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대전환’을 위한 봉황열반(鳳凰涅槃)
전북의 ‘대전환’을 위한 봉황열반(鳳凰涅槃)
  • 이헌승
  • 승인 2016.01.03 16: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각 개인사에는 대체로 탄생부터 임종까지 여러 전환기가 있다. 입학·취업·결혼·창업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그런 중요한 전환기에 이뤄진 여러 ‘선택’들은 결국엔 삶의 방향과 수준에서 개인별로 엄청난 ‘차이’를 가져올 수도 있다. 그래서 한 개인을 잘 평가하려면, 그 사람의 전환기를 살펴보고 그 배경을 잘 이해해야 한다. 특히 대전환(大轉換)을 이룬 시기와 배경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 사람의 인생에 대한 공과를 공정하게 잘 평가할 수 있다.

 한 사회의 역사에도 전환기가 많다. 작게 보면 대규모 투자·개발·국제행사 등이고, 크게 보면 혁명·전쟁 등이다. 과거 우리 지역의 대전환기로는 동학농민혁명이 대표적이다. 대전환을 이뤘던 혁명은 한 사회를 단기에 변혁시켰다. 반면 작은 전환기 하나는 그렇진 못했다. 하지만, 이 전환기들도 서로 합해져 큰 시너지를 창출하면, 혁명 같은 대전환의 변혁을 이룰 수 있다. 요즈음 나는 여러 부문이 융·복합되는 우리지역 일선 현장 곳곳에서 이렇게 예감한다. 그런 대전환을 이룰 변혁 동력이 점점 더 커지다가 언젠가는 대폭발 할 것 같다고.

 거대한 항공모함 같은 새만금은 한·중 FTA 산업협력단지 조성 등을 통해 본격적인 개발의 시동을 걸고 있다. 조만간 이 지역에 국제공항 건설이 확정되면, 그 개발·투자 속도는 전과 달리 매우 빨라질 것이다. 탄소산업은 이미 국내에서 독보적인 연구개발·창업·교육·투자시스템 및 협력체계를 구축하였다. 실제로 타지 기업을 소개했을 때 이뤄진 탄소융합기술원의 협업내용은 그 기업 대표를 크게 감동시켰다. 농·생명산업은 무궁무진한 부가가치 창출 영역인데, 주요 연구기관들이 입지한 우리지역은 여타 지역을 압도할만한 기반을 갖추었다. 이에 더해 ‘전북연구개발특구’ 지정은 탄소·농·생명산업 등에서 융·복합을 통해 거대한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다. 더구나 내년 기금운용본부 이전은 새만금과 탄소·농·생명산업에서 금융·투자의 대전환을 촉진할 것이다. 또한 세계태권도대회(2017년) 개최는 역내 MICE산업 발전에 큰 전환점이 되어 역내 관광산업 및 관광마인드의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대도약(大跳躍)! 우리 전북이 앞으로 그런 발전을 과연 이뤄낼 수 있을까? 물론 빠르면 2020년에도 그것을 일부 경험할 수 있으리라. 아니 늦어도 2030년에는 그런 큰 발전을 이뤄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것이 자연적으로 이뤄지진 않는다. 이는 전적으로 우리 지역의 협업·공동체·시너지 등 ‘사회적 가치시스템’(존재수준)에 달려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다른 지역과의 수평적 비교를 통한 잘못된 패배의식은 떨쳐버려라! 단기적 이익에 매몰된 소지역주의는 당장 불태워버려라! 변화를 거부하는 폐쇄적인 의식은 산산이 부숴버려라! 소모적인 경쟁을 부추기는 낡은 이념의 수렁에서도 탈출하라! 중국의 교훈을 보자.

 봉황열반(鳳凰涅槃). 중국 최고지도자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자주 인용하는 용어이다. 이 말은 상상의 새인 봉황이 자신을 향나무에 불사른 후 더 강하고 아름다운 존재로 거듭난다는 것을 뜻한다. 즉 ‘불 속의 고통’을 견딘 후 새로 태어난다는 의미이다. 중국이 경제사회 개혁, 부패척결 등 구조적인 변혁을 통해 이뤄낸 오늘의 대도약을 ‘봉황열반’으로 표현한 것이다. 자신을 태워야 더 강해진다! 이는 묘하게도 탄소섬유에 내재한 원리이다. 탄소산업의 메카인 우리 지역은 봉황열반이 아닌 전북열반(全北涅槃)을 과연 어떻게 이뤄낼 수 있을까?

 무엇보다 사회적 개방성이다. 투자 촉진과 공항 입지는 거부와 텃세가 아닌 수용과 타협에서 이뤄진다. 탄소·농·생명산업의 연구개발 및 융·복합은 열린 사고에서 촉진된다. 세계태권도대회와 토탈관광의 성공은 우리의 열린 마음에서 확보된다. ‘3% 경제’를 탈피할 대전환의 기본 전제는 이처럼 개방성과 수용성의 확장이다. 그 확장이 바다처럼 넓어져야 돈·사람·기술·창의가 봇물처럼 들어올 수 있다. 2016년엔 그 개방성을 더 넓혀야 한다. 이제 지역적 폐쇄성·패배의식·소지역주의·소모적 경쟁을 부추기는 사회적 습관을 모두 확 불태워야 한다.

 이헌승<전라북도 경제분석자문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