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음식 ‘김장김치’로 가족건강 챙긴다
건강음식 ‘김장김치’로 가족건강 챙긴다
  • 고달관
  • 승인 2015.11.17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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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법 쌀쌀해진 날씨에 무심코 달력을 보니, 첫눈이 내릴 정도의 추위가 시작된다는 소설(小雪)이 바로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맘때가 되면 과거 우리 농촌은 가을 동안 수확한 땀방울이 밴 곡식들을 곳간에 들여놓고 겨우내 먹을 김장김치를 담그곤 했다. 집집마다 할머니, 어머니, 며느리 등 온 식구가 모여 김장을 하면서 두런두런 이야기꽃을 피웠다. 김장김치는 특별한 반찬이 없던 그 시절엔 겨울철 밥상에 올라오는 주된 반찬이었고 우리는 김치 하나로 한 끼를 배불리 먹곤 했다. 요즘 핵가족 시대엔 이러한 진풍경을 상상할 순 없겠지만 그래도 이맘때가 되면 우리 어머니들의 가장 큰 행사는 김장 담그기다.

 김치의 건강식품으로서의 효능은 이미 전 세계인들도 잘 알고 있을 정도이며 과학적으로도 여러 효능이 입증된 식품이다. 배추와 무에 고추와 마늘, 파 등 각종 양념, 그리고 빠질 수 없는 우리 어머니의 손맛까지 먹음직스럽게 어우러져 있는 우리나라 최고의 음식이다.

 정부 3.0 정책의 일환으로 다양한 정보가 공유되고 있는데 배추과 채소에는 글루코시놀레이트라는 기능성분이 많이 들어 있다. 이 성분은 항암 기능뿐만 아니라 항균과 살충작용을 하는 유용한 기능성 물질로 무와 순무, 배추, 양배추, 브로콜리 등에 많다.

 특히 배추에는 비타민A와 C가 풍부하며 식이섬유가 많고 칼로리가 낮아 변비개선 효과는 물론 대장암 등 각종 암 예방에 효과적이다. 배추의 진한 초록색 겉잎에는 비타민A와 C, 엽록소가 많고, 노랗고 고소한 속잎에는 항암물질로 알려진 베타카로틴과 눈을 보호하는 루테인이 함유돼 있다.

 무의 잎에는 시금치 못지않게 비타민이 많으며 몸에 들어오면 비타민A로 변하는 베타카로틴이 풍부하다. 베타카로틴이 풍부한 채소를 먹으면 폐암 발생률이 20~30% 줄어든다는 보고도 있다.

 또한 김치의 필수 양념인 마늘은 강한 향을 제외하고 100가지의 이로움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항암, 항균, 혈관질환 치료, 항산화, 면역증강, 중금속 해독 등이 대표적이며 주요 성분인 알리신, 유기성 게르마늄, 셀레늄 등은 암 억제와 예방에 이바지한다는 연구결과도 다수 보고돼 있다.

 김치를 담글 때 꼭 필요한 양념으로 고춧가루를 빼놓을 순 없다. 고추는 다양한 비타민과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건강에 좋은 영양소의 보고로, 특히 비타민C가 감귤의 2배, 사과의 30배나 함유돼 있다. 또한, 고추 특유의 매운맛을 내는 캡사이신은 항균, 항암, 항비만, 항동맥경화, 항통증 등의 생리활성을 가진 물질로 고추의 매운맛은 천연 진통제인 엔도르핀 분비를 촉진해 스트레스를 줄이고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작용도 한다.

 이처럼 기능성이 풍부한 재료로 만드는 김치가 오늘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음식으로 자리 잡기까지는 오랜 세월 동안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보태지고 현재 채소 육종기술이 더해졌기 때문에 가능했다.

 11~12월에 수확한 배추가 가장 맛있고 영양성분도 풍부하다.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올해 김장철 배추, 무 가격은 출하량 증가로 평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낮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올해 김장을 할 때는 넉넉한 마음으로 온 가족이 둘러앉아 김치 한 포기라도 더 담그며 정성껏 농사지은 농부의 고마움도 같이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아삭아삭 맛좋은 무엿이나 무 피클을 담가도 좋고 배추로 쌈, 샐러드, 무침 등 새로운 요리를 준비해 풍성한 저녁 식탁을 꾸며도 좋다.

 예로부터 내려오는 선조들의 넉넉한 인심을 아이들에게도 물려주며 농업인과 우리 주변을 배려하고 함께하는 마음으로 온 가족이 김장 김치를 담그며 훈훈한 겨울 맞을 준비를 하길 바란다.

 고관달<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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