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대일이 아니면 이길 수 없다
일대일이 아니면 이길 수 없다
  • 김성주
  • 승인 2015.12.03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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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2년 대선 경험으로 야권이 승리하려면 2%가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호남과 젊은 세대와 진보정당까지 뭉쳐도 영남보수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것이다. 영남은 호남보다 인구가 3배 많고 50대 이상 숫자는 20~30대를 이미 추월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는 정부 여당 언론이 한편이 되기 때문에 하나로 똘똘 뭉쳤다고 하더라도 다수파인 상대의 분열과 같은 더하기 요인이 없이는 역시 이기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대선과 마찬가지로 총선에서도 수도권에서 승리하려면 1:1 아니면 절대로 이길 수 없다.

문제는 일대일을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이다. 바둑에도 수순이 있듯이 정치에도 순서가 있다. 야당 지지층은 잇단 선거실패로 실망하고 등을 돌린 상태이다. 정권교체의 당위성이 아니라 가능성을 보여줘야 지지자들은 승리의 희망을 보게 된다. 새정치연합 지지율은 새누리당에 비해 절반에 불과하지만 ‘문안박’ 지지를 합치면 40%가 넘는다. ‘문안박’이 손잡고 가는 모습을 보여줄 때 승리의 희망을 갖고 투표장에 가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문재인 대표의 ‘문안박 연대’제안은 안철수 의원의 거부로 무산됐다. 좋은 기회를 놓친 것이다.

일부에서는 통합전당대회를 치르자고 한다. 그러나 내부도 단합을 이루지 못하는 어수선한 상태에서 어떻게 바깥과 통합을 이룰 수 있겠는가?

먼저 내부 단합을 이루고 한때 식구였던 분들까지 하나로 다시 모아야 한다. 그리고 나아가 진보정당과 대화해야 한다.

정당 내부의 주류, 비주류 다툼은 흔히 있는 일이다. 선거를 통해 당권을 잡는 세력이 주류가 된다. 지금 비주류도 한때 주류였다. 비주류로 지칭되는 세력도 권력을 가졌을 때 패권적 행태를 보였고 그것은 권력 속성상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오히려 야당은 지도부의 패권이 문제가 아니라 선출된 지도부에 대해 그 권위를 인정하지 않고 끊임없이 흔들어대는 조직문화가 더 큰 문제다.

이제는 다른 방식으로 단합과 연대를 실현해가야 한다.

누구를 버리고 누구를 취할 수 없다. 문재인만으로 안되지만 문재인 없이도 안된다. 호남만으로 안되지만 호남 없이는 안된다.

전당대회를 통한 혁신 경쟁 주장은 결국 단합이 아닌 대결을 선택하자는 것이다. 서로 아홉 가지가 같고 하나만 다른데 그 하나 때문에 따로 갈 수는 없다. 그러면 세상 그 누구하고도 같이 할 수 없을 것이다. 아름다운 경선, 아름다운 단일화는 과연 가능한가? 지도자끼리도 하나가 되지 못하는데 지지자들이 과연 하나가 될지 의문이다. 마치 대선 단일화 국면이 재현된 듯한 인상을 받는다.

내년 선거는 대선이 아닌 총선이다. 우선 총선에서 이기기 위해 단합해야 한다.

단합은 최고의 혁신방안이다.

총선 승리 없이 정권 교체 없다. 정권교체는 역사적 임무다. 서로 단합하지 못할 이유가 열 가지도 넘을 것이다. 그러나 통합해야 할 이유는 100가지도 넘는다.

무엇보다 대한민국에서 희망을 잃어버린 청년들, 아무리 열심히 해도 나아지지 않는 일하는 사람들, 직장에서 쫓겨날지 모르는 불안한 직장인들, 아무 준비도 없이 노후를 맞은 어르신들과 지친 국민들을 위해 지금 체제를 끝내야 한다.

누가 잘했고 잘못했고를 떠나 과거에 어떤 서운함과 원한이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뭉쳐야 한다. 배가 침몰하는데 서로 선장하겠다고 싸우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키를 서로 잡기 위해 사생결단 결투하고 진 사람을 바닷물에 던져 버리고 가서는 안되는 것이다.

지난 6월 전북도당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새정치연합의 문제점은 큰 지도자 부재 15%, 투쟁성 미약 8%에 불과하고 내부 분열을 38%가 꼽았다. 새정치연합 지지율이 낮은 이유는 자기들끼리 싸우기 때문이다.

빨리 지긋지긋한 내부 다툼을 끝내고 상대와 본격적으로 경쟁해야 한다. 더 머뭇거리면 역사에 죄를 짓는 것이다.

김성주<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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