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가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서로 덕담을 나누며 안부를 묻거나 행복을 기원해 준다. 과거에는 연하장이나 전화 등을 통해 서로 안부를 전했으나 요즈음엔 카톡이나 이메일 등으로 건강과 행복을 빌어주는 것이 관례가 된 듯하다. 조금은 싱거운 느낌이 들어 이전에 7복이니 5복이니 했던 기억이 떠올라 복을 구체적으로 명시했을 법한 7복은 무엇일까 하고 인터넷 검색을 해 보았다.

 그랬더니 7복은 7난을 면한 행복을 의미하는 불교용어라는 것이다. 이 또한 7난이 무엇인지를 찾아보아야 할 판이다. 아마도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다섯가지 5복에 좀 더 복을 많이 받기를 바라는 뜻에서 7복이란 용어가 사용되었던 것 아닐까 생각해 본다. 요즈음 청년들의 어려움을 강조하는 용어로 3포세대에서 5포세대, 그리고 7포세대라는 용어가 사용되듯이 말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5복은 치아가 좋은 것, 자손이 많은 것, 부부가 백년해로하는 것, 손님을 대접할만한 재산이 있는 것, 죽어서 명당에 묻히는 것이라 한다. 가끔 치과에 다닐 때 ‘이빨이 좋은 것도 오복의 하나‘라는 말은 들어본 것 같다. 생활여건이나 사고방식이 달라진 현대에서는 새로운 5복이 거론된다고 한다. 건강, 배우자, 재산, 일거리, 친구, 이 다섯 가지를 오랫동안 갖는 것이 5복이라 하는 데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변용이다.

 본래 5복은 유교의 5대 경전 중 하나인 서경(書經) 1편 홍범(洪範)에 나오는 것으로 첫 번째는 수(壽)로서 천수를 누리는 복을 말했고 두 번째는 부(富)로서 살아가는데 불편하지 않을 만큼의 재산복을 말했으며 세 번째로는 강령(康寧)으로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깨끗한 상태에서 편안하게 사는 복, 네 번째는 유호덕(攸好德)으로 남에게 많은 것을 베풀고 돕는 선행과 덕을 쌓는 복을 말했고 다섯 번째로는 고종명(考終命)으로서 일생을 건강하게 살다가 고통없이 평안하게 생을 마칠 수 있는 복을 말했다 한다.

 결국, 대부분 사람들이 바라는 것은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평안한 상태로 오래 사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살다보면 이래저래 많은 일이나 사람들과 부딪치고 외부여건에 좌절되는 경우가 많아 이러한 바람이 그리 쉽게 이루어 지지 않는 것이 우리의 삶이다. 특히 좁은 국토면적에 자원은 부족하고 인적자원만 풍부하게 넘쳐난다는 우리나라에서는 치열한 경쟁구조와 급격한 생활환경의 변화가 몸과 마음이 평안한 상태를 유지하기 힘들게 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듣는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는 말이 있다. 아마도 모든 일의 성패는 자신의 노력보다는 주어진 운에 좌우된다는 의미로 동양인들의 숙명론적 인생관이 표출된 용어가 아닌가 싶다. 크게 반박할 만한 심정은 아니다. 다만, 그동안 우리가 살아온 경험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성공사례 등을 고려해 볼 때 전적으로 외부여건만을 탓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덧붙여 주어진 운의 상당부분이 우리를 둘러싸는 정치, 경제, 사회적 환경이라는 데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너무나도 포괄적인 의미의 정치, 경제, 사회적 환경의 변화를 유도하는 실마리는 사실 간단하다. ’정치는 우리의 모든 생활을 규정한다‘라는 말이 있듯이 제대로 된 정치가 우리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그릇된 정치는 많은 사람들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오늘날처럼 인지가 발달하고 각종 통신, 미디어, 교통 등이 발달한 정보화 시대에는 조금만 관심을 두고 집중해서 사리를 판단해보면 제대로 된 정치가 어떤 것이고 그릇된 인물이 누구인지 쉽게 알 수 있다.

 한때 ’부우자 되세요오~~‘ 하는 새해 덕담이 유행하던 시절이 있었다. 총선이 예정되어 있는 병신년 새해를 맞아 우선 우리사회의 정상성을 회복하고 제대로 된 오복을 누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치가 정상화되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새해 덕담으로 올바른 판단력을 가지고 ‘투우표 하세요오~~’라는 말을 제언해 본다.

 심형수<전라북도 서울장학숙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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