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군산이 필요한 것은?
지금 군산이 필요한 것은?
  • 정준모 기자
  • 승인 2015.11.29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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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생결단의 당파싸움이 치열하게 펼쳐졌던 조선 후기 송시열과 허목은 당대 최고의 정치가이자 사상가, 학자였다. 당시 송시열은 노론, 허목은 남인의 영수로, 말 그대로 최대 정적 관계였다.

 어느 날 송시열이 중병을 앓아눕게 된다. 백방으로 용하다는 약을 구해 복용하지만, 차도를 보이지 않는다. 갈수록 병세가 악화하자 송시열은 마침내 자신의 아들에게 ‘의술’에 조예가 깊은 허목에게 처방을 부탁하라고 지시한다. 이에 허목은 기꺼이 응한다.

 문제는 처방전에 독약 수준의 비상이 포함됐다. 허목을 믿지 못한 송시열 아들은 비상을 빼고 약을 달여 올린다. 좀체 병세가 호전되지 않자 아들을 불러 허목의 처방이 맞느냐고 추궁한다. 아들로부터 자초지종을 전해 들은 송시열은 “허목은 용렬하고 비열한 선비가 아니라며 용서를 구하고 처방전을 다시 받아오라”고 호통을 친다. 새 처방전에 따라 송시열은 마침내 병석을 털고 일어나 정사를 돌보게 된다.

 최근 군산은 ‘군산전북대병원’, ‘새만금 1·2호 방조제 행정구역 결정’,‘롯데 복합쇼핑몰’ 등 각종 현안이 한꺼번에 겹쳐 어수선하다 못해 격랑에 휘말리고 있다.

 혹자는 군산이 한 단계 발전하는 과정의 ‘성장통’이라 하고 또 다른 일각에서는 ‘거대한 배의 침몰을 보는 느낌’이라며 걱정스러운 눈길로 바라본다.

 안타깝게도 극히 일부긴 하지만 마치 이를 즐기고 불난 집에 부채질 하듯 지역 분열을 조장하거나 획책하는 유언비어를 양산하며 벼랑으로 내모는 데 혈안이다. 앞서 언급한 송시열과 허목의 이야기가 의미있게 다가오는 대목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우선 위기에 빠진 군산부터 구하자는 것이다. 여기에는 사사로운 개인감정이나 ‘정쟁’이 있을 수 없고 사회 지도층 인사는 물론 군산을 진정으로 사랑하거나 군산에 뼈를 묻을 시민이라면 진정으로 군산을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현실과 동떨어진 제언일까. 문동신 시장과 김관영 국회의원, 정치권에서 회자하는 차기 시장 후보군을 비롯한 소위 영향력 인사들이 사심을 버리고 한자리에 모여 현 난국을 풀어갈 중지를 모으는 등 협력 관계를 구축했으면 한다. 이들 가운데 어느 누구도 군산의 불행을 원하고 안정을 바라지 않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이다.

 군산의 주인은 군산 시민이다. 건물주인이 건물의 깨진 유리창을 그대로 방치하면 지나가는 행인들은 그 건물을 관리를 포기한 건물로 판단하고 돌을 던져 나머지 유리창까지 모조리 깨뜨린다는 ‘깨진 유리창 이론’이 있다.

    발전 잠재력이 무궁무진해 희망찬 미래도시로 불리는 군산이 분열하고 갈등하는 데 어느 누가 군산에 투자하고 살려고 할 것인가. 지금 군산이 필요한 것은 비난과 힐난의 돌이 아닌 가슴 깊은 곳에서 우러러 나온 진정한 애향의 실천이다.

군산=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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