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대계(百年大計)를 위한 소중한 기회
백년대계(百年大計)를 위한 소중한 기회
  • 고양수
  • 승인 2015.10.29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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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다. 청명한 가을 하늘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연일 미세먼지가 하늘을 뒤덮고, 방방하게 차있어야 할 저수지와 댐 등 취수원에는 물이 말라가고 있다. 최근 지속하는 가을 가뭄에 대기가 말라 미세먼지가 더욱 기승이라고 하니, 우리의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줄 가을비가 간절해진다. 올해 안에 큰 비가 없을 것이라는 예측에 따르면, 이번 가뭄이 가을에만 그치지 않고 내년 봄까지 이어진다는 전망이 우세하여 걱정이 앞선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가뭄에 대한 징후와 그 대비에 대한 필요성은 올해만의 이야기가 아니며 우리나라만의 문제도 아니다. 가까운 중국에서는 2013년 가뭄으로 600만 명이 식수난을 겪고, 농작물 피해 등 9,400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또한, 2014년 미국 캘리포니아 등 남서부는 500년 만에 극심한 가뭄으로 7조 3,300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러한 전 세계적 극한 가뭄의 원인을 지구온난화로 대표되는 기후변화에서 찾고 있다. 최근, 유엔 총회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과 유럽 난민사태의 연관성을 지적하였고, 내전뿐 아니라 가뭄과 같은 기후변화의 악영향이 정치, 사회, 경제적 문제를 부를 수 있다고 전했다.

 올해는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물 부족 국가에 해당하지만, 그동안 물 부족으로 인한 직접적인 스트레스를 체감하지 못했을 뿐이다. 그러나 앞서 말한 것처럼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충남 서북부지역 8개 지자체는 제한급수에 들어갔다. 각 지자체 및 관공서 등을 중심으로 물 절약 실천 캠페인도 연일 진행 중이다. 각 가정에서는 절수기를 사용하는 등 물 절약실천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비교적 농업이 생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라북도는 우선으로 내년 봄 가뭄에 대비하여 긴급 가뭄대책사업비 투입 등을 통해 안정적 농업용수 공급에 힘쓰고 있다. 생활용수의 경우, 과거 만경강?동진강의 절대적 수량 부족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다목적 댐과 광역상수도 등 생활용수 수자원 인프라를 갖추기 위한 노력으로 물 부족 해소에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아직 이러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일부 지역이 있다.

 최근 가뭄으로 당장 식수가 부족하여, 공급하기 부적합한 강물을 끌어다 정수하여 식수로 공급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던 익산이 그 예이다. 가뭄이 지속할 경우, 우리 지역에서도 제한급수를 경험하게 될지도 모른다. 더 큰 우려는 이 같은 가뭄이 단기적이고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앞으로 기후 변화로 인해 가뭄이 장기화· 상시화될 전망이다. 따라서 일시적으로 용수를 확보하는 미봉책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 깨끗하고 안정적인 물 공급을 위한 장기적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오염 가능성이 상존한 현재의 취수방법은 웰빙 등 건강한 삶에 관심이 현명한 시민의 목소리에 부응하지 못한다. 다행히도 우리 지역은 양적·질적으로 열악한 취수원을 대체할만한 용담댐이라는 자원이 있다.

 이쯤에서 '백년대계(百年大計)'라는 고사성어를 떠올려 본다. 당장 눈앞의 문제 해결에 급급하지 말고, 미래세대까지 생각하는 현명한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해볼 때이다. 올 극심한 가뭄이 체계적 물관리를 위한 '백년대계'를 마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길 기대해본다.

 고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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