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배움의 열정 ‘노인대학’
뜨거운 배움의 열정 ‘노인대학’
  • 기연우 기자
  • 승인 2015.10.01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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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노인대학에서 강의가 시작되자 어르신들은 돋보기를 고쳐 써 가며 수업에 열중했다. <김얼 기자>

“나이가 들었어도 배움의 길은 끝이 없는 것 같아요. 죽을 때까지 배울래요 ”

흰머리 지긋한 노인들이 배움의 재미에 빠졌다. 그 주인공들은 전주시노인대학(학장 조희정)에 재학 중인 120여 명의 만학도 어르신들이다. 매해 3월마다 수업을 시작해 11월까지 진행되는 노인대학은 2002년 개교 이래 현재까지 열 세번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1일 오후 2시께 전주시 효자동에 있는 한 노인대학 강의실. 수업시작 직전 120여 명의 어르신들은 선생님을 기다리며 수업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선생님이 도착하는 순간 소란스러웠던 강의실은 온데간데없이 어르신들은 일제히 칠판을 향해 모든 시선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어 선생님이 나눠준 수업에 필요한 유인물을 꼼꼼히 살피며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드디어 본격적인 강의가 시작되자 어르신들은 돋보기를 고쳐 써 가며 수업에 열중했다.

선생님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집중했고, 중요한 내용은 놓칠세라 준비해온 노트 위에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스레 필기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선생님의 질문에도 거리낌 없이 손을 들어가며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어르신들도 눈에 띄었다.

강의실에는 나이를 잊은 채 공부의 재미에 흠뻑 빠진 120여 명의 어르신들의 배움의 열기로 뜨겁게 달아올라 있었다.

수업에 참여한 정숭희(81) 할머니는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도의·체면만을 내세 우려하는 경향이 있는데 노인들도 요즘 세대와 소통할 수 있게 깨달아야 하고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며 “배움에 있어서 나이가 중요하지 않고 손자·손녀에게 부끄러운 할머니가 되지 않기 위해 죽을때까지 열심히 공부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2년째 노인대학에 재학 중인 유보민(75) 할머니 역시 “배움을 통해 삶 속에서 활력과 기쁨을 얻는다”고 말했다. 유 할머니는 “무엇보다 정치·경제·문화 등 사회전반적인 시사문제를 비롯해 노인생활 건강 등 다양한 분야의 강의를 들으며 폭넓은 교양과 지식을 쌓을 수 있어서 매주 목요일 수업시간이 기다려 진다”며 “노인대학은 노인들에게 공부할 기회를 제공해주고 지식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 주는 값진 배움의 터전이다”고 말했다.

조희정 전주시노인대학장은“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노인들이 기존의 경험과 지식으로는 현대사회에 적응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며“노인들이 배움과 사회 참여를 통해 평생 학습의 기회를 제공하고 새로운 노인문화의 형성과 교양 교육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기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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