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을 통해 꿈을 이뤄가는 다문화 여성들
‘한글’을 통해 꿈을 이뤄가는 다문화 여성들
  • 설정욱 기자
  • 승인 2015.10.08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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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거주 외국인 2만5,086명...한국어 배움 열정 한국사람보다 강렬
▲ 569주년 ‘한글날’을 하루 앞둔 8일 전주시 다문화지원센터. 이 곳은 한글을 통해 한 사회의 구성원이 되고 일자리도 갖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가진 다문화 여성들이 배움의 열기로 가득했다. <김얼 기자>

“한글을 통해 제 꿈을 찾고 싶어요. 내 나라가 된 한국사회에 빨리 적응하고 싶어요. 그리고 한국어로 자유롭게 이야기 나누고, 나 같은 다문화 여성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싶어 열심히 배우고 있어요”

캄보디아에서 온 욘부옷레앙(26·여) 씨의 당찬 꿈이다.

그녀는 처음 가족과의 의사소통을 위해 한글을 배우기 시작했다. 한글공부를 시작한지 5년이 된 지금 그녀는 제법 고급 문장도 구사할 수 있게 됐다. 기본적인 일상 대화가 자유롭게 되자 그녀는 새로운 꿈(?)을 키워 나가고 있다. 한국어능력시험 등 자격증을 따서 학교나 문화센터에서 다문화 여성들을 위한 교육으로 도움을 주고 싶은 생각이 그것이다. 벌써부터 그녀는 한국어 강사가 되어 있는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곤 한다. 하지만 쉬운 목표는 아니다. 개인 사정으로 몇 달간 센터에 나오지 못했지만 한국어 교재는 손에서 놓지 않았다. 한국어 강사 열정은 오히려 강렬해지고 있다.

필리핀에서 온 김라레인(32·여) 씨도 한글에 대한 애정은 특별하다. 현재 한국인 남편과 고국에서 만나 결혼, 8년 만인 지난해 한국으로 거처를 옮겼다. 한글을 배운지 1년밖에 되지 않지만 이제는 제법 운전 중 표지판도 읽고 간단한 일기도 쓸 줄 안다.

“가족으로써 시댁 어르신들과 소통을 위해 한글을 배우고 있어요. 직접 대화하며 한 층 더 가까워진 느낌이예요. 두 아이에게도 한국과 필리핀 두 곳의 언어와 문화를 느끼게 해주고 싶어 함께 글을 배우고 있어요.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고 대화하는 시간이 너무 행복해요.”

그녀의 얼굴에서도 행복이 묻어나는 듯 하다. 이처럼 한글은 도내에 거주하고 있는 많은 외국 이민자들과 한국 사회를 연결시켜 주는 중요한 매개체로 자리 잡고 있다.

기본 대화를 위해 배우던 예전과는 달리 최근에는 ‘취직도 하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으로 자신의 목표에 맞춰 한국어 공부에 매진 중이다.

569주년 ‘한글날’을 하루 앞둔 8일 전주시 다문화지원센터. 이 곳은 한글을 통해 한 사회의 구성원이 되고 일자리도 갖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가진 다문화 여성들이 배움의 열기로 가득했다.

‘해돋이’와 같은 발음이 어려운 단어나 같은 뜻이지만 제법 복잡하고 다양한 표현을 받아쓸 수 있을 정도로 한국어 실력들을 갖추고 있다.

8년째 한국어 강의를 하고 있는 강미경(49·여) 씨는 “한글 교육을 통해 다문화 여성들이 한국문화에 적응하고 자리 잡을 수 있는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다문화 여성들이 가족과의 의사소통을 위해 처음 이곳을 찾아요. 하지만 지금은 통역이나 강사 등 어떤 형태든 본인의 일을 하고 싶다는 목표를 키워가고 있어요. 그 꿈을 위해 이들의 한국어 배움에 대한 열기는 우리 한국사람들보다 더 강렬해요”라고 말했다.

실제 다문화지원센터에는 이주여성들의 취업을 위한 정보기술자격증과 간병사양성교육, 다문화강사양성교육, 보육교사 등 다양한 연계 지원이 마련돼 있다. 이 같은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한글 공부가 필수다.

이주여성들은 자신의 꿈을 이루고자 쉬운 길은 아니지만 차근 차근 한글 공부하는 과정을 즐기고 있다.

한편, 전북도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거주하는 외국인 수는 2만5,086명에 달하고 있다. 이곳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는 왕초보반, 초급 1, 2, 3, 4반, 그리고 시험준비반에서 5명의 선생님과 100여 명의 학생이 사회로 나가기 위한 준비로 열기가 뜨겁다.

설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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