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저출산·고령화 극복, 청년이 미래다
[신년] 저출산·고령화 극복, 청년이 미래다
  • 이종호 기자
  • 승인 2015.12.17 12:4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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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 경제계는 작년 말 ‘통계의 충격’에 빠졌다. 전북의 비경제활동인구 비율이 전국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통계였다. 호남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였는데, 작년 10월 중 전북의 비경제활동인구는 59만7천명으로, 이를 15세 이상 인구로 나눈 비율은 39.0%를 기록했다. 이런 비율은 국내 평균치(37.1%)는 물론 다른 시·도(30~35% 수준)와 비교할 때 훨씬 높은 것이었다. 그렇다고 충격까지 받을 필요가 있을까? 이런 의문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저출산·고령화의 그늘과 전북 청년의 암울한 시대상을 한꺼번에 농축한 통계라는 점에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 비경제활동인구의 그늘

 자세히 설명하면 이렇다. 우선, 비경제활동 인구는 만 15세 이상의 인구 중에서 일할 능력이 없거나 능력이 있다 해도 일을 할 의사가 없는 사람을 말한다. 대부분 주부나 15세 이상 고교생, 군인, 일할 수 없는 연로자나 심신장애인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저출산으로 청년들이 많지 않고, 고령화로 65세 이상 노년층 비율이 높은 전북에서 아예 취업을 포기하거나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등 도서관에서 공부만 하는 젊은이들이 대거 비경제활동인구에 포함돼 전국 최고치인 38.0%를 기록했을 것이란 해석이다.

 전북의 저출산, 고령화는 인구감소와 노동시장 위축을 낳을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도내 자연증가율(출생-사망)은 작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선 뒤 2040년까지 내리 마이너스를 달릴 것으로 예측됐다. 현 추세라면 3년 뒤 전북권 전체가 65세 이상 고령자 비중이 20%를 넘어서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됐다.

 ■ 고교생 40% 격감 전망

 반대로 학령기(6~21세) 청소년들은 현재 약 20%에서 12%대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고, 이 중에서 고등학생은 무려 40% 가깝게 줄어들 것이란 예측이다. 덩달아 현재 120만 명대인 생산가능인구(15~64세)도 94만 명대까지 급감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 문제가 심각해지자, 전북도는 작년 말에 ‘저출산·고령사회 정책 포럼’을 개최하고 대책 마련에 나서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는 여성 초혼연령 상승, 출산연령 및 고령산모 증가, 가임여성 인구 감소, 청년실업 증가에 따른 고용 및 소득 불안정,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 증가, 주택마련의 어려움, 결혼 선호 가치관 감소 등 저출산의 여러 요인이 지적됐다. 고령화의 진전 역시 노동시장의 활력을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결코 간과할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저출산-고령화를 해소할 대책 마련과 함께 청년이 가슴을 활짝 펴고 자신의 꿈과 희망을 펼칠 수 있는 도전적 정신을 키워주는 사회적 분위기도 중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현재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전북의 청년 비중(18.4%)은 65세 이상 노인 비중(17.8%)과 비슷한 수준이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청년의 비중이 두 배 이상 높았지만 일자리를 위해 고향을 등지는 열혈남아가 늘어나면서 어느새 고령층 인구와의 간격이 좁혀진 것이다.

 ■ 20대 청년이 피곤하다

 제조업 기반이 취약한 전북은 20대 청년들이 스펙을 쌓기 위해, 혹은 입사원서를 넣기 위해 백방으로 뛰는 그늘진 자화상을 안고 있다. 호남통계청이 전북의 20대 청년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평소 시간이 부족하다”고 응답한 청년이 무려 64.1%를 기록했고, 다양한 이유로 피곤하다고 말한 사람은 무려 85.3%를 기록했다. 전북의 청년들은 미래 불안을 양 어깨에 짊어지고 불투명한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는 푸념이 녹아 있는 셈이다.

 전북지역 청년이 가장 고민하는 사항은 주로 취업과 일자리, 그리고 연애와 결혼, 주거 및 주택, 생활비 등 경제문제 등이다. 민선 6기 지자체는 작년 출범과 함께 ‘청년 일자리 창출’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하고 청심(靑心)에 호소했다. 침체된 지역 경제를 살려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년이 떠나는 전북의 현실은 아직도 바뀌지 않고 있어 지자체의 관심과 투자가 절대적으로 요청된다.

 ■ 청년에게 꿈과 희망을

 청년은 미래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 러시아의 작가 고골리의 말이다. 전북은 청년이 미래다. 경제 레이스에 후발주자에 속하는 전북은 사람에 내일의 운명을 맡기는 일만이 생존전략일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전북의 청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청년이 미래를 향해 도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하다는 주장이다.

 학계의 한 관계자는 “청년 일자리·취업문제는 체계적으로 깊이 있게 분석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전북 청년들이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모임이나 회의를 전북도와 일선 시·군이 적극 지원해 청년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북도는 청년정책포럼 등을 통해 청년들이 겪고 있는 현실의 어려움과 문제에 대해 청년들의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다양한 청년문제에 대한 개선방향을 정책으로 적극 반영해 나갈 계획이어서 관심이 집중된다.

 이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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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빈 2016-01-08 20:12:50
장애자라는 단어 사용을 자제해주세요. 장애자의 권장용어는 장애인입니다.-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 댓글봉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