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사진을 찍는 시기가 다가왔다. 3년 동안 계속해서 찍은 사진들이 모아져야 하지만 대개는 초가을에 모든 사진을 찍어서 앨범을 제작한다. 스튜디오 사진과 야외 촬영도 함께 이뤄진다. 예전에도 그랬다. 오늘날 결혼식 촬영도 사실은 이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970년대 전주시내 고등학생들 대부분은 야외 촬영 장소로 굴다리를 선호했다. 기차가 지나는 곳이라 위험할 텐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추억을 담았던 것이다. 당시 진북동에 있던 전주공고 학생들도 졸업사진 촬영을 위해 기꺼이 발품을 팔았다. 굴다리 위에서 이 광경을 엿보는 학생들의 표정이 더 재미있다.
김판용 시인, 금구초중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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