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새정치민주연합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 김윤덕
  • 승인 2015.10.28 17: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요즘 당이 많이 어렵다. 이럴 때일수록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말이 자주 생각난다. 초심을 생각하며 기억을 더듬다 보니, 국회의원이 되고 나서 당시 첫 대의원대회 때 화두로 던졌던 말이 떠오른다. '민주당은 나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철이 들고 나서 민주화운동을 하고 시민운동을 하면서, 당시의 민주당은 때로는 좋은 감정의 대상이기도 했지만, 솔직히 서운한 마음을 불러일으킬 때가 더 많았고, 한단계 딛고 일어서야 할 경계와 극복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정치를 시작하고 지역민들의 절대 지지를 받던 정당의 공천을 받고 보니, 하루아침에 세상이 달라졌음을 실감했다. 솔직히 당시 민주당이 그렇게 고마울 수 없었고, 그전과는 다른 각도에서 다른 입장에서 다시 생각하게 됐다. 나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준 당을 위해 뭔가 해야겠다는, 더 열심히 당을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의무감도 생겼다. 그리고 첫 대의원 대회 때 당원들에게 그 당시의 솔직한 심정을 고백했다.

 그리고 난 뒤 시간이 흘러 대통령선거를 치렀고, 우리 당은 패배했다. 민주당에 대한 비판과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예전엔 나의 문제가 아니었는데, 국회의원이 되고 나니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당을 어떻게 지켜야 할지 고민스럽고 고통스러웠다.

 시간이 또 흘렀다. 한국 정치 한복판에서 서서 청와대와 집권여당의 전횡을 지켜보는 일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2년 전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이 떠오른다. 그날 박 대통령은 시정 연설 후 저에게 악수를 청했고, 저는 불통 정국에 대한 항의 표시로 착석한 채 악수를 받았다. 당시 야당 의원들은 전체회의를 통해 박 대통령이 입장할 때는 예의를 갖추지만, 퇴장할 때는 항의의 표시로 착석하기로 약속을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부 언론에서 정치적 항의는 무시된 채 예의를 저버린 무례한 국회의원으로만 묘사되어 참으로 안타까웠다.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다시는 이런 상황이 재현되지 않기를 바란다. 야당을 존중하는 대통령, 그런 대통령과 대화하고 소통하고 힘껏 악수하고 박수칠 수 있는 국회의원의 모습을 소망한다"고 밝혔는데, 2년이 지난 오늘 정치적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우리 국민들과 야당은, 일방적인 통치로 일관하며 국정교과서를 추진하는 청와대와 집권여당에 분노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추상적인 답변은 누구나 가능하지만, 실제 구체적인 각론에 들어가면 쉽지 않다. 국회의원인 저에게도 충분히 준비된 정답은 부족하다. 일방적인 정치를 연일 구사하는 집권여당과 맞서 싸워야 하고, 여야를 둘러싼 언론매체의 평가 또한 유리하지 못하다. 여당의 잘못은 한 두 번 꾸지람으로 용서되지만, 야당의 실수는 용납할 수 없다는 듯 연일 대서특필이다. 이런 와중에 호남여론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광주전남을 기반으로 한 신당창당론이 들썩인다. 새로운 정치세력이라면 그나마 호감이 가겠지만, 얼마 전까지 한솥밥을 먹던 사람들이다.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을 앞두고 매번 반복되는 구태정치 행태에 여간 속상한 게 아니다.

 그래도 할 일은 해야 한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박근혜 정부의 국가 불균형 정책을 질타했고, 대정부질의를 통해 대구경북 편중예산에 대해 조목조목 따졌다. 그런데 여전히 한국사교과서를 국정화하겠다고 고집을 부린다. 거리로 나가 반대서명운동도 했고, 정책토론회도 마련했다.

 그리고 이제 예산정국이다. 우리 당원들에게 현 상황을 보고하고, 앞날을 상의하기 위해 얼마 전 '전주 완산갑 당원대회'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 날 참석한 1천여명이 넘는 핵심당원들에게, 생활 속에서 살아 숨쉬는 정치, 같이하는 가치를 추구하며 다함께 참여하는 정치를 호소하고 도움을 청했다. 현장에서 발로 뛰면서 한 분이라도 더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스스로 다짐도 했다.

 그동안의 크고 작은 노력들이 완산 갑에, 전주에, 그리고 전북 정치에 어떤 보탬이 됐는지는 잘 모르겠다. 갈수록 어렵고 힘든 야당을 위해 작은 도움이라도 됐기를 기대할 뿐이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은 가장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라던 어머니의 가르침이 떠오른다. 새정치민주연합이 더 강한 집단이 될 수 있도록, 완산갑을 중심으로 더 많은 분의 기대와 성원이 함께 하길 진심으로 기대하고 노력하고자 한다.

 김윤덕<국회의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