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의 진로지도
대학생의 진로지도
  • 박세훈
  • 승인 2015.12.22 1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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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졸업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대부분이 원하는 상급학교에 진학하는 중학생까지를 제외하고 고등학교와 대학교 졸업반에게는 희비가 교차하는 순간이다. 평소 원하는 학과나 직장에 합격한 사람이 많지 않은 현실을 감안하면, 차라리 졸업을 하지 않는 것이 편하다고 생각하는 젊은 청춘이 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요즘 대학가는 취업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취업을 앞둔 당사자인 졸업생이 가장 마음을 졸이고 있겠지만, 이를 지켜보는 학부모나 교수들도 마음이 괴롭기는 마찬가지이다.

청년실업이 사회문제로 대두하면서 대학생의 입학 이후의 진로변경도 흔한 일이 되었다. 휴학과 편입은 그래도 낫지만, 중퇴와 더불어 미복학이나 자퇴를 선택하는 학생이 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최근 5년 사이에 고등교육 진학률은 5% 정도 떨어졌으며, 고교 졸업자의 취업률은 7% 이상 늘었다고 한다. 대학가의 취업난이 만든 사회적 현상을 여실히 반영하는 통계가 아닐 수 없다.

초중고 학생들에게는 진로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다양한 정책이나 프로그램을 통하여 지원하고 강조하고 있지만,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진로교육은 그간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생각한 것이 사실이다. 대학생 정도면 자기의 진로를 알아서 준비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아직도 지배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 대학에서의 진로지도는 대학 본부에 있는 취업관련 기관이 채용정보를 제공하거나 취업준비를 위한 상담을 제공하는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진로에 대한 진지한 고민없이 취업한 학생들의 이직이나 전직이 잦은 것도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다. 대학생의 진로지도나 교육의 필요성이 더욱 요청된다.

선배나 친구를 통하여 진로나 취업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을 더 이상 묵과할 수는 없다. 입학과 동시에 대학생들이 자기의 진로를 탐색할 수 있는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교수나 직원들이 학생의 진로 이력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줌으로써, 학생들도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맞는 직업을 선택하고, 만족스럽게 직장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어야 한다.

스팩관리가 대학생들의 고민거리로 자리 잡은 지 오래된다. 취업에 유리하게 작용할지 모른다고 해서 영어연수도 다녀오고, 대학원에 진학하여 석박사 학위도 받는 등 취업을 위해서라면 학생들은 뭐든지 감행한다. 부모들은 이를 뒷바라지 하느라 등이 휠 정도이다. 그런데 대학원 학위가 취업에 불필요한 오버스팩이라니 기가 찰 노릇이다. 스팩이 너무 좋아 오히려 불이익을 당할 수 있으며, 취업 실패의 요인이 될 수 있다니, 어느 장단에 춤추란 말인지 이래저래 취업당사자들만 힘든 현실이다. 언제는 스팩이 부족하다고 하고, 어느 때는 스팩이 너무 좋아 문제라니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학생을 잘 가르쳐야 할 책임은 대학이 져야 마땅하지만, 취업에는 슈퍼 갑에 해당하는 기관들도 학생들이 더 이상 불필요한 시간낭비를 하지 않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인문사회계열 학생들을 채용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인문 사회계 학생들이 취업에서 받는 불이익은 매우 크다. 취업 시장의 대세가 이공계임이 분명하다면, 각 대학들도 전공의 벽을 완화하여 자유스럽게 복수전공을 통해 인문사회계 학생들도 취업의 문을 넓힐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지고 있다. 고령화에 따른 수명의 연장으로 평생 최소한 3개 이상의 직장을 다녀야 하는 평생 고용의 시대가 온 것이다. 따라서 학생들도 자신의 적성에 맞는 꿈을 개발하고 근무여건보다는 자신의 꿈을 실현할 직장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대학들도 학과별 학년별 맞춤형 진로지도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입학생부터 졸업생에 이르기까지 평생 진로지도를 해주어야 할 시대가 온 것이다.

박세훈<전북대학교 사범대학 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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