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술의 모든 것 깊이를 맛보다
세계 술의 모든 것 깊이를 맛보다
  • 완주=정재근 기자
  • 승인 2015.11.05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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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 대한민국술테마박물관

 완주군 구이면 경각산 자락에 위치한 대한민국술테마박물관. 이곳에는 국내 최대 수량을 자랑하는 5만여점의 술에 대한 유물과 관련 콘텐츠가 있다. 또 발효체험과 교육, 제조, 시음 등을 한 곳에서 경험할 수 있는 전통문화와 술 문화의 가치를 계승·발전할 수 있는 테마형 공간이 조성됐다.

이곳의 지명은 거북이 형태를 보이고 있다 하여 구암마을이다. 구이저수지는 옹녀터요, 치마산에서 말 타고 오다 머문 곳이 경각산이고 봉우리는 장군봉, 각시봉 그리고 박물관이 위치한 곳이 만호터다. 앞에 탁 트인 마을쪽이 함안뜰로써 결국 하늘이 내려준 술 박물관 터다.

박물관내에는 주조장은 물론 일명 ‘옹팡집’, 세계의 술 등 술 문화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전시되어 있다. 박물관 판매시음장에서는 우리나라 명인명주 시음회도 실시하고 있어 전국의 다양한 술을 맛볼 수 있다. 전시되어 있는 한 점 한 점이 모두 술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고, 각각 민속학적, 문화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단풍이 짙게 물들어가는 이 가을주말에 완주술테마박물관에서 술체험을 하면 어떨까?


◆박물관 개요 및 술체험관

대한민국술테마박물관은 총 면적 6만1,594㎡, 연면적 4,354㎡에 이르며,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전시관과 야외시설 등으로 이뤄졌다.

물방울처럼 퍼져 나가는 술을 형상화한 반원형의 박물관에는 수장형 유물전시관, 입체영상관 등의 제1전시관과 대한민국 술의 역사와 문화관, 주점체험관, 전통주 르네상스관, 세계의 술, 향음문화체험관 등의 제2전시관 등 술과 관련한 특별한 공간이 자리 잡고 있다.

야외에는 드넓은 잔디정원 곳곳에 옛 선인들의 풍류를 엿볼 수 있는 유상곡수연, 신라사람들의 음주문화가 담긴 주령구, 술을 빚던 항아리 등이 전시되어 있다. 또 야외공연장, 수풀미로, 휴게시설 등이 자리해 있는데다 구이저수지 둘레길도 연결돼 힐링 산책 코스 잘 어울린다.


◆술의 기원은?

대한민국술테마박물관은 술의 기원부터 우리 역사 속 술의 시원과 시대별 전개, 단순히 즐겨 마시던 술을 넘어 하나의 문화로 전개되는 양상, 재료와 제조, 우리 술의 미래비전 등 우리나라 술 문화를 종합한 곳으로, 다채롭고 다양한 소주제들로 구성되었다.

이 가운데 수장형 유물전시관에는 1만여점의 방대하고 다양한 유물을 주제별로 선별하여 전시돼 있다. 대한민국 술의 역사와 문화관은 술의 시원부터 전통주 암흑기인 일제강점기까지 우리 문화의 일부로 함께했던 술에 대해 정리해놓은 공간이다.

또 1960년대 양조장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용진주조장’, 1970년대 대폿집 ‘옴팡집’과 1990년대 전주 중심가의 ‘뮌헨호프’를 실감 나게 연출한 재현거리는 보는 이들에게 어릴 적 추억과 재미로 쏙 빠져드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아울러 전시관 전반은 유물과 함께 첨단 영상장치, 연출 디오라마 등이 조화를 이루어 관람객들이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우리 술과 문화를 이해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어린이, 청소년들도 향음 문화체험을 통해 술에 대한 예법과 스스로 절제할 수 있는 음주 자각심 등을 느낄 수 있도록 조성되었다.

◆세기의 술 소장

국내 최초의 와인인 파라다이스 사과와인과 뒤를 이은 포도와인은 1960~70년대 부족한 식량난을 이겨내면서도 생산자들에게는 유실수 재배를 통한 농가소득증대, 소비자들에게는 영양가 높은 술을 선사하기 위한 정부 당국의 노력이었다.

특히 당시 해태산업에서 출시한 ‘노블와인’은 1975년 국회의사당 준공 당시 해태상 아래 묻혀 100년이 되는 2075년에 개봉해 만개한 민주주의를 축하하며 건배를 나누자 약속했던 의미 있는 술이다.

또 로얄 살루트 38년산은 술 이름보다 ‘Stone of Destiny’로 잘 알려졌는데, 블렌딩 된 한 방울 한 방울이 최소한 38년 이상 오크통에서 숙성된 원액으로 만들어져 있다. 이 ‘운명의 돌’은 왕이나 여왕의 즉위 시 새로운 왕의 탄생을 인정하는 중요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영국에서 생산되는 종 모양의 술병 (Bell‘s Decanters)은 1920년대 처음으로 고안된 것이다. 병 겉면에 영국 왕실의 찰스왕자와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사진이 삽입된 이 술은 1981년 7월 29일 그들의 결혼을 기념해 제작한 한정판 술로, 출시된 달에 판매가 완료되었다고 한다.

현재 개관기념특별전 ‘세계 지도자와 술’을 주제로, 나폴레옹이 전장에 나갈 때마다 직접 챙겼던 승리의 샴페인 모엣 샹동, 미국 역사상 최초로 중국을 방문하였던 닉슨 대통령의 환영 만찬주 마오타이, 처칠이 즐겼던 마티니 등 잘 알려진 지도자들과 그들이 사랑했던 술을 기획전시로 만나보실 수 있다.

 ◆ 박영국 박물관 초대관장 “지구촌 술 페스티벌 추진”

“대한민국술테마박물관은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대한민국의 술 문화를 정리하고 가치 있는 미래의 문화유산으로 정립하기 위해 이곳에 총 집합시킨 곳입니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술 문화가 집약된 이곳에서, 단순한 일회성 행사를 넘어 영구적이고 지속적인 관광명소로 가꾸어나가기 위해 지구촌 술 페스티벌을 벌일 계획입니다.”

대한민국술테마박물관 초대 관장인 박영국씨는 포부를 이같이 밝혔다.

박 관장은 “부산 국제영화제에 버금가는 술 축제를 완주에서 펼쳐보이겠다”면서 “세계인의 술 문화, 그 속에 우리 술과 음식의 어울림을 한 마당으로 만들어 보고, 느끼고, 체험하는 테마파크가 되어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술의 메카로 새롭게 태어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관장이 처음 완주술박물관에 관심을 갖게 된 동기는 경기도 안성에 술 박물관을 운영하던 중, 참여정부 당시 서울, 제주 등지에서 민속촌과 함께 박물관을 조성해보자는 제안에 따라 전통주 회사에서 소장 유물을 모두 매수하겠다던 제안을 받았다. 그러나 박 관장은 그 어떤 것보다 명예를 선택했던 것이다.

“당시 여러 지자체 가운데 술 테마타운에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던 완주군에 보금자리를 틀게 되었고, 제가 가진 유물들을 모두 완주군에 기증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대한민국술테마박물관에서 술 문화와 축제를 접목시키고 관광상품으로 만들어 고소득을 올릴 수 있게끔 하여 나갈 포부를 밝혔다.

이밖에 활발한 관람객 유치와 지역 발전 및 주민소득 창출이라는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생동감 넘치고 역동적인 축제의 장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을 다짐했다.

완주=정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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