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금본부를 전북에서 뺏어가려는 공사화 음모 중단하라
기금본부를 전북에서 뺏어가려는 공사화 음모 중단하라
  • 김성주
  • 승인 2015.10.27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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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와 보건복지부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던 국민연금공단 최광 이사장이 결국 스스로 물러났다.

잘못한 사람이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아무 잘못도 없는 사람이 쫓겨난 꼴이다. 최광 이사장은 최근 기금운용실적이 낮은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에게 적법한 절차에 따라 연임 불가 방침을 통보한 데 대해 보건복지부는 협의절차를 따르지 않았다며 월권과 항명 등을 이유로 거꾸로 사퇴를 요구해 왔다.

최 이사장이 자진 사퇴 요구를 수용하지 않자, 복지부가 공단을 상대로 경영 진단에 착수하겠다며 압박 강도를 높였고, 조직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최 이사장이 사퇴 용단을 내린 것 같다.

지난 국민연금공단 국정감사에서 기금운용본부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찬성 결정과 관련해 많은 의혹이 제기됐다.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이 이재용 회장을 찾아가 만난 후, 기금운용본부가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 논의를 생략하고, 자문기관들의 반대 의견마저 무시한 채 합병에 찬성하는 의사결정과정이 의혹투성이였다. 실제로 삼성 합병 찬성 결정으로 인해 국민연금기금은 7천 9백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새정치민주연합 보건복지위원회 위원들은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의 책임을 묻고 감사원 감사까지 추진 중인데, 보건복지부는 엉뚱하게 최광 이사장을 쫓아낸 것이다.

보건복지부의 최광 이사장 사퇴 압박이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과 최경환 부총리의 기금운용본부 공사 추진 발언 이후 내려진 결정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정진엽 신임 복지부장관은 지난 20일 정부세종청사 기자간담회에서 “기금운용본부의 공사화가 정부의 안”이라고 밝혔다.

최경환 부총리는 다음날인 21일 전남 광주에 방문하여 “정부의 방침은 오래전부터 기금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고, 그러려면 공사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압박했다.

결국, 정부여당의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사퇴 종용에는 정부가 기금운용본부를 국민연금공단에서 분리시켜 별도의 공사로 만들려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경환 부총리와 정진엽 복지부 장관이 공사화를 주장하고 나서면서 공사설립에 부정적인 공단 내부의 공사화 반대 세력들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최광 이사장을 쫓아낸 것이다.

정부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기금운용본부를 공단에서 분리시켜 공사화 하는 것은 국민의 노후자금을 권력과 재벌기업이 맘대로 쓰겠다는 위험한 도박으로 절대 용납할 수 없다.

국민연금 기금은 민간투자 자금이 아닌 국민 노후 자금이다. 수익률 위주의 운영을 하게 되는 공사가 될 경우 위험 추구에 따른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져, 국민연금에 대한 신뢰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기금운용본부 공사화와 소재지는 별개의 문제지만, 공사화는 결국 수익률을 앞세워 기금운용본부 전북이전 무산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기금운용본부 전북이전은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국민연금법에 정한 것으로, 소재지 문제는 절대 논의의 대상도, 타협의 대상도 아니다.

기금본부가 국제금융도시로 발돋움하려는 전북도민의 희망이 되려면 국민의 노후자금을 위태롭게 하고, 지역균형발전 약속 파기로 이어질 수 있는 기금운용본부 공사화를 추진하는 정부여당에 대한 전북도민의 분노가 일어나야 한다.

청와대와 정부는 국민들의 노후를 불안하게 하고 지역균형발전을 가로막는 기금운용본부 공사화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전북금융산업발전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김성주<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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