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文)-안(安) 그만하고 백의종군하시라!
문(文)-안(安) 그만하고 백의종군하시라!
  • 김남규
  • 승인 2015.12.10 1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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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정연의 갈지자 행보가 이제 분당사태로까지 치닫고 있는 형국이다. 문재인 대표의 문-안-박 연대제안을 안철수의원이 거부하고 칩거에 들어갔다. 이에 제3의 인물로 비대위를 꾸려야 한다는 주장이 급부상하고 있다. 그런데 그렇게 하면 떠나간 민심이 돌아올까? 계파간의 갈등이 갈무리 될까? 단지 새정연이 걱정되어서 하는 말이 아니다. 박근혜 정권 때문에 고통받는 국민들 때문이다.

 그러니 이제 그만하고 두 분 모두 백의종군하시라! 말로만 친노를 외치지 말고 노무현 전대통령이 보여주었던 자기희생과 도전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당명을 바꾼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고 계파 갈등을 대충 봉합한다고 될 일도 아니다. 이런 상태로 내년 총선에서 야권연대를 한다고 해도 참패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당 대표가 백의종군을 선언하면 계파의 기득권 주장은 설자리가 없어질 것이다.

 백의종군해야 할 이유가 계파 갈등뿐만 아니다. 전통적인 야당지지 세력의 이탈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모 여론조사기관의 조사결과 호남에서 문재인 대표의 선호도가 5%로 나옴으로써 호남 민심이 최악의 상황임을 말해주고 있다. 정통적인 지지기반인 호남에서 외면 받는 문재인 대표가 그렇다고 영남에서 확고한 지지를 받고 있는 것도 아니다.

 이른바 집토끼도 지키지 못하면서 산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또한, 문대표가 제안했던 문-안-박 연대가 영남 패권주의로 인식될 만큼 호남 민심이 요동치고 있기 때문이다. 문-안 두 사람이 부산에서 출마해서 영남의 지지를 확보한다면 호남의 민심도 달라질 수 있다. 지지층의 결집 없이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 야당의 지지층을 모두 결집한다 하더라도 거대 여당을 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영·호남 지역구도가 여전히 견고하게 작동하고 있고, 종북몰이 등 색깔 논쟁으로 여당의 지지층을 결집하고 국정원 등 정부조직들이 선거에 개입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현재 새정연의 상태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새정연이 지금보다 더 나빠질 상황은 분당밖에 없다. ‘미원도 다시 한 번’, ‘바닥을 쳤으니 올라갈 것’이라는 낭만이 통하지 않을 것이다. 봄날 농부가 땅을 갈아엎듯 깊은 속살이 드러나도록 갈아엎어야 한다. 당내 젊은 세대를 전면에 내세우고 권한을 과감히 넘겨주면 될 것이다. 사오십대 참신하고 능력 있는 의원을 발굴하여 비대위 체제로 가는 것을 고려해 보아야 한다. 새누리당에는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같은 차세대 젊은 리더들이 있지만 새정연은 이런 위기에 차세대들이 보이질 않는다. 야당은 도전과 혁신에 기반 해야 한다. 그 몫을 당내 젊은 의원들의 역할과 몫으로 돌려주고 낡은 여당과의 차별성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최근 청년들 사이에 유행어가 되어버린 이른바 수저계급론을 정치에 대입하자면 전북은 그야말로 ‘흑수저’라고 할 것이다. 정치적으로 차별과 불평등이 지속하여 경제적 불평등도 세습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정치를 바로 잡지 못한다면 우리 아이들에게 흑수저를 물고 태어나는 일이 계속 될 것이다. 더 이상 ‘정권심판론’에 속아서 표를 몰아줘서는 안 될 것이다. 내년 총선에서는 반드시 지역정치의 다양성을 만들어야 한다.

 경쟁하는 정치세력이 필요하다. 근시안적으로 볼 때는 야권의 분열로 보일 수 있지만 멀리 보면 지역의 다양성과 경쟁력을 강화하는 일이 될 것이다. 하나보다는 둘, 둘보다는 셋이 경쟁하는 것이 훨씬 좋다. 비록 구정치인들로 재구성된다 하더라도 신당이 필요한 이유이다. 그리고 이들이 잘못하면 다음번에 심판대에 세우고 경쟁구도를 만들어 줄 때 지역정치가 진보할 것이다. 그렇게 해야 전북은 외면한 채 ‘뻑 하면 광주만 찾아가는 정치인들’의 모습을 보지 않게 될 것이다.

 김남규<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정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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