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가?
누구를 위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가?
  • 한기택
  • 승인 2015.11.19 16: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후손에게 부끄러움이 없는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만들어야 한다.

 지난달 이산가족 상봉 시에 휠체어를 탄 백발의 할아버지가 65년 전, 딸에게 “고추를 팔아 예쁜 꽃신을 사주겠다.”고 약속했던 예쁜 꽃신을 들고 헤어진 지 65년이 되는 딸과 상면하는 장면이 TV에 방영되었다.

 헤어짐의 비극을 만든 것은 조상이고 이러한 헤어짐과 비극의 고통을 받는 것은 오늘의 후손들이다.

 한 나라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요인은 국민정신, 국방력, 경제력, 정치체제, 문화역량 등 다양하며,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으나 총체적인 국력의 진퇴를 결정짓는 것은 건강한 국민정신과 이를 이끌 훌륭한 지도자와 단합된 국민의 힘이다.

 우리의 역사 속에는 당파싸움으로 지도자와 조상들이 뒤흔들려 전쟁의 참화를 겪은 역사가 있다.

 선조 24년(1591) 정월에 통신사로 일본에 간 황윤길과 김성일이 무려 10개월이나 지난 뒤에 귀국하여 황윤길은 그간의 실정과 형세를 보고하면서 “필시 병화(兵禍)가 있을 것이다”라고 하였는데, 김성일도 왜구가 쳐들어올 것을 알면서도 “그러한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는데, 황윤길이 장황하게 아뢰어 인심이 동요되게 하니 사리에 매우 어긋납니다.”라고 보고했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보고로 왜구의 침략에 대해 미리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가 다음해인 1592년부터 1598년까지 7년간 임진왜란을 겪었다.

 잊지는 말아야 할 것이 우리의 역사이고 바르게 가르치고 뒤돌아보아야 할 것이 역사이다.

 이러한 외침을 예방하고 나라발전을 위해서는 ‘하나로 뭉치게 하는 구심점(힘)’이 있어야 한다.

 일본에는 천황이 있으며 천황은 희망이고 국민들의 구심점이 되고 있으며 여기에 사무라이 정신이 일본인들을 하나로 뭉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대국굴기(大國?起)라는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방영하여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으며, 대국굴기를 통해 차기 세계 제1의 강대국은 중국이라는 믿음을 중국인들에게 심어주었다.

 지금 세계지도가 다시 그려지고 있다고 할 정도로 세계정세가 급변하고 있으며, 세계 각국이 나라 발전을 위해 국민정신을 하나로 모으기에 여념이 없는데 우리 정치를 보면 대통령 되기 위한 욕심증, 자기(당)중심증, 역사 상실증, 사색당파증, 빨리빨리 조급증의 5차원 공간을 허우적거리는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나 된 힘이 있어도 어려운 시기인데 역사교과서를 가지고 정치가 분열하고, 국론이 분열되고, 심지어 학생들마저 갈등하고 있어 역사 분열에 대한 우려의 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의 동북공정 이론은 이미 세계 각국의 교과서에 반영되고 있으며, 일본의 역사왜곡은 도를 넘은 지 오래이며 일본은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교과서를 만드는 등 우리 역사와 국토를 침공(?)하고 있는 어려운 지경이다.

 또한 외교부에 따르면 튀니지, 아르헨티나 등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와 외교적 관계가 적은 국가는 물론 미국, 독일, 러시아 등의 교과서까지도 한국에 대한 설명이 잘못된 것이 나타나고 있으며, ‘세종대왕 시대에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이 발생했다’는 등 어처구니없는 역사 기록까지도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위키백과에 우리나라의 건국일에 대해서 1919. 3. 1.을 비롯하여 6가지의 주장이 기재되어 있으며, 현재에도 건국일은 ‘1948년 8월15일’과 ‘1919년 3월 1일’로 서로 충돌하고 있다.

 역사의 분열은 올바른 역사교육을 저해할 수 있으며 국내외적으로 손실이 크게 나타날 수도 있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일제를 이겨내는 길은 왜곡된 역사가 아닌 ‘올바른 역사’뿐이라고 역설하셨다.

 ‘국정이다’ 검인정이다’ ‘대체교과서다’는 주장은 모두 일장일단(一長一短)이 있다. 새누리도, 새민련도, 교육감들도 자기주장만 옳다고 하며 싸우지 말고 국민들에게, 후손에게 부끄러움이 없는 역사교과서를 만들어 역사교육을 정상화하고 우리 역사를 바르게 알리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누가 만들어도 ‘참 잘 만들었다’는 합창의 박수 소리는 듣기 어려울 테니 참으로 걱정이다.

 한기택<코리아교육연구소 소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