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과 역지사지(易地思支)
오바마 대통령과 역지사지(易地思支)
  • 유장희
  • 승인 2015.12.09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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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살아가면서 ‘역지사지’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이 말은 맹자(孟子)에서 나오는 역지즉개연(易地則皆然)에서 유래한 고사성어로 전해지고 있는데 이는 ‘처지를 바꾸어서 그것을 생각하라’는 뜻으로 ‘처지를 서로 바꾸어 상대방의 입장에서도 생각하고 헤아려 보라’는 것이다.

물론 역지사지는 자기 자신의 성찰과 이해하려는 노력 없이는 허공의 메아리라 할 것이고,

따라서 상대를 이해하려는 마음가짐부터 준비되어야 진정한 역지사지가 아닐까?

평소 언행에 있어서도 자신의 일방적인 주장 이전에 다른 견해의 입장에서도 충분히 배려하려는 노력과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역지사지와 같이 사용하고 있는 사자성어 중에 ‘자신이 한 일에는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미의 결자해지(結者解支)도 우리가 살아가면서 꼭 새겨야 할 필요 대목이다.

저물어가는 을미년 (乙未年)의 끝자락에서 필자는 2015년 1월 미국 워싱턴 D.C 의회

상?하원 합동 회의장에서 열린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신년 국정연설중에서 최저임금인상 관련 발언이 아직도 머릿속에서 진한 느낌이 피어오른다.

그것은 그 무엇과도 비교되기 때문이다.

오바마의 발언 요지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2015년이다. 때가 되었다. 이 자리에서 아직도 최저임금 인상을 반대하는 의원들에게 이런 말을 전하고 싶다.

여러분이 1년내내 근무를 하고 1만 5천 달러도 안 되는 돈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 돈으로 살아보라.

‘못하겠다면 수많은 저소득층 노동자를 위해 임금을 올리는데 찬성표를 던져야 할 것’”이라며 공화당 의원들을 향해 진지하면서도 자신감 넘치는 설득력으로 연설하는 모습과 마치 회의장이 떠나갈 듯한 진정한 기립박수를 보면서 정말 우리가 배워야 할 대목이고 미국식 역지사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한민국 국회는 560여명의 국회인턴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겠다던 약속도 지키지 못하고 9년째 기본급이 120만원 그리고 내년 기본급은 126만원 이라고 한다.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기본급 10만원 인상을 의결하고도 예산을 상정조차 안했다는 것이다.

10년째 국회인턴의 처우개선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국회는 올바른 청년 일자리를 외칠 자격조차도 없어 보이고 최근 일부 국회의원들의 갑질논란과 거짓말을 보면서 과연 국민을 대변하고 있는 집단이 맞는지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다.

<거짓말을 읽는 완벽한 기술>이라는 책 내용을 인용하면서 쓴 어느 논설위원의 글이 눈에 띈다.

“상대방이 거짓말을 하는지 알아채는 인간의 능력이 거짓말탐지기보다 뛰어나다고 했다. 결국, 티 나지 않게 거짓말을 하려면 뻔뻔함만으로는 안 되고 자기 자신부터 완전히 속여야 한다는 이야기다. 요즈음 그런 기술에 통달한 사람이 우리나라 권력자 가운데 꽤 보인다.”라는 내용이다.

위정자들이 국민의 눈높이를 모르면 정치 생명도 끝날 수 있다는 것을 가슴 속 깊이 새겼으면 한다.

개혁도 좋고 혁신과 창의도 좋지만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는 국회 그리고 소통을 통하여 기립박수를 받는 대한민국 대통령의 모습을 기대하고 상상하는 바람은 지나친 욕심일까?

독일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Immanuel kant)는 인간행복의 세가지 조건을 첫째 할 일이 있고, 둘째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셋째 희망이 있다면 그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막장드라마 촬영 장소가 아니다. 제발 말도 되지 않는 소리는 이제 집어치우고 희망의 불씨가 솟는 드라마를 연출하였으면 좋겠다.

상대방의 주장은 무조건 비판하고 몰아세우는 비겁한 짓은 인제 그만 접어두고 공공의 이익을 위해 토론하고 협력하여 진정 국민이 행복할 수 있는 바른길이 무엇인지 고민하여야 한다.

2016년 새해에는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행복의 조건이 모두 갖추어질 수 있는 희망의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내 주변과 이웃을 돌아볼 줄 알고 함께 행복을 만들어가는 마음이 따뜻한 세상을 기대하면서 다사다난했던 올 한해 잘 마무리하고 새해에는 메르스가 아닌 행복 바이러스가 대한민국을 뒤덮는 세상을 염원한다.

유장희<한국노총 중앙법률원 전북상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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