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거 정동영, 문재인의 복당 제안 거절
칩거 정동영, 문재인의 복당 제안 거절
  • 김경섭 기자
  • 승인 2015.12.20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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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표, 18일 순창에 칩거 중인 정동영 전 장관 찾아가 만나

▲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8일 전북 순창군 복흥면을 방문, 정동영 전 의원에게 복당 요청을 했으나 결렬됐다./김얼기자
순창에서 7개월째 칩거하고 있는 정동영 전 장관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제안한 복당 요청을 사실상 거부함에 따라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 전 장관의 정치적 선택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전북 정치권에서 영향력을 가진 정 전 장관이 최근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유성엽 의원(정읍)과 함께 야권의 세력재편 과정에서 신당에 참여할 경우 새정치민주연합과 신당 후보간 한치도 양보 없는 불꽃 튀는 치열한 선거전이 예고되고 있다.

이는 정 전 장관이 내년 총선 출마뿐만 아니라 현재 분열양상 보이고 있는 야권통합을 위해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는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21일 신당 창당 구상 등을 밝힐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안철수 신당에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의원들의 추가 탈당이 초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문재인 대표는 지난 18일 지난 4.29 재보궐선거에서 낙선한 후 씨감자를 재배하며 칩거해온 정동영 전 장관이 머물고 있는 순창군 복흥면 답동마을 자택을 방문했다.

문 대표는 이날 오후 7시 30분부터 밤 9시 10분까지 1시간 40분 동안 비공개로 정 전 장관의 집을 방문해 막걸리를 나눠 마시며 정국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눈 후 새정치민주연합에 복당해 줄 것을 요청했다.

문 대표는 이 자리에서 “지금 시대정신이라고 할 수 있는 아주 극심한 불평등의 해소를 위해 강력한 야권의 연대가 필요하다. 2017년 정권교체를 위해서 함께해야 한다”며 정 전 장관의 복당을 요청했다.

정 전 장관과 문 대표는 회동 후 본보 등 취재진과 기자회견을 갖고 각자 입장을 밝혔다.

문 대표는 “이명박·박근혜 두 정권의 경제 실패와 민생파탄으로 국민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다. 그 고통에 대해 우리 두 사람이 큰 책임이 있는 사람이다”며 “우리의 실패에 대해 제대로 반성하고 성찰하는 데서 앞으로 우리가 해결책을 찾아나가야 된다. 그러기 위해 첫 번째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총선 때부터 힘을 합치면 좋겠다”며 새정치민주연합에 복당해 줄 것을 제안했다.

정 전 장관은 2007년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문 대표는 2012년 박근혜 대통령에게 대선에서 각각 패했다.

정 전 장관은 이에 대해 “지금은 다른 길에 서 있다. 오늘 먼 길 와주셔서 문 대표께 감사드린다”며 사실상 복당 요구 거절 입장을 밝혔다.

정 전 장관은 복당을 거절한 대신 “마음은 형제다. 정동영의 심장에는 야당의 피가 흐르고 있다”며 “큰 틀에서는 하나라고 생각한다”라고 야권 연대의 여지는 남겼다.

문 대표는 ‘정 전 장관이 복당을 거절했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우선 마음은 형제라는 말씀에 저는 희망을 가지고 간다”고 답했다.

정 전 장관은 이어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허용해서 그 결과로 우리 국민의 고달픈 삶을 허용한 책임으로부터 무한 책임을 갖고 있다”며 “그 책임으로부터 도망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 전 장관은 “정동영의 심장에는 야당의 피가 흐르고 있다. 정권교체의 희망이 느려질 때 맥박이 흐르고 저도 아득하다. 제 심장의 맥박이 빨라질 때는 정권교체가 이뤄지는 상상, 그 꿈을 꿀 때다”며 “그것을 위해 큰 틀에서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 전 장관은 문 대표가 상경한 후 문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후 최근 전북을 방문한 안철수 의원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정 전 장관은 문 대표와 안 의원이 전북을 방문하는 것과 관련해 “호남은 불평등한 사회구조속에서 가장 고통받고 있다”며 “진정으로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야당이 목소리를 내고 성과를 내는 것이 호남을 위한 것이다”고 역설했다.

정 의장은 또 유성엽 의원이 ‘야권 통합을 위해 당 의장과 장관, 대선후보 등을 엮임 한 정동영 전 의장이 나서야 한다’는 제안에 대해서는 “유 의원의 그런 말씀에 대해 과분하게 생각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정 전 장관은 이뿐만 아니라 내년 총선 여부와 신당참여 등에 대해서도 “차츰 애기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정 전 장관은 이날 자택을 방문한 문 대표에게 직접 재배한 후 수확한 감자 한 상자를 선물했다.

김경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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