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 결산] ②국공립·민간예술단(체)
[문화계 결산] ②국공립·민간예술단(체)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5.12.21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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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과 지역, 그 창작 여건의 격차 등 불균형 속에서도 지역문화예술계가 단단하게 뿌리내릴 수 있게 만드는 힘은 여러 가지가 있다. 하드웨어인 문화공간과 소프트웨어인 프로그램, 그리고 자본도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물론, 그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올 한해 국·공립예술단과 민간예술단, 단체에서도 각자의 비전과 역할을 소화해내며 그 어느 해보다 열심히 뛰었고, 호흡했다. 그러나 만년 철밥통이라는 이미지 쇄신을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부 공립예술단의 활동은 조직이 안정되지 못하면서 위축됐다. 반면, 알토란 같은 공적자금이 곳곳에 수혈되면서 민간예술단체는 그나마 약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립민속국악원, 레퍼토리 개발과 국악향유 저변확대

 국립민속국악원의 가장 큰 수확은 국악공연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작품개발과 우수작품 내실화에 있다.

 먼저, 대표 브랜드 신작 개발을 위해 ‘창극 소재 공모전’을 추진한 결과 총 55편의 응모작을 배출했다. 그 중 ‘나운규 아리랑’이 선정돼 내년 6월 첫 공연을 목표로 연출, 대본, 작창, 작곡 등 제작진을 선정하고 작품제작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국립민속국악원 창극단, 기악단, 무용단, 사물놀이 등 각 연주단의 특성을 부각시킨 정기공연을 통해 공연 레퍼토리 개발에 힘써 관객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국악향유 기회 확대를 통한 관람객 저변 확대에도 몰입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토요국악초대석을 신설해 여러 장르의 공연을 다채롭게 편성했으며, 지역 관광문화자원을 활용한 광한루원 음악회는 국악원의 상설공연을 넘어서 남원의 대표 문화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연초부터 바람 잘 날 없는 ‘전북도립국악원’

 전북도립국악원은 올 한해 운영 전반에 먹구름이 낀 모양새로 한 해를 터덕거리면서 보냈다. 2016년 창립 30주년을 앞두고 도약의 기반을 마련해야하는 중요한 해를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안타까운 시간을 보낸 것.

 연초에는 국악원 관현악단장 신규 채용 문제로 전 관현악단장과의 갈등이 격해지면서 상당한 파문이 일었다. 이후 국악원 조례상에도 존재하지 않았던 ‘예술감독’직이 신설되는 촌극이 빚어지는 등 조직 전반에 누수가 상당했다. 또한 창극단장 공모에 적임자를 찾지 못하고 3차례 공고를 내는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조직이 안정화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자 사실상 올리는 공연마다 혹평을 받으면서 단원들의 사기마저 떨어지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또한 개원 30주년을 기념하는 대표공연 제작 준비에 나서며 TF팀까지 구성하는 등 준비에 전력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진행 과정에서 응모작 미달로 대본 선정을 하지 못하자 돌연 작가 위촉으로 전환해 TF팀 인사를 위촉작가로 섭외하는 등 석연치 않은 결과를 내놓으면서 지역문화예술계의 불신을 사기도 했다.
 

 ▲전주시립예술단의 변화와 혁신, 언제쯤 가능할까?

 전주시립예술단은 올 한해도 정기공연과 기획공연 등 다양한 레퍼토리로 찾아왔다.‘2015년 찾아가는 예술단’을 운영해 시민들의 삶 속으로 한발 더 다가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과거의 명성에 비할 정도는 아니었다.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민간예술단의 역량이 강화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예술단의 변화는 절실하다는 것이 안팎의 이야기들이다.

 이에 따라 전주시는 연초부터 전주시립예술단의 발전방안 마련을 위한 TF팀을 구성해 운영했으나 그 결과는 미진했다. TF팀 구성인원에서부터 비난이 만만치 않았다. 총 10명 중에 외부전문가가 단 두 명밖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어떠한 개혁과 혁신을 위해 토론을 하고 있는지조차 모르겠다는 지적도 흘러 나왔다.

 하반기 전주시립국악원이 상임지휘자 모집에 난항을 겪었다. 전주시가 상임지휘자 모집에 나선지 2달 여의 시간이 훌쩍 지나도록 적격자를 찾지 못한채 진행 과정에서 여러 가지 난맥상을 드러내 논란을 자초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게다가 도립국악원의 창극단장 공모 불발 등의 일정과도 맞물려, 국악의 고장이라면서 인물난을 겪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쓴소리도 흘러나왔다.
 

 ▲민간예술단과 단체, 각자의 능력 보여준 한 해

 민간예술단과 단체의 활동은 그나마 나았던 한 해다.

 ‘공연장 상주단체사업’등 다양한 기금을 통해 민간예술단의 활동은 그나마 활발했다.‘드림필오케스트라’와 ‘클나무오케스트라’‘글로리아스트링오케스트라’‘포스댄스컴퍼니’등은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면서 지역문화예술의 텃밭을 살찌우는데 일익을 담당했다. 뿌리가 내려진 마당에 앞으로 더 많은 재원이 투자되야 할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도 예산편성이 사실상 녹록치 않은 상황이라 안타까움이 더해지고 있다.

 지역의 양대 예술단체인 전북예총과 전북민예총의 경우는 특별하게 두드러진 활동은 없었으나, 각 단체별 특성에 맞는 다양한 사업들을 빠짐없이 수행했다. 올 초 (사)한국예총 완주지회가 국중하 초대회장과 함께 창립됐으며, 이를 응원하는 차원에서 ‘제54회 전라예술제’가 완주예총이 있는 삼례문화예술촌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사)전북민예총 익산지부도 지난 9월 박태건 원광대 교수를 초대회장으로 새 닻을 올렸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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