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3락 농정이 실현되길
전북 3락 농정이 실현되길
  • 장선일
  • 승인 2015.11.30 18: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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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여름에 가물더니 늦가을부터 잦은 비로 곶감 등 농산물이 썩어 문드러지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졌고, 폭설까지 겹쳐 농사시설이 폭삭 무너져 농민들이 망연자실하고 있다. 매년 이쯤이면 풍성한 수학으로 하늘에 감사드리고 나눔의 기쁨을 누려야 하는데, 올해는 그렇지 못해 안타깝기 그지없다.

우리나라는 지난 100년 동안 세계 기온 상승 평균치의 두 배가 넣는 1.8℃가 상승했는데, 1980년 이후부터 그 폭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어 식생하고 있는 생물자원의 변화추세가 심화하고 있다. 이른바 온대기후에서 아열대 기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징후일 것이다.

요즘 대형마트뿐만 아니라 중·소형 마트에서도 색깔이며 모양도 이상한 과일과 채소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수입품인가 싶어 자세히 들여다보니 이름은 생소하나 우리나라에서 재배한 식품임에 틀림없었다. 즉, 아열대 농작물이 우리나라에서 재배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아열대 과일은 용의 여의주 용과, 숲속의 버터인 아보카도, 달고 맛있는 망고, 새콤달콤한 맛과 향을 자랑하는 시계를 닮은 꽃이 피는 패션후루츠, 신이 내린 최고의 선물 올리브, 양귀비가 즐겨 먹었다는 리치 등이 재배되고 있고, 채소는 맛은 쓰나 대사성 질환에 효과적인 여주, 속은 비었지만 칼슘, 비타민, 섬유질이 풍부한 공심채, 특이한 모양으로 식감을 자랑하는 차요테, 귀족들이 즐겨 먹었던 식용 꽃인 아티초크, 소화에 도움을 주는 파파야, 인디언시금치, 모로헤이야 및 오크 등 여러 종류가 제주도를 넘어 남부지방과 중부지방으로 확대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강원도에서도 재배되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우리지역의 아열대성 작물 재배현황은 2012년 70농가(24.3ha)에서 2015년 153농가(35.5ha)로 증가되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윤명희 의원(새누리당, 비례대표)에 따르면, 최근 4년간(2012년∼2015년) 아열대작물 관련 사업은 총 8과제, 예산은 636,000천원에 불과하고, 전라북도 농가의 실제 소득은 10년째 3천만원 초반대에 머물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면서 전라북도 차원에서 혁신적인 소득 증대방안으로 아열대작물의 보급과 아울러 3모작을 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우리 전라북도는 총 생산액 중 농림업이 35%를 차지하고 있어 앞으로 전개될 한·미, 한·EU, 한·영연방, 한·중 등 국가 간 FTA 체결 및 발효로 인해 연간 발생할 수 있는 피해액만 수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그 현실이 참으로 암담하기 짝이 없게 되었다.

이토록 동시다발적으로 밀어닥치는 암울한 현실 속에서 민정 6기 “송하진 도정”은 사람 찾는 농촌, 제값 받는 농업, 보람 찾는 농민’이라는 이른바 3락((樂))농정 슬로건으로 농림업 정책을 수립하고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사정은 그리 녹록지 않다. 다행히도 올해 우리지역이 대덕, 광주, 대구, 부산에 이어 5번째로 농?생명연구특구가 지정되어 3락 농정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전라북도는 농림업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3락 농정을 실현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심각하게 고민하고 대응책을 적극 마련해야 한다.

전라북도는 우선 농가들이 필사적으로 요구하는 “무역이득공유제 도입과 정책자금 금리 1%대 인하” 등을 보장받고 국가가 FTA로 예상되는 피해를 최소화하고 이를 타개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국회와 협조하여 국가를 설득해야 한다.

또한 품종을 다양화하고 판로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 즉, 기후변화 및 토양조건을 면밀히 파악하여 농업과 관련된 연구기관과 긴밀히 협조하여 아열대성 작물을 선택적으로 확대 보급함과 동시에 판로를 개척하여 농가소득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더불어 연구를 통해 기능성이 뛰어난 작물을 발굴하고, 그 유래 바이오 활성소재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의 구축과 함께 국가적 경쟁 우위를 점유할 수 있는 글로벌 산업화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끝으로 전라북도는 단순한 생산차원의 농업정책을 지양하고, 6차 농업을 적극 활성화하여 흘러가는 관광객을 보지만 말고 머물고 쉬면서 최고의 식감을 느끼게 하여 사서 갈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활성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현안을 풀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실무자들이 발품을 팔아 현장의 애로사항을 면밀히 파악하고 분석하는 과정에서 지역 내 현명한 리더들의 의견을 모아서 독특하고 창의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장선일<전주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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