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시간여행축제 9일 ‘팡파르‘
군산 시간여행축제 9일 ‘팡파르‘
  • 정준모 기자
  • 승인 2015.10.08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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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근대 건축물. 시계방향으로 옛 조선은행, 일본 18은행 군산지점, 옛 미즈상사, 대한통운 창고.

고품격 축제는 긴 여운을 남긴다.

일제 강점기 근대 문화유산을 무대로 수탈의 역사 속 군산사람들의 항거와 저항을 기억하고 현재와 미래의 모습을 되돌아 보는 ‘군산시간여행축제’는 명실상부한 군산 대표축제이자 국내 최고의 태마축제로 손색이 없다.

9일부터 11일까지 군산근대역사박물관과 원도심 일원에서는 근대문화중심도시 군산의 진면모와 축제의 진수를 보여주는 말 그대로 웅장한 한편의 서사시가 펼쳐진다.

군산시간영행 축제, 인력거 타기.

▲창의적 문화 축제

‘군산시간여행축제’는 자타가 공인하는 창의적 문화 축제다. 이미 지난해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2014 K-Festival(한국축제박람회)’에서 최우수 컨텐츠상을 수상했다. 근대문화 유산을 소재로 한 차별화된 탄탄한 작품 구성이 돋보인 당연한 결과로 평가되고 있다.

이런 저력을 바탕으로 올해도 근대와 현대, 미래가 소통하는 주최측과 참가자가 어우러진 풍성한 행사들이 선보인다. ‘쫓고 쫓기는 각시탈’은 각시탈 캐릭터를 활용해 일본순사에게 항거하며 독립운동을 펼쳤던 선조의 항일 정신을 기리기 위해 기획된 야심 찬 프로그램이다.

원도심 주요 장소에서 일본순사를 무찌르고 태극기를 완성하는 게임이다. 초원사진관을 출발해 5곳의 장소에서 건·곤·감·리·태극 스티커를 획득해 태극기를 완성해야 한다. 각 미션장소에 숨겨놓은 행운이 담긴 보물(시간여행캡슐)을 찾는 재미가 부수적으로 뒤따른다.

‘남승재가 만드는 독립자금(미곡나르기 체험)’은 군산이 배출한 근대 문학의 거장 백릉 채만식 선생의 소설 ‘탁류’에 등장하는 의사 남승재를 소재로 한 게임이다. 쌀가마 빨리 나르기와 쌀탑쌓기 등을 통한 일제 폭압의 고충을 간접 체험함으로써 애국심 고취가 물씬 풍긴다. 게임에 성공해 독립자금 쿠폰을 모으면 기념품이 제공된다.

‘미선(米船)공 체험’은 일제 강점기 기름진 호남평야에서 생산된 쌀이 일본으로 수탈된 항구도시 군산의 슬픈 모습을 교육으로 승화시켰다. 당시 군산에는 쌀을 실은 배가 많았고 쌀에 섞인 이물질을 골라내는 직업에 종사한 한국 사람들이 많았다. 그 시절 성행한 직업을 직접 체험하고 나라없는 국민의 설움이 절로 느껴지는 교육 가치로도 충분하다.

‘초봉이의 하루’는 소설 ‘탁류’의 여주인공‘초봉이’가 ‘군산시간여행축제’를 방문해 하루 동안 군산의 가볼 만한 곳을 일목요연하게 소개한다. 축제 참가자들도 초봉이와 함께 8개의 미션을 풀어보며 군산의 명소들을 한눈에 이해할 수 있다.

또한, 한국전통곡예의 자존심 동춘서커스, 400여명의 색소폰 연주자가 엮어내는 근대음악 앙상블, 인력거 체험, 근대연극, 근대놀이, 무성영화와 군산배경 영화상영(8월의 크리스마스 등), 추억의 먹거리, 근·현대사 사진전 등 다채로운 행사가 줄을 잇고 있다.

군산시간여행축제, 독립운동 태극기 행진.

▲시간여행축제의 주역들

‘근대산업유산 예술창작벨트 사업’으로 조성된 근대 문화 테마단지는 국내외 어느 곳에서 찾아볼 수 없는 군산의 트레이드 마크다. 시간여행축제 메인 무대 주변에는 근대사 이야기를 담은 근대 건축물들이 즐비하다.

‘옛 조선은행’은 1923년 일본인이 설계하고 중국인 석공들이 완성한 우리나라의 대표적 근대 건축물로 건축사적 가치가 높다. 지상 2층에 대지면적 2천36.4㎡·전체면적 1천023.9㎡ 규모가 말해주듯 건립됐던 당시 경성 이남에는 이처럼 웅장한 건물이 없었다고 한다.

해방 후 화재로 내부가 소실되는 부침을 겪었던 이 건물은 ‘근대 군산을 말하다’란 컨셉으로 1층은 근대 군산이야기 상영, 원도심 바닥지도위에서 정보탐색, 조선은행의 역사적 내용을 전시하고 있다. 2층은 군산항 개항에서 광복까지 생활상과 조선은행의 재생 과정 및 공법이 공개되고 있다.

‘옛 일본 18은행 군산지점’은 1907년(대한민국 융희1년)에 우리나라 미곡과 사람의 토지를 각각 일본으로 반출하고 강매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치됐다. 서양식 단층 본관의 외관은 은행 용도에 맞도록 개구부가 적어 폐쇄적이고 높다란 몸체의 물매가 높은 지붕이 도입된 게 특징으로 ‘군산 근대미술관’으로 변신했다.

우리나라에서 약탈을 일삼은 일본의 야곡상을 담고 있는‘대한통운 창고’는‘또 한 번의 모던 타임즈’란 개념으로 다목적 소극장 및 기획전시 공간인 ‘장미 공연장’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군산시간영행 축제, 각시탈 재현.

‘ (옛)미즈상사’는 일제강점기에는 은행으로, 해방 이후는 검역소로 각각 사용됐다.‘짓누르고 피어나고’란 주제로 근대 문학과 만남의 공간으로 변신했다. 1층과 2층에 각각 카페테리아와 북 카페 등 휴식공간이 들어서 근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격동의 역사를 되돌아 보게 한다.

‘옛 군산세관’은 전라북도 기념물 87호로, 1908년 순종 2년에 지어졌다. 서양식 단층 건물로 불란서 또는 독일인이 설계했고 벨기에에서 붉은벽돌과 자재를 수입해 건축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존하는 서울역과 한국은행 본점과 유일하게 건축양식이 똑같아 건축사적 의의가 매우 큰 것으로 평가된다.

시 관광진흥과 김성우 과장은 “ 근대 역사 격동기 중심에선 군산의 면면을 둘러보고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소통하는 한마당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준비에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군산=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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