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질병에 대한 관심과 대처방안 필요
신종질병에 대한 관심과 대처방안 필요
  • 김진태
  • 승인 2015.11.16 1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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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여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로 인해 온 나라가 불안에 떨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급격한 관광객 감소와 국민들의 소비위축을 비롯한 전반적인 국가 경제의 경기침체와 대외적 이미지 실추라는 여러 가지 표면적인 문제점들을 표출한 것이다. 질병 대책에서도 우왕좌왕하는 질병관리본부의 엉성한 사후관리와 대응과정에서도 많은 지적과 국내 굴지의 종합병원에 대한 봐주기식 행정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중동국가를 제외한 메르스발생국가중에서 환자수와 사망자 수가 압도적으로 많았고 원인규명과정에서도 홍콩과 중국에 뒤지는 등 국민들의 기대치와 불안감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었음을 여실히 드러냈었다.

이런 상황은 단순히 우연히 발생하지는 않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인데 질병관리본부의 관료적인 시각과 행태가 초유의 신종 질병발생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것이다. 현장중심의 경험 많은 전문가들이 비상사태에 대처하는 방안마련을 평소에 꾸준히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여러 이유 가운데 하나다. 또한, 각 지역의 관련기관과 전문가들과의 소통과 협업을 강조하는 시대적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것도 지적할 수 있다.

그런데 메르스와 같은 신종질병이 혹여 재발생할 경우 그때는 제대로 효율적인 해결방안 마련이 될까 하는 의구심은 여전하다. 왜냐하면, 현재 검토 중인 방안을 보면 상당히 미흡하기 때문이다. 예산과 인력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도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할뿐더러 다양한 시스템 제시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인 효과는 미지수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상징적인 개선의지 표방 정도로 그치고 뒷수습은 지역에서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결론이 날 개연성이 크다. 현재 지역에 할당하는 교부세 감소로 인해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감당할 부담이 결코 적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이러한 고민 없는 행태가 반복된다면 지난여름의 긴박하고 의미 있는 경험은 아무 소용이 없게 될 것이다.

시행착오를 통해 새롭게 인식하고 반복되는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학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르스를 비롯한 새로운 질병들이 시간이 가면서 증가하고 출현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학습효과는 소용이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 그저 다른 나라의 일로 인식됐을 메르스가 갑자기 국내 유행병으로 인식되는 혼란을 초래했던 것처럼 새로운 질병의 출현은 미처 대응책을 강구하기도 전에 국내에서 창궐하는 사태를 맞이할 수 있다. 며칠 전 발생했던 건국대 괴질처럼 질병발생은 확인되었는데 그 원인은 불명인 경우와 같이 이전의 제한된 정보와 여건에서는 새로운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 당연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꾸준한 예산투입과 인력양성이 요구되는 것이다.

잘 사는 지역의 주민이 상대적으로 경제수준이 떨어지는 지역주민에 비해 평균수명이 높다는 언론의 보도내용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평소 건강관리를 위해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횟수와 혜택이 도시지역의 부유한 주민이 거주하는 지역이 유리하다는 것은 이미 기정사실이다. 따라서 각종 의료혜택과 진료기회가 우선적으로 양호한 여건에서 개인위생과 건강관리에 투자하는 노출기회가 상대적으로 좋다는 것이다.

기후변화에 대해서 많은 우려를 제기한다. 대기중 미세먼지 발생빈도와 농도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미세먼지에 포함된 각종 유해한 중금속이나 미량의 요소들이 야기할 후유증에 대해서도 염려하고 있다. 또한, 실내공기질 악화에 따른 유아, 노인층들의 질병발생도 심각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것과 더불어 새로운 질병의 발생 기회도 증가하게 된다. 지금까지 경험할 수 있었던 병원체가 아닌 듣보잡 병원체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위해 경험 많고 전문적인 인력과 분석여건이 필요하다. 보건환경연구원의 질병 부서가 전문화되고 특성화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우리 지역의 질병에 대처하는 최일선의 분석기관이고 전문인력이 담당할 수 있는 기관이기 때문이다.

시간이 갈수록 안심하며 쾌적한 여가생활을 할 수 있는 생활여건에 대한 선택이 증가할 것이다. 도시를 벗어나는 귀농귀촌과 살고 싶은 농산촌지역을 찾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살고 싶어 찾아오는 선호도 높은 지역을 위해 보건환경이 우선되는 청정전북의 환경조성이 시급하다.

김진태<전라북도보건환경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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