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 아름다운 순례길
김제 아름다운 순례길
  • 조원영 기자
  • 승인 2015.11.26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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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때로는 아름다운 자연풍광을 만나고 너른 평야 곡창지대를 지나면서 새로운 자신을 만날 수 있는 곳, 4대 종교를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김제의 아름다운 순례길을 걸어본다.

 아름다운 순례길은 개신교, 불교, 원불교, 천주교 등이 상생과 화합을 위해 전라북도 지역의 다양한 종교문화 및 역사문화 자원을 연결해서 2009년 전라북도가 종교지도자들이 마음을 모아 종교 간 서로 경계를 허물어 소통하고 화해하며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을 실천하는 길로 이 길을 아름다운 순례길이라 이름 하게 되었다.

 아름다운 자연풍광 못지않게 종교마다 품은 이야깃거리가 풍부한 아름다운 순례길은 지역의 다양한 종교문화 유산을 연결해 만든 총 240km의 순례길 중 김제 아름다운 순례길 6~7~8코스 구간 38.7km가 조성되었다.

 ▲총 10점의 보물을 간직한 미륵성지 금산사

 대적광전 앞마당의 육각 다층 석탑과 석련대 등 총 10점에 이르는 보물이 있으며 국보 제62호인 3층 통층 구조의 미륵전이 있다.

 39척(11.82m)에 이르는 거대 미륵불상을 품은 이 법당은 오랜 고난의 세월을 보낸 민중에겐 희망의 근거가 되었다는 그 미래의 부처 미륵신앙을 상징화한 곳으로 불자들뿐만 아니라 사계절 전국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금산사에서 매표소 입구로 다시 내려오는 오솔길이 참 아름다운 곳, 느리게 걷고 바르게 걷고 기쁘게 걸으라고 달팽이가 그려진 아름다운 순례길 이정표 ‘느바기’ 가 순례길을 안내한다.
 

 ▲금산교회에서 발을 멈춘다.

 1908년 미국선교사에 의해 헌당된 이래 1989년 6월까지 예배를 드리던 ‘ㄱ’ 자형 한옥교회의 모습 그대로이다.

 ‘ㄱ’ 자형 건물이 지니는 의미는 엄격하게 남녀를 분리하던 한국교회 초창기의 유교적인 사회상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지금은 사용할 수 없는 110년이 넘은 풍금과 천장의 서까래가 지난 세월을 이야기하는 듯하다.

 당시로써는 드물게 보는 평등사고의 일화인, 마을의 부호로 금산교회 설립에 큰 몫을 담당한 주인 조덕삼을 제치고 그의 머슴이자 마부인 이자익이 장로에 당선된 이야기가 전해진다.

 조덕삼의 인간 됨됨이도 넉넉해서 후에 이자익 장로를 평양신학교에 유학시켜 금산교회 담임목사를 맡기게 된다.

 ▲금산교회를 지나 대순진리회 상생 청소년수련원을 끼고 돌자 동심원을 만날 수 있다.

 ‘동동동심원’ 어린아이의 순수한 마음으로 한결같이 동이족을 사랑하자는 뜻으로 송재욱 선생이 조성한 사유 공원이다. 송씨는 국내 최초를 독도로 호적을 옮긴 인물이다.

 동심원에서 동곡마을로 들어서기 직전 제비산 월명암으로 오르는 길가엔 조선시대 사상가이자 혁명가인 정여립의 활동지가 있다.

 서른아홉 나이에 이곳으로 내려온 정여립은 대동계를 조직하는 한편 천하는 공공의 물건이며 누구를 섬긴들 임금이 아니랴는 생각을 전파하며 높낮이 없는 평등세상을 꿈꾸다 ‘기축옥사’의 희생자가 되고 만다.

 동곡마을에선 증산교 교주인 강증산(1871~1909)의 흔적을 살펴보면 증산이 1908년 열었다는 동곡약방은 유일하게 남아있는 그의 자취 ‘민중이 곧 한울님’이라는 그의 유지가 남아있는 곳이다.
 

 ▲동곡마을을 지나 금평저수지 데크길

 겨울을 나러온 오리떼가 모이는 그곳이 한때는 ‘오리알터’로 불린 곳이다. 저수지를 끼고 증산법 종교본부에 다다른다. 증산미륵불을 봉안한 삼청전을 지나자 묘각인 영대가 우뚝 서 있다. 증산 부부가 잠들어 있는 곳이다.

 ▲원평마을로 접어들어 본다

 원불교 원평교당~원평성당~원평교회가 차례로 이어져 한 마을 안에 종교가 서로 이웃하면서 상생과 화합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원평교당은 특히 원불교 교주 소태산 대종사와 2대 종법사 정산 송규 정사, 3대 종법사 대산 김대거 종사 등이 수행한 인연이 있는 곳으로 소태산 대종사는 금산사 미륵전 뒤 송대에 거처를 정하고 1개월을 휴양하던 중 자신이 깨달은 우주만유의 본원을 ‘○’(일원상)으로 처음 그려 보인 곳이기도 하다.

 원평천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 오른쪽으로 독립만세가 지축을 흔들었던 원평장터다 전봉준이 동학교도를 이끌고 일본군과 관군을 물리쳤던 구미란도 지척이다.

 ▲원평천 둑길을 따라 더 가면 수류성당에 닿는다.

 수류성당은 신부님과 스님이 지도하는 두메산골 어린이 축구팀 이야기를 그린 영화‘보리울의 여름’배경이 된 곳이기도 하다.

 1889년 4월 베르모렐 신부가 완주군 구이면 안덕리에 설립한 배재 본당을 모태로 한 백 년 이상의 교우촌 명성을 이어온 곳으로 전통을 자랑한다.

 수류성당은 1950년 인민군과 빨치산에 의해 전소돼 한국전쟁이 끝나고 본당 신자들이 구호물자를 직접 적립해 1959년 다시 지었다고 한다.

 김제의 아름다운 순례길을 걷다 보면 종교성지의 유적을 체험하며 몸과 마음을 힐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까치밥으로 남겨진 몇알의 홍시와, 몇 잎 남지 않은 단풍잎 등 늦가을 농촌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어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김제=조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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