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행정연수원 전북 소외계층과 함께 가다
지방행정연수원 전북 소외계층과 함께 가다
  • 박기홍 기자
  • 승인 2015.11.02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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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 혁신도시에 입주한 11개 기관 중 지역의 소외계층과 함께하는 기관을 손꼽으라 하면 단연 ‘지방행정연수원(원장 주낙영)’이 으뜸일 것이다. 지난 2013년 7월 혁신도시로 가장 먼저 짐을 꾸려 이전한 연수원은 이후 지역민을 섬기고 나눔과 봉사 활동을 펼쳐 박수를 받고 있다. 행정자치부 산하 연수원은 전국에 있는 지방 공무원의 교육 훈련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지난 65년 9월 1일에 문을 열었으니 올해로 50주년을 맞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 긴 역사만큼이나 나눔과 봉사의 열정도 뜨겁고 치열하다.

연수원 봉사활동의 특징은 노력봉사는 물론 재능기부 중심의 봉사도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추석을 앞뒀던 지난 9월 24일. 주 원장을 비롯한 연수원 직원들은 완주군 봉동읍을 찾아 지적장애인시설인 ‘다애공동체’에서 시설 청소와 산책도우미 등 봉사활동을 펼쳤다. 주 원장부터 직접 건축자재를 나르는 등 봉사활동에 고위직과 하위직을 구분하지 않고 전 직원이 참여하고 있다.

연수원들은 또 완주군 이서면 주민과 함께하기 위해 이서면 행사 때마다 동참하고 지역민과 어울리는 등 그야말로 살아 있는 현지화에 주력하고 있어 주민들의 칭찬을 받고 있다. 이서면의 한 주민은 “연수원 직원들이 굳이 참여하지 않아도 될 행사까지 챙기면서 주민과 호흡을 같이하려는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은 적이 있다”며 “지역을 위해 봉사도 하고 나눔 행사를 같이하는 모습이 전 공직사회에 확산됐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연수원이 솔선(率先)하자, 교육을 받는 교육생들도 수범(垂範)하고 있다. 연수원의 봉사 활동에, 연수생들도 가세해 분기별로 1회씩 정규 프로그램에 따라 지역사회에서 봉사활동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제22기 여성리더 양성과정의 60여 명은 지난 9월 중순에 고창군에 있는 ‘아름다운 마을’의 사회복지시설에서 재능기부 중심의 봉사활동을 했다.

이 시설은 지적장애우들의 생활시설로 노래나 공연 등을 좋아한다는 의견을 듣고 연수생들이 한 달 전부터 미리 준비하여 맞춤형 사회봉사에 나섰다. 연수생들은 직접 노래하고 단체율동과 플루트연주 등을 통해 장애우들과 훈훈한 정을 나누기도 했다.

제35기 고급리더과정 교육생 100여 명도 지난 9월 초순에 남원시 소재 3개 사회복지시설을 찾아 재능기부에 나섰다. 교육생들이 복지시설의 주변 환경정비에 나서고, 어르신들의 수요에 맞춰 기타 연주와 노래 부르기 등 재능을 기부한 것이다. 주 원장은 “어렵고 소외된 이웃을 위해 사랑과 나눔을 베푸는 봉사문화가 확산할 수 있도록 직원과 연수생의 봉사활동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수원의 나눔 활동도 돋보인다. 연수원은 그동안 완주군 이서면 저소득층 10가정에 대해 총 35회에 걸쳐 7천여만 원을 지원해왔다. 자체적으로 ‘희망나눔 뱅크’를 운영하며 어려운 가족들과 함께하는 연수원의 나눔 행정은 ‘위아자 장터’와 같은 유관기관이 주최하는 나눔 행사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지난 2013년에 이어 올해도 직원과 교육생이 100여 점의 물품을 모아 지역의 ‘아름다운 가게’에 기부했다.

연수원이 전북에 이사 온 후 사회복지시설을 방문해 환경을 정비하고 나눔 활동을 펼친 것만 30회에 육박하고 있다. 이전 첫해인 2013년엔 5회에 불과했지만, 이듬해에 12회로 늘었고, 올 들어선 10월 말 현재 11회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연수원의 나눔 행정은 보유시설을 주민과 함께 사용하는 정책에서 재확인된다. 각종 시설을 주민들에게 개방하는 등 소통과 협력의 상생 시대를 활짝 열어가고 있다. 실제로 연수원은 테니스장 4면과 조깅트랙 및 주차장 123면, 커뮤니티 공원 등을 지역주민에게 전면 개방하고 있다. 인근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골프와 농구, 탁구 등의 스포츠 체험교실을 운영하기도 한다. 시설을 주민에게 개방하기 위해선 별도의 관리가 필요하지만 연수원은 주저하지 않고 주민과 공유하고 있다.

연수원의 나눔과 봉사 행정은 지난 8월 말에 취임한 주 원장 체제 이후 발걸음을 더욱 빨리하는 모습이다. 그는 주민을 섬기자는 일종의 섬김 행정이랄 수 있는 ‘서번트 행정’ 철학을 강조하고 있다. 서번 트(servant)는 ‘하인’을 뜻하는 영어로, 연수원이 하인처럼 지역주민을 모시자는 철학이다.

중앙과 지방 행정에 정통한 그는 연수원이 지역의 소외계층과 함께하고 현장 밀착경영에 나설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소통 행정, 함께하는 행정’은 지역산품 우선구매 등의 경제적 파급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구내식당의 주요 소비품목 33종을 지역 내 생산품으로 직거래 계약하고 지역에서 생산한 식자재 비율도 확대 추진하고 있다.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해 장기·5급 승진 리더과정의 교육생 94%가 인근에서 하숙하는 등 연간 29억 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지역업체 우선 계약을 위해 연수원의 총 계약금액 44억1천만 원 중 무려 78%에 해당하는 34억4천400만 원을 지역업체와 계약해온 점도 연수원의 상생 행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북의 소외계층과 함께하는 지방행정연수원. 교육기관이라는 본연의 업무에 봉사와 나눔의 공직자상을 보여주고 있다는 주민들의 평이 전혀 아깝지 않다.

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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