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잦은 술자리, 숙취해소엔 과일·약초 최고
연말 잦은 술자리, 숙취해소엔 과일·약초 최고
  • 고달관
  • 승인 2015.12.2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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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년 모임이 많은 연말이다. 좋은 사람들과 한 해를 정리하는 뜻 깊은 자리에 술이 빠질 수가 없다. 한두 잔 가볍게 즐기면 좋겠지만 우리네 정서는 반가움의 의미로 여러 차례 술잔을 돌리게 마련이다. 그러나 즐거운 시간도 한때이고 다음날 ‘숙취’라는 불청객이 찾아온다.

 숙취 현상은 몸 안에 들어온 알코올 성분이 아직 분해되지 못해 생기는 아세트알데히드와 같은 독성 성분이 몸 안에 남아있기 때문에 발생한다. 이로 인해 메스꺼움이나 구토, 현기증, 두통, 육체적 피로 등이 나타난다.

 숙취 해소에는 비타민, 미네랄, 과당, 유기산이 풍부한 과일이 좋은데 대표적으로 감과 배, 귤 등이 있다. 동의보감에도 ‘숙취에는 감’이라고 전하고 있는데, 특히 감에는 아세트알데히드를 쉽게 분해하는 과당과 비타민C가 풍부하다. 감은 혈중 알코올 농도를 낮추고 체내의 알코올을 체외로 빨리 배출시키는데 효과가 있다.

 배는 예로부터 겨울철에 심해지는 기침, 가래 등 기관지 질환 예방과 소화 촉진, 그리고 숙취 해소의 효능을 인정받아온 과일이다. 본초강목에도 ‘배는 폐를 보하고 신장을 도우며 담을 제거하고 열을 내리며 종기의 독과 술독을 푸는 효능이 있다’고 적혀 있다. 배는 그대로 먹거나 즙을 내어 먹어도 좋으며 배와 함께 생강, 꿀을 넣어 차로 끓여 마시면 다음날 숙취 해소에 으뜸이다.

 과일뿐만 아니라 숙취 해소에 좋은 약초도 많은데, 대표적으로 칡을 들 수 있다. 칡에는 알코올 분해 효소가 들어 있어 술독이 풀어지지 않은 아침에 칡즙을 먹으면 컨디션 회복에 도움이 된다. 가정에서는 칡뿌리를 사서 차로 만들어 마시거나 생으로 갈아 먹으면 좋다. 차를 만들 때는 칡뿌리를 3토막 정도로 썰어 햇볕에 말려둔 후 필요 시 약 3쪽 정도를 넣고 물을 부어 끓이면 된다. 끓기 시작하면 약한 불에서 은근히 오랫동안 달인 후 물만 따라서 꿀을 함께 넣어 먹으면 좋다.

 숙취 해소뿐만 아니라 자양강장 효과가 뛰어난 약초로 구기자가 있다. 동의보감에 구기자는 ‘신장의 기능을 강화하고 간 기능을 높여 술로 지친 간을 보호하고 눈을 맑게 하는 효능이 있다’라고 쓰여 있다. 또한 단백질, 칼슘, 철분, 루틴, 비타민 등이 풍부해 간 기능 보호 작용이 뛰어나다. 구기자차는 알코올 분해를 촉진하고 간세포 내 지방 축적을 막아주기에 가정에서는 수시로 차로 끓여 마시면 좋다.

 이 외에 감초, 매실, 모과 등도 술로 지친 우리의 간을 보호하는데 효과가 있다. 감초의 주성분인 글리시리진은 해독작용이 뛰어나며 위장 활동을 돕고 소화 흡수와 배변을 돕는다. 이 때문에 감초차를 끓여 마시면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

 매실은 간 해독과 간 기능 강화에 효능이 있어 차로 마시면 좋다. 매실에는 구연산과 사과산, 호박산 등이 많이 들어 있으며 이 중 구연산은 해독 작용을 하므로 음주 후 술독을 푸는 데 좋다.

 모과는 본초강목에 ‘담을 삭히고 가래를 멎게 하며 주독을 풀어준다’라고 기록돼 있다. 일반적으로 목감기에 좋다고 알려졌지만 모과에 들어 있는 각종 유기산은 소화 효소의 분비를 촉진해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며 속을 편안히 가라앉혀준다.

 숙취를 해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충분한 휴식과 수면이겠지만 여건이 되지 않는다면 숙취 해소를 돕는 과일이나 약초 차를 마시면 도움이 된다. 너무 과하게 마신 술은 건강을 해친다는 것을 되새기고 연말 각종 모임을 적당히 즐기며 건강하게 한 해를 마무리하길 바라본다.

 고관달<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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