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립단설유치원 신설 시급하다
공립단설유치원 신설 시급하다
  • 이상덕
  • 승인 2015.11.22 17:1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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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비 때문에 아이 못 낳겠다.”

학부모들의 아우성이다. 자녀 교육비가 너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전라북도교육청은 중기재정계획에서 2020년까지 유치원 총 11개(공립 10개, 사립 1개)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전북이‘교육도시’라는 명성은 옛말이다. 25년 전에 비해 ‘반토막’인 학생 수. 교육여건 또한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옛 명성을 되찾고 전북을 ‘찾아오는’ 교육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현 박근혜 정부와 교육부는 누리과정 예산을 즉각 수용하고, 학부모와 유아교육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필요가 있다.

정부와 학자들이 외치는 것처럼 유아 시기의 교육이 제일 중요함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그런데 양질의 유아 교육을 위해 공립단설유치원을 짓는데 있어서는 법으로 정해진 것도 지키지 못하게 하려는 특정 교육위원과 사립유치들의 속내는 무엇일까. 유아교육법 개정의 취지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공립단설유치원 신설을 반대하는 의도는 무엇인가. 유치원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들이 ‘제대로 된 단설유치원’을 그렇게 원하는데도 말이다.

실제로 올해 11월에 원생을 모집한 익산시 공립유치원은 경쟁률이 높아 로또 당첨보다 어려웠다. 특히 공립유치원 만 3세 반의 경우, 12명 모집에 150명이 몰려 12.5: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만 4세 반은 2명 모집에 45명이 신청하여 경쟁률 22.5:1의 진기록을 세웠다. 이는 정부의 무책임한 정책의 결과다. 교육의 첫 단추를 꿰는 유아 교육의 시작부터 우리 아이들은 경쟁 속에서 치이면서 자라나고 있다.

누리과정 예산 미반영으로 보육료 부담이 적은 어린이집이나 공립단설유치원은 초등학교 병설유치원과는 다르다. 시설·설비를 유아에 맞게 구비하고, 혼합 반 구성 비율이 낮아 누리과정을 적정하게 운영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학부모 입장에선 질 좋은 교육을 제공하는 유치원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정원 충족률과 학부모 만족도 또한 높게 나타났다. 대다수의 예비 유치원생들이 높은 경쟁률 때문에 유치원에 입학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할 때 단설·공립유치원의 설립 확대는 반드시 필요하다.

유아교육 의무 공교육화를 위한 공립유치원 설립 확대는 세계적인 추세다. OECD 국가의 평균 공립유치원 수용률은 68.6%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20.7%에 불과하다. 특히 전북의 경우 2015년 3세∼5세 취원대상 아동 수는 49,998명으로, 이 중 공립단설유치원 2,152명(4.3%), 공립병설유치원 5,980명(12%), 사립유치원 16,995명(34%)으로 사립유치원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전체 유아교육 대상자의 50%인 24,871명이 갈 데가 없거나 제대로 된 유아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공립 단설유치원 설립을 학부모들이 선호하며 강력히 요구하고 있으나, 특정 지역에서 이를 무시한 채 특정 교육위원의 반대와 사립유치원의 불만 등을 이유로 공립 단설유치원을 포기하겠다는 것은 결국 유아들의 질 좋은 교육에 대한 책임을 극소수 특권세력 특권이자 도민을 무시하는 처사이다. 유아교육 의무 공교육화의 추세에 따라 누리과정을 도입해놓고도 누리과정이 운영될 수 있는 요건이 제대로 갖춰진 단설유치원을 늘리지 않는 것 역시 유아교육 강화에 대한 취지에 배치되는 것이다.

전라북도의회와 교육위원이 사립유치원의 선거 포퓰리즘을 의식하며 눈치만 볼 게 아니라, 지금이라도 학부모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현장의 의견을 제대로 들어야 한다. 목소리 큰 극소수의 의견보다 대다수 학부모의 열망과 유치원 현장교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도교육청이 기초교육의 출발점인 유아교육의 발전을 위해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수용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이상덕<전북교육장학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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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시민 2015-11-24 09:27:07
오랜만에 속시원한 글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