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 창간기념일에 부쳐
27년 창간기념일에 부쳐
  • 송재복
  • 승인 2015.11.19 1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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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22일은 전북도민일보 창간 27주년이라고 한다. 27년 동안 지방의 공익기관으로서 많은 이바지를 해왔고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많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반적으로 지역 언론기관은 주민에게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역할을 한다. 행정기관이나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알리고 전달한다. 뿐만 아니라 잘못된 것을 바로잡거나 방향을 제시한다.

 어느 경우 지역문제에 대해 주체적으로 여론을 형성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문제해결자로서의 역할도 한다. 지역 언론기관이 갖는 이러한 다양한 역할과 기능이 있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바른 정보를 적시에 전달하고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여 주민과 함께 지역을 만들어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오늘은 전북도민일보의 창간과 관련하여 지역언론이 해야 할 일 중 특히, 지역현안과 관련된 2가지를 제시하고자 한다. 하나는 지역 내의 문제와 이슈로서 전북인의 의식변화와 관련된다. 다른 하나는 지역경계를 벗어난 문제로서 지방분권과 관련한 주제이다.
 

 지역언론이 해야 할 2가지 현안

  지역언론이 전북인의 의식개혁에 초점을 두어야 하는 이유는 많은 독자들과 주민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정보와 지식, 이념을 전달할 수 있는 기관이기 때문이다. 전북인은 흔히 3감(패배감, 소외감, 변방감), 3불(부정의식, 불친절, 불만), 3수(소극성, 소심, 소지역주의)의 문제가 있다고 한다. 이러한 것들은 하루아침에 형성된 것이 아니다. 따라서 지역언론이 나서서 꾸준히 지역주민의 의식개혁을 해나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 지역의 발전이나 경제성장, 성숙한 민주사회로의 변화는 경제적 자본보다 사회적 자본즉슨, 신뢰와 협력, 네트워크가 중시된다.

 전북지역이 인물이 없거나 차별받고 무장관 무차관이라는 이야기를 하기보다 지역의 인물을 키우고 서로 밀어주고 이끌어주는 사회적 자본이 축적되어야 한다. 그러한 사회적 자본은 구성원들 간의 관계 속에서 형성되기 때문에 전북도민일보 등 지역언론이 나서야 가능하다. 지역문제를 벗어나 지역언론이 나서야 하는 또 다른 이슈는 지방분권의 문제다. 이 이슈는 우리 지역만의 문제가 아닌 국가차원의 문제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지방자치는 실시된 지 20년이 되어 그동안 많은 발전을 왔다.

 주민참여가 신장하고 복지, 문화, 여가 수준에서 주민의 생활수준이 높아졌다. 그러나 우리의 지방자치는 1987년의 헌법, 즉 민주화의 초기단계에 근거한 분권수준이기 때문에 요즈음의 시대적 상황이나 국민적인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중앙정부의 위탁사무가 아직도 40%를 차지하고 있고 지방재정의 경우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은 80대 20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지방정부가 재원이 없어도 세원발굴이나 세율조정을 할 수 없다. 오히려 지방자치실시 이후 국고보조사업의 지방비 부담으로 (2011년-15년간 25% 증가) 지방재정자립도는 낮아졌다(‘95년 63.5%에서 2014년 50.3%로 감소).

 자치입법권도 지역실정에 맞는 조례제정을 할 수 없으며 공무원의 인원증가나 행정조직을 개편할 경우 중앙정부의 승인을 받게 되어 있다. 지방자치 실시가 20년이 되었다고 하나 너무나 제약된 지방자치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지역실정도 고려하지 못한 실정이라 할 수 있다. 집권자들의 의지결여와 중앙정부 공무원의 욕심 결과이다. 이러한 문제는 한 지역만이 아니라는 점에서 전북도민일보 등 지역언론이 다른 지방 언론기관과 네트워크를 형성하면서 꾸준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 생각된다.
 

 주민과 함께하는 언론기관 되기를

 지역언론은 우리들의 생활 속에서 함께 성장하며 지속한다. 문제는 지역언론이 과연 무엇에 초점을 두고 가야 하는 것이다. 공익기관으로서 본연의 역할에 충실히 해가며 사업으로서의 성공도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지역현안은 주민의 생활과 밀접하며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자긍심을 갖는 일이 된다. 그렇기에 지역언론은 전술한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그것을 통해 주민과 함께 가야 한다.

 전북인의 의식개혁문제는 새로운 사람을 만들어 가는 것이며 삶의 방식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다. 지방분권은 우리 지역은 물론 전국이 같이 생활수준을 높이고 삶의 가치를 제고하는 것이다. 지역언론은 주민을 위해 이러한 일들에 새로운 좌표를 둘 필요가 있다. 주민이 지역언론에 기대하기보다 언론기관이 주민을 위해 무엇을 해줄 것인가를 생각해야 할 때이다. 전북도민일보가 지방화의 시대에 미래를 열어가는 선도지가 되기를 기대한다.

 송재복<호원대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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